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경제 파국 1년 반 남았다”
        2009년 07월 11일 01:0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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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재영

    정태인 교수(성공회대)은 지난 2007년 당시 "이명박 후보의 정책이 실행되면 3년 내에 나라가 망할 것이며, 이민을 가든가, 안 되면 시골로라도 가시는 게 낫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나와 내 가족만은 살 수 있을 것이란 환상을 버리고 모두 같이 살 길을 모색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제안했다. 내년이면 그가 말한 3년이다. 그의 생각을 유효할까.

    지난 8일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이명박 정권의 경제파국이 1년 반 남았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수출이 20% 줄었고, GDP도 10% 내려 앉은” 상황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100조, 부동산 가계대출에 200조가 몰려 있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부실채권이 생길 테고, 경제 전체가 붕괴할 것”이라고 자신의 경제파국론을 설명했다.

    또한 정태인 교수는 “국제 금융 문제가 어느 정도 진정되었지만, 인플레에 돌입하는 시점에 돈을 묶고 환수해야 하는데, 이 때에 다시 금융 위기가 올 가능성이 있다”라며 국제 경제환경 역시 가변적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정 교수는 “중국의 6% 성장 덕분에 그나마 한국 경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고, 중국 덕분에, 완전히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중국 경제가 한국 경제와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기축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정 교수는 “떡볶이 집 가서 염장 지르는 게 ‘서민’은 아니다”라고 이명박 정권을 성토하는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에 관련한 질문에는 49재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의 긍정적 재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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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말 -10% 하락 가능성”

    – 「MB, 3년 안에 나라 망칠 것」(2008. 10. 30, <레디앙>)에서 MB경제의 파국을 예고했었다. ‘3년’이 어떤 기준인가? 그리고 그 예고가 여전히 유효한가?

    = 이명박 대통령 임기를 놓고 이야기한 것이다. 그 예측은 여전히 유효하고, 이제 1년 반이 남았다. 원래는 L자형(장기 불황-편집자) 가능성이 높았는데, 이명박 정권이 재정 지출을 많이 하면서 인위적 부양을 해서 이제는 N자형(일시적 호황 후의 파국-편집자)으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만약 하반기에 경제가 2~3% 정도 성장한다면, 내년 말 정도에 -10%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 그럼 현 시점에서 2~3% 성장도 버블이라는 말인가?

    = 이미 버블이 있고, 정부가 열심히 더 만드는 중이다. 잘못하면 내후년쯤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상황이 올까 걱정이다.

    – 요즘 경기가 좀 풀리는 것 아닌가?

    = 나는, 한국에서는 미국과 같은 금융위기가 나타나기보다는 실물과 수출이 문제라 생각했다. 수출이 20% 줄었고, 수출이 국내 경제 절반이니 GDP도 10% 내려 앉았다. 요즘 긍정적인 신호라는 것은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 그나만 지표만 살아난 것일 뿐이다.

    – 일본, 독일, 스웨덴의 주요 상품 수출이 한국보다 더 많이 줄지 않았나?

    = 한국 자동차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 자동차도 그렇고, 전자도 늘어나지 않았나?

    = 환율 효과 덕분이다. 한국의 환율절하율이 전세계 두 번째다. 그런데 그런 환율 효과는 이제 끝났다. 금년 하반기에는 1,200원대 고정으로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

    수출 폭락이 근본 문제

       
      

    – 그렇다면 한국보다 경상수지 지표가 더 나쁜 외국에서도 파국이 오는 것이냐?

    = 그렇지 않다. 그런 나라들보다 한국이 수출의존도가 더 높기 때문에 위험에 더 노출돼 있다. 한국의 수출의존도는 50%인데, 일본은 15% 이하다.

    – 다시 버블로 돌아가 보자. 어디가 버블인가? 그리고 버블이 어떻게 터질 것 같은가?

    = 물론 부동산이다. 정부가 위기를 모면하려 돈을 풀었고, 그 돈이 부동산으로 갔다.

    시나리오는 두 개다. 첫째는 미국이 또 한 번 파국을 맞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은 끝이다. 미국 안의 폭탄이 제거된 건 아니고, 돈을 풀어 막아놓기만 한 상태다.

