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생자 시신 메고 청와대 가겠다”
    용산 유족들, MB 정부에 최후 통첩
    By mywank
        2009년 07월 11일 10: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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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참사 희생자의 유족들이 이명박 정부에게 최후통첩을 했다. 이들이 참사 반년이 되는 오는 20일까지 정부가 사태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희생자들의 시신을 메고 청와대로 가겠다고 경고했다. 현재 시신은 경찰의 봉쇄 속에 한남동 순천향병원 영안실에 안치되어 있다.

    용산참사 반년, "이젠 마지막"

    유족들과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간 ‘범국민 추모주간’으로 선포하는 한편, 이 기간 중 희생자들의 시신 사진도 공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공개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범대위의 한 관계자는 “오는 16일~17일 사이가 유력할 것 같다”고 전했다.

       
      ▲집회에 참석한 용산참사 희생자의 유족들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한 시민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범대위는 12일 오후 1시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비상행동 방침’ 등 향후 투쟁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범대위는 11일 오후 4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시민 1,5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범국민추모의 날’ 행사를 열었다.

    민주당 측에서 집회신고를 낸 이날 ‘범국민추모의 날’ 행사는 그동안 범대위가 주최한 집회 중 처음으로 경찰에서 금지 통고가 되지 않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유족들은 용산참사 반년에 즈음한 입장을 밝혔다.

    처음으로 불허되지 않은 집회

    유족들을 대표해 무대에 오른 고 이성수 씨의 부인 권명숙 씨는 ‘반년을 넘길 수는 없다.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싸우겠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이제 고마운 분들의 손길을 거둬야 할 때가 온 것 같고, 더 이상 여러분께 폐를 끼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싸움을 마무리하고 장례를 치르고 싶다”며 “너무 끔찍해서 우리들의 마음도 찢어지고 보는 분들도 고통스럽겠지만, 용산참사를 외면하고 있는 단 한사람 이명박 대통령에게 우리의 남편이 우리의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사진을 공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래도 정부가 용산참사를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참사 반년이 되는 날 우리는 다섯 분의 시신을 메고 청와대로 갈 것”이라며 “반년을 넘길 수는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당장 고인 앞에 사죄하고 대책을 내 놓으라”고 요구했다.

       
      ▲시민들이 고인들의 모습이 담긴 대형 영정사진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유족들이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펼침막을 들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이학원 씨 제공) 

    이날 집회에 참석한 조승수 진보신당 국회의원은 연대사에서 “이명박 정부는 군복을 입지 않았을 뿐, 전두환 군사독재정권보다 더 비열한 정부”라며 “유족들이 오는 20일까지 정부가 사태해결에 나서지 않을 경우 시신을 메고 청와대로 가겠다고 했는데, 진보신당도 여기에 동참해 이명박 정부를 끌어내리는 투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검찰이 용산참사 수사기록 중 3,000쪽을 아직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거기에는 참사의 진실이 담겨있기 때문”이라며 “참사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정권이 끝장날 것이라는 사실을 이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들이 진실을 밝혀내고 정권을 엄중히 심판하자”고 밝혔다.

    "진실 밝혀지면 MB정권 끝장나"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 지난 정권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더 큰 적을 물리치기 위해, 지난날에는 미워했지만 함께 해야 한다”며 “여러 ‘대책위’들이 있는데 이것들을 없애고, 하나의 단일전선으로 대처하는 것이 우리가 이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장상 민주당 최고위원은 “참사가 일어난 지 반년이 지났지만, 고인들은 차가운 냉장고 안에서 ‘안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용산참사는 이명박 정부가 얼마나 반민주 정부인지, 반인권 정부인지, 반서민 정부인지 낱낱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이 차도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던 고 이상림씨의 부인 전재숙 씨를 강제로 인도로 끌어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경찰이 탈진해 쓰러진 고 윤용헌 씨의 부인 유영숙 씨를 강제로 끌어내려고 하자, 문정현 신부가 유 씨를  감싸 앉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오후 6시 30분 경 집회를 마친 유족들과 시민들은 고인들의 모습이 담긴 대형 영정사진을 들고, 참사 현장까지 인도를 통한 거리행진을 시도했으나 이내 경찰의 저지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행진 중 충돌…유족들 탈진

    유족들은 차도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며 거칠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고 이상림 씨의 부인 전재숙 씨와 고 윤용헌 씨의 부인 유영숙 씨가 탈진해 쓰러지기도 했다. 또 일부 시민들이 부상을 당하고 영정사진이 파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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