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아껴둔 '재산기부' 카드 꺼내"
        2009년 07월 07일 09:3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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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6일 강남구 논현동 자택과 일부 동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재산인 331억4천200만 원을 자신의 아호를 딴 재단법인 ‘청계’에 출연, 청소년 장학과 복지사업에 쓰는 방식으로 사회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시절이던 지난 2007년 12월 발표했던 재산 사회기부 공약이 1년7개월 만에 실행에 옮겨지게 됐다.

    중국 북서부의 신장 위구르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에서 지난 5일 소수민족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위구르인들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한족과 위구르족, 시위 진압 경찰을 포함해 최소 140명이 숨지고 828명이 다쳤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에서 민족 갈등으로 이처럼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지난 1959년 티베트(시짱자치구) 무장봉기 이후 유례가 없는 일이다.

    다음은 7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제목이다.

    경향신문 <중 신장 유혈사태 140명 사망>
    국민일보 <"날 있게 한 가난한 분들에 보답">
    동아일보 <‘파이’ 키우는데 실패한 한국 10위권 문턱서 계속 뒷걸음>
    서울신문 <이 대통령 집빼고 모두 기부>
    세계일보 <이 대통령 재산 331억 기부>
    조선일보 <피의 ‘실크로드’>
    중앙일보 <331억 기부>
    한겨레 <"정규직 전환 지원금부터 풀어라">
    한국일보 <중 위구르 대규모 유혈시위 140명 사망·8000여명 부상>

    재산 기부 약속 이행은 높이 평가

    ‘재단법인 청계’는 건물 임대료 등을 통한 연간 10억 원가량의 재원으로 고교생 등록금과 초중고등학생의 식비 등을 지원하는 복지사업을 펼 예정이다. 이 대통령이 출연한 재산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1709-4(영포빌딩), 서초동 1717-1, 양재동 12-7 등 3건의 건물과 부속토지(한국감정원 평가액 395억 원)와 이 대통령 명의의 개인예금(8100만 원)을 합친 금액에서 담보대출금·임대보증금 등 해당 부동산 채무(64억4000만 원)를 제외한 금액이다. 이 대통령의 남은 재산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44억2500만 원)과 골프장·헬스클럽 회원권, 예금 같은 동산 4억8100만 원 등 총 49억600만 원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날 아침신문은 이 대통령의 재산 헌납 소식을 자세히 전했다. 대선 와중에 재산 헌납을 약속하는 것이 정상적인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대부분의 신문들은 이 대통령의 약속 이행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이 대통령의 재산 헌납은 ‘대가 없는 봉사’를 가르친 어머니의 가르침이라며 이 대통령의 어머니 채태원씨에 주목하기도 했다. 중앙과 한국, 세계일보 등은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표현을 빌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강조했다. 한겨레는 별도의 재단을 설립하는 방식은 아쉽다고 말했다.

    중앙,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빌 게이츠·빌 클린턴 사례 소개

    중앙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했다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표현을 5면 <청와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실천" MB가 던진 ‘친서민·중도 강화’ 탄력>을 통해 보도하며 이 대통령 재산 기부의 의미를 짚었다. 중앙은 "그동안 재단 설립을 빨리 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 대통령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내실을 기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의 영향도 있었다. 발표시점을 정하는 데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었다”는 핵심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 중앙일보 7월7일자 5면  
     

    같은 면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빌 클린턴, 청룽… 외국 지도층 ‘아낌없는 나눔’ 일반화>는 "지도층은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이 대통령에 대입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이자 세계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의 사례도 소개했다.

    한국 "재산기부 카드, 효과 극대화…정치적 타이밍도 고려"

    한국은 이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조문정국을 거치면서 심화된 이념 갈등을 돌파하기 위해 선택한 카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3면 <국민과의 신뢰 회복·친서민 정책 강화 ‘정국 승부수’>에서 밝혔다. "기왕에 재산을 내놓을 것이라면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효과를 극대화하는 시점에 맞춰 보자는 정권 핵심층의 의중이 반영됐다"고도 분석했다.

       
      ▲ 한국일보 7월7일자 3면  
     

    한국은 이날 3면 <기부효과 극대화 ‘타이밍’도 고려>에서 "이 대통령이 국민통합을 위한 ‘근원적 처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시기에 재산 기부 방안이 확정된 점으로 보아 정치적 타이밍이 고려됐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재산 기부는 분명 이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하기 위해 아껴뒀던 카드임에 틀림없다"고 밝혔다.