    두 번째는 우리 자체의 폭탄이 터지는 것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100조, 부동산 가계대출에 200조가 몰려 있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부실채권이 생길 테고, 경제 전체가 붕괴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지금 하는 정책이 1990년대 일본이 한 것과 똑같다. 당시 일본은 10년 동안 0% 성장을 겪었는데, 당시 세계경제는 호황기였다. 지금은 세계경제가 불황기일 뿐 아니라, 인위적 버블까지 더해지고 있다.

    100조 + 200조짜리 부동산 폭탄

    – 부동산 버블 붕괴의 기점이나 계기는 무엇일까?

    = 우리 나라 부동산은 이미 과잉공급 상태다. 어찌 됐든 이 버블 붕괴를 피할 방법이 없다. 이명박 정부는 부동산 버블이 실물경제로 이어지고, 그 때까지만 버텨주길 기대하고 있는데, 고용상황이 워낙 안 좋아서 실물경제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 국제 경제 환경을 살펴보자. 오바마가 붕괴를 막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 아닌가?

    = 오바마에게는 두 가지 과제가 있었다. 하나는 금융규제인데, 근본적 규제는 안 하고 있는 상태다. 두 번째는 달러 체제를 개혁하는 건데, 이건 오바마도 못한다. 브레튼우즈 협정 때 루즈벨트는 강한 나라 입장에서, 케인즈는 약한 나라 입장에서 협상에 임했었다. 지금 오바마는 당시 케인즈와 같은 입장인데, 그런 건 미국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

    첫 번째의 금융 문제가 어느 정도 진정된 것은 맞다. 전세계가 동시에 돈을 풀었는데, 역사상 유례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인플레에 돌입하는 시점에 돈을 묶고 환수해야 하는데, 이 때에 다시 금융 위기가 올 가능성이 있다.

    더 큰 문제는 실물이다. 미국의 실업률이 10%에 이른다.

    부동산 버블 외에 출로 못 찾는 이명박 정권

    – 미국이 마치 남미처럼 된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없을까?

    = 부동산 외에는 없다.

    – 이명박 정부가 부동산 붐을 조성한다는 지적은 타당하지만, 그런 현상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일관된 것 아닌가? ‘삽질경제’라는 이명박 정부의 토건사업 예산보다 노무현 정부 때 쓴 토건사업 예산이 서너 배 이상인데?

    = 노무현 정부에서 혁신도시 등을 추진하면서 보상비가 많이 들어갔다. 그 때의 과잉공급에 이명박 정부의 것까지 더해지고 있다.

       
      

    – 부동산 버블 외에 또 다른 위험요소는 없나?

    = 설비투자가 -15% 수준이다.

    – 이명박 경제노선에 활로가 없다는 말인가? 예를 들면, 여전히 성장 중인 중국이 있지 않은가?

    = 중국의 6% 성장 덕분에 그나마 한국 경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 그렇다면 중국의 성장이 유지된다면 한국도 망하지 않는 건가?

    = 중국 덕분에, 완전히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 덕분에 완전히 망하지는 않는다”

    – 중국의 부실채권이 미국보다 더 크고, 더 악성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 그렇다. 하지만, 우리 나라가 1979~80년 공황에 부딪혔을 당시 전두환이 독재식으로 위기를 모면했었다. 중국도 그런 식으로 모면할 수 있을 것이다.

    –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 이명박 정부는 아랫 돈을 빼내 위에 몰아주고 있는데, 부자들은 외국에서 돈 쓰거나 은행에 묵혀두기 때문에 내수 진작 효과가 없다. 지금 절세해주는 매년 20조, 5년 100조를 밑으로 돌리면 내수가 풀린다.

    – 케인즈주의나 전통적 소득재분배 정책을 제안하는 것인가?

    = 일단은 맞다. 케인즈주의의 소득재분배 정책을 우선 펴고, 자산재분배까지 나가야 한다.

    – 여기서 말하는 자산이란 무엇인가?

    = 땅과 주식 그리고 사람이다.

    케인즈주의 + 자산재분배가 대안

    –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요즘 부쩍 ‘서민’을 강조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라도 효과가 있지는 않을까?

    = 소득분배를 역전시키면서 무슨 서민이냐. 뉴욕에서도 월마트를 규제한다. 떡볶이 집 가서 염장 지르는 게 ‘서민’은 아니다. 우리 동네 가게들이 예전에는 2~3년에 한 번씩 망하는 꼴이었는데, 요즘은 6개월마다 망한다. 위기는 여기서 시작될 것이다.

