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범에게 끌려간 줄 알았다”
By mywank
    2009년 07월 09일 03: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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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저녁 연행돼, 홍제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고 이틀 만에 풀려난 하인준 건국대 총학생회장이 지난 8일 밤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연행 당시 심경과 대공분실에서 조사받은 상황 등을 기술한 글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하인준씨 (사진=건대 총학생회 제공) 

하인준 씨는 지난 5일 저녁 온수역에서 버스를 타고 역곡역 부근에 내리던 중 미행하고 있던 사복형사 4명에 의해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관련기사 보기)되었으며, 핸드폰 가방 등 소지품을 압수당하기도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5공시대로 회귀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느닷없이 끌려간 곳은 대공분실

하씨는 ‘저는 건국대 총학생회장입니다’라는 제목의 글(☞바로 가기)을 통해 “참 많이 놀랐고, 연행되었을 때는 정말 어안이 벙벙했다”며 “소환장이 발부된 상태도 아니었고, 강력범죄를 저지르고 도주중인 상태도 아니었는데 느닷없이 누구가가 나타나서 거칠게 수갑을 채우고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라는 말 한 마디에 끌려갔다”고 밝혔다.

그는 “관할 경찰서로 가는 게 보통이지만, 어딘지 모르는 구석 길로 자꾸만 들어갔고, 순간 불안이 엄습했다. 어느 빌딩 앞에 멈춰서더니 문을 관리하는 사람이 우리를 확인하고, 거대한 검은 철문을 열었다”며 “홍제동 대공분실이었는데, 이때까지 저는 여기가 어딘지도 몰랐고 순간 납치범에게 끌려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건물 3층에서 경찰청 마크를 발견하고, 납치범이 아니라 경찰에 연행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하씨는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은 심경을 밝히며 “공포였고, 고문을 당하는 것은 아닌가 하며, 겁부터 났다”며 “온통 하얀색 방의 안쪽에는 공개된 화장실이 있었는데, 영화에서 보던 그런 수사실의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나 보던 수사실

하씨는 조사실에 놓인 수사 자료를 보고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그는 “집회현장에 있던 제 모습을 모두 채증해 문서화 시켰고, 휴대폰 기지국을 추적해 몇 시 몇 분 어디서 누구에게 발신했는지 보고서로 만들어져 있었다”며 “심지어 제가 인터넷에 게제한 모든 글과 이메일 내용까지 다 뒤져서 정리해 놓았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보고서는 제 허리까지 올만큼 수천 페이지나 되었고, 저를 수사하기 위해 보안수사관 5~7명이 배치되어 3~4달간 집중 수사를 했다고 들었다”며 “또 한 달간은 저를 미행을 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는 등 정말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지어 ‘총학생회장이 되기 위해, 광우병 집회를 조직하고 단체를 결성하지 않았느냐’는 어처구니 없는 수사까지 진행되었다”며 “특히 아버지 어머니가 많이 놀라셨는데, 석방된 뒤 저를 만나서 ‘아들이 살인을 한 것도 아닌데 급작스럽게 잡아가도 되냐’며 눈물을 흘리셨다”고 밝혔다.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올라온 하인준씨의 글 

이날 하씨의 글이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올라오자, 네티즌들은 1천 개가 넘는 댓글을 달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유유자적(닉네임)’은 “이제 이명박 정권은 전두환 정권도 ‘졌다’고 손을 들만큼 대~단한 정권이 됐다”고 비아냥 거렸으며, ‘조각하나(닉네임)’도 “기가 막힌다. 20년 전 대학 대자보에서 보던 내용 같다”고 말했다.

‘KIM(닉네임)’은 “20대 어린 나이에 무시무시한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의연히 대처하고 그것에서 겪은 일을 이야기하며 여론을 환기시키니 대단하다”며 “제 조카 녀석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민족고대가 아닌 민족건대로 보내야 겠다”며 격려하기도 했다.

10일 공안정권 분쇄 대학생대회

한편, 하씨는 지난 7일 오후 함께 연행된 건국대 이태우 정치대학 학생회장, 어광득 생활도서관장과 석방되었지만, 불구속 기소돼 앞으로 추가 조사와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오는 10일 오후 3시 30분 건국대 새천년관 앞에서는 ‘대학생 대표자 기습 연행 규탄, 공안정권 분쇄 대학생대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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