    "보류 중이던 이 카드가 수면 위로 급부상한 것은 올 5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정국으로 여권이 코너에 몰리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또 최근 야당이나 시민단체가 "왜 재산기부 약속을 안 지키느냐"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더 이상 미룰 경우 오히려 정권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이 대통령은 먼저 친서민 정책 강화를 집권 2기 국정운영의 화두로 제시했다. 새로운 국정운영 방향을 밝히면서 이의 추동력을 배가시키기 위해 이날 아껴뒀던 재산기부 카드를 친서민 행보와 연결지어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다."

       
      ▲ 한겨레 7월7일자 그림판  
     

    한겨레 "MB 맏사위이사로…친인척이 주무르면 사유재산"

    한겨레는 이 대통령의 재산 헌납을 환영하면서도 앞으로 운영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봉군 화백의 한겨레그림판은 일해재단과 정수장학회를 예로 들며 청계재단도 이 대통령 자녀가 맡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6면 <"친인척이 재단 주무르면 사유재산이나 마찬가지">도 "“기존 재단에 기부하는 방식이 아니고 별도 재단을 설립하는 것이어서 사회 환원의 의미가 반감된다”는 한 대기업 고위 임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같은면 <MB 맏사위, 이사로 참여>는 이 대통령의 맏사위인 이상주 변호사가 이사로 참여한다는 내용을 실었다.

       
      ▲ 경향신문 7월7일자 사설  
     

    경향도 이날 사설 <재산 헌납 취지 제대로 살리려면>에서 "재산 기부 취지를 제대로 살린다는 차원에서 몇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설립추진위원장인 송정호 전 법무장관을 비롯해 친구와 측근 등 ‘MB 사람들’이 포진한 것은 재단 운영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는 여지"라고 지적했다. 경향은 "이 대통령은 대선 당시 재산형성 과정에 쏟아진 도덕성 시비로 홍역을 치렀고 그 와중에 재산 기부를 발표했다"며 "정치적 논란과 무관치 않다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 한겨레 7월7일자 사설  
     

    한겨레 사설 <이 대통령의 재산 기부, 운영이 더 중요하다>도 "이번 기부는 형식과 내용에서 아쉽고 우려되는 점이 있음을 솔직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미 있는 재단에 재산을 쾌척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기 이름의 재단을 설립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재산가들이, 처분할 수 없거나 처분할 이유가 없는 재산을 출연해 공익재단을 만든 뒤, 좋은 일을 한다는 생색과 함께 세금 혜택을 받고 편법으로 재산권도 행사하는 통로로 활용해왔다"며 "이 대통령의 재단도 이런 오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재단 이사진에 사위와 친우, 측근들을 대거 포진시킨 것은 그런 우려를 키운다"고 덧붙였다.

    임동진 "일부 연예PD 술접대, 성상납, 골프접대까지 받는다"

    원로배우인 임동진씨가 6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연예산업의 취약한 구조와 인권’ 토론회에서 최근 연예계의 성상납 문화를 비롯한 비리 실태를 밝혔다. 경향은 이날 10면 <"일부 연예 PD 술접대·성상납 받아">에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임씨는 ‘방송 연예인의 어제와 오늘’이란 제목의 기조발표를 통해 "17~18년 전만 해도 이렇게 어지럽지 않았다. (최근의 혼탁상은) 방송 각 부문에서 일하는 분들이 정체성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PD들이) 술대접, 성상납, 해외여행 티켓에 골프접대까지 받는다. 심지어 지금은 (접대 갈등 탓에) 외주제작사 대표에게 매를 맞는 시대"라면서 "최고의 엘리트이자 고결하고 의로워야 할 그들이 분명 갖가지 흔들림과 유혹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경향신문 7월7일자 10면  
     

    동아, 방문진 이사 노사추천 몫 없다는 방통위에 힘보태기

    동아는 이날 28면 <MBC노조 "20년 된 전통" 방통위 ‘법적 근거 없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를 16일까지 공모하는 가운데 방문진 이사 9명 중 2명을 MBC 노사가 1명씩 추천하던 관행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는 "노사 추천 몫은 법적 근거가 없고 1988년 국회 속기록의 취지도 노사 몫을 당연히 줘야 한다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방통위의 입장을 그대로 전했다. 1988년 국회 속기록의 취지도 노사 몫을 당연히 줘야 한다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노조 추천은 1989년부터 2006년까지 7번의 이사 선임 과정에서 4번만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 동아일보 7월7일자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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