민주+친노, 진보는 괴로워?
    2009년 07월 13일 06:5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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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제 이후 친노세력의 결집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이면서 진보진영이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이명박 정부에 맞설 정치적 대안세력으로 부상하고자 했던 진보정치권의 꿈이 ‘노무현+김대중’ 연대에 휩쓸려버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던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지지율이 반등한 것을 계기로, 서거정국 동안 민주주의 중심의 ‘반MB연대’를 주도해왔다. 민주당은 여기에 당을 떠나있던 친노진영고 손을 잡음으로써 반MB연대에서 MB 이후 중심 대안 세력으로 위상을 굳히려 하고 있다.

민주당과 친노세력의 결합이 진보진영에 미치는 영향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사IN>이 6월 2일 조사한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노회찬 대표는 친노진영의 인사들에게 만큼은 큰 지지율 차로 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 왼쪽부터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 한명숙 전 총리

노 대표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출마할 경우 10.8% 지지에 그쳤고, 한명숙 전 총리의 출마의 경우에도 15.6%의 지지에 그쳤다. 만만치 않은 경쟁력이긴 하지만 야권 연대의 중심으로 부상하기엔 어려운 수치다.

반면 정통 민주당 후보인 추미애 의원과의 대결에서는 25.7%로 27%를 차지한 추미애 의원과 오차범위 내 박빙을 보였다. 기존 민주당과의 대결에서는 진보진영의 경쟁력이 확보되지만 민주당이 친노진영을 끌어안을 경우 진보진영에 미칠 정치적 후폭풍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 것이다.

부산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김석준 진보신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마할 경우 7.9% 득표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조경태 민주당 의원이 민주당 대표로 출마할 경우에는 15%로 경쟁력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민주당이 친노세력과의 결합에 성공한다면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진보정치권은 대중적 관심과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을 지나면서 시효가 만료된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비판적 지지론’이 ‘이명박 정부 반대’ 전선 형성을 계기로 다시 고개를 들게 되면, 진보정당들로서는 그야말로 곤혹스런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친노세력의 독자정당 건설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취약한 상황이고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이달 초 기자회견을 통해 “친노세력을 적극 끌어안겠다”고 밝힌 만큼, 민주당으로서도 친노세력을 규합해 서거 국면에 대응할 공산이 크다. 

친노세력을 포괄하는 민주당의 파괴력에 대한 분석과 전망은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이 치이를 보여주고 있다. 진보신당이 친노세력의 힘에 회의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 반면, 민주노동당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느낀 절망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노세력에 대한 과잉기대로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며 “우리도 긴장은 하고 있으나, 현실과의 괴리감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서 진보정치가 내용을 바탕으로 대중들의 지지 기반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으로 전망했다.

박철한 진보신당 정책실장도 “민주당과 친노진영이 한 지붕 아래 있게 되면 지방선거 등에서 우리가 밀릴 수도 있겠지만, 애도와 지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현재의 효과가 고공행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친노세력의 영향력이 특정 지역적 기반에서 맹위를 떨치기는 하겠으나, 영향력은 국한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민주당도 자기 지향점이 없고, 내부 상황도 복잡하기 때문에 (힘을 합친다고 해서)정국돌파 능력을 보여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석준 진보신당 부산시당 위원장도 “야권이 힘을 모아야 하지만 공동의 정치적 운동체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선거연합 등과 관련된 부분은 지금부터 오랜 시기 동안 여러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이 같은 상황인식 속에 다음주 토론회를 통해 ‘조문정국’ 이후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히 내면서 정국에 적극 대처한다는 생각이다. 박 실장은 “토론회를 통해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에 대해 입체적-종합적인 평가를 하고 우리의 분명한 목소리를 낼 예정”이라며 “현재 야4당 연대의 한계점을 짚고 우리가 낼 수 있는 ‘말’들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이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아직 움직임이 확실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어떠한 입장을 밝히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잠도 자기 전에 꿈부터 말하기 어려우며 그와 같은 움직임들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의엽 정책위부의장은 “정책당대회에서도 진보연합은 전략적 과제이고, 반MB연합은 사안별 전술적 공조임을 확인한 바 있다”며 “민주당, 그리고 친노세력까지 포괄해 모두 민주당 세력으로 보고 이들과 이명박 정부 반대 투쟁에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노동당이 의제를 선점하고 돌파해 민주당을 끌고 나가야 할 것”이라며 “지금 민주당이 부각되는 측면이 있지만, 반대로 민주당이 국회에서 한나라당과 야합을 시도하지 못하는 것은 현 연대의 틀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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