    – 노무현 정부 때도 영세자영업 대책을 마련하려 했었지만, ‘백방이 무효’라는 말이 많았었다. 경제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많고, 그래서 과다 경쟁이 일어나고. 냉정하게 말하자면 자본 입장에서는 안락사가 필요한 영역이 아닌가?

    = 줄여야 하는 건 맞는데, 협동조합화하면 어떨까? 우리 나라에는 소셜 이코노미(Social Economy ; 사회적 경제)가 너무 적다.

    – 스페인 북부처럼?

    = 스페인, 이탈리아, 캐나다처럼. 그런 나라들은 소셜 이코노미가 15% 정도씩 되는데, 우리 나라는 1% 수준이다. 이걸 매년 1%씩 성장시키면 어떨까? 그리고 농업도 그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 이런 걸 위해서 마이크로 크레딧(Micro Credit ; 정책성 소액 융자)이 필요하다.

    – 국민은행, 중소기업은행, 농협이 원래 그런 개념이었잖은가?

    = 아직 우체국이 남아 있다.

    이명박 정권이 쌍용차 버리는 이유

    – 다른 이야기를 좀 해보자. 최근 가장 큰 경제 현안 중 하나인 쌍용차를 상하이차에 판 게 노무현 정부다. 이탈리아나 프랑스는 그런 식으로 안했다. 영국만 그런 식이었는데?

    = 영국은 자동차를 버려서 망했다. 쌍용차를 넘길 때 상황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는데, 외자유치 명분이었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외자 유치 실적 올리면 최고 공신이었다.

    – 상하이차가 손 털기 몇 달 전에 관련 업계나 노조들 여론을 들어보니 대단히 비관적이더라. 결국 특정 재벌이 사주지 않으면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였다. 시장 포화상태, 쌍용차의 생산성이나 차종 문제도 있지만, 산업연관성을 고려해야 할 거 같은데?

    = 지금은 공적 자금 넣기도 좋은 상황이다. 다른 나라들이 다 공적 자금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에 WTO 같은 데 제소되지도 않는다. 정부나 채권단이 국유화나 사회화를 피하는 건 뭔가 꿍꿍이가 있어서일 것이다.

    쌍용차는 군납업체다. 한미FTA를 하려면 미국 차를 사줘야 하는데, 시장에서 미국 차를 사주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사주는 방법밖에 없다. 군납이라든가 조달시장을 미국에 열어줘야 하는 것과 연관돼 있을 것이다.

    –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재평가가 폭넓게 일어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노 전 대통령 서거 다음날 예정돼 있던대로 유럽으로 출국했다. 유럽에 있으니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아 행복했다. 입국한 후에 여기저기서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옛 비서관들로부터 49재 입장 비표를 신청하라는 전화가 왔다.

    – 비표 신청은 했는가?

    = 안 간다. 못 간다.

    평등, 다양성, 효율의 북유럽

    – 북유럽 다녀온 얘기 좀 해달라.

    =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을 21일 동안 둘러봤다. 평등을 재발견했다. 핀란드에는 교육평등이, 노르웨이에는 성평등이 잘 돼 있더라. 그곳 사람들 사이에서는 평등이 효율을 낳는다는 믿음이 강하더라. 평등이 다양성을 낳고, 다양성이 효율이라는 식이다.

    우리 나라 교육에서는 평준화가 곧 획일화인데, 핀란드에서는 다양성을 낳기 위해 평등교육을 한다고 한다. 핀란드에서는 1960년대부터 ‘모든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서로 다른 아이는 서로 다르게 배운다’라는 슬로건 아래 40년간 교육개혁을 하고 있다.

    그곳에서 20년간 국가교육청장을 한 ‘아호’라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 말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끼리의 경쟁은 아무 의미가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아이 스스로 자기 잠재력을 찾아내기 위한 자기와의 경쟁이 중요하다”고 말하더라.

    어떤 고등학교 학생 다섯 명과 미팅할 시간이 있었는데, 마침 시험기간이라 걱정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이 미팅이 더 재밌다고 답하더라. 우리 학생들보다 훨씬 행복해 보였다.

    – 요즘 근황이 어떤가? 무슨 일을 하고 있나?

    = 레디앙에 빚진 책 『딸을 위한 경제학』을 빨리 써야 한다. 노트는 다 끝냈고, 통계나 논리 덧붙이고 다듬으면 된다. ‘세박자 경제론’도 써야 한다. 요즘 평등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평등이란 무엇인가? 평등을 추진하는 경제정책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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