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의 정수장학회, 일해재단 되나
    By mywank
        2009년 07월 06일 05: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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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6일 331억 4,200만원의 재산을 청소년 장학 및 복지사업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보수언론을 비롯한 대다수 언론이 찬양 일색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반해,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언론 ‘찬양일색’, 네티즌 ‘썰렁’

    언론은 현직 대통령 기부는 사상 최초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으나, 네티즌과 일부 전문가들은 제2의 육영재단이나 일해재단이 될 우려가 높다는 것을 지적하며, 명실상부한 사회기부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리고 있다.

    이 대통령의 재단 설립 기사가 나가자 관련 기사들에는 1시간 이내에 3천 개가 넘는 댓글이 붙는 등, 뜨거운 이슈가 됐다. 댓글의 대다수는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주었다. 

       
      ▲이 대통령이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원주정보고 학생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장군(닉네임)’은 “이명박 대통령이 재산을 제대로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 있으면, 공신력 있는 사회기관에 전달하라”며 “이상한 재단을 만들어서 최측근이나 친인척들을 앉히고, 탈세 등 불법행위나 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너와나우리’는 “이 대통령이 기부를 한 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장학, 복지 비즈니스’를 시작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고 비아냥댔다.

    ‘비주류’는 “이 대통령의 기부 결정은 ‘희대의 사기극’이 될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등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리자, 미디어법 통과 등 정국을 반전시키기 위해서 국민들의 환심을 사려는 교묘한 술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제2의 정수장학회, 육영재단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는 의견들도 많았다.

    ‘이명박 재단’, 기부 참뜻 왜곡

    윤종훈 회계사는 이날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기부를 위해 재단을 만드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그 재단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운영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전두환 정권의 ‘일해재단’과 같이 본래의 취지나 목적과 다르게 운영되는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선 재단 운영의 투명성을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재단 운영의 의사결정권은 누가 갖느냐, 감사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냐가 중요한데, 이사진이 이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로 구성된 점은 투명성 문제에 의구심이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안진걸 민생민주국민회의(준) 정책네트워크팀장은 “기부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기부를 약속한 지 2년이 다 돼서 이뤄진 ‘생색내기 결정’이고 자신의 측근들로 구성된 ‘이명박 재단’을 별도로 만들어서 이를 집행하겠다는 것은 사회적인 잡음만 키우고, 기부의 참 뜻을 왜곡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앞으로 설립자를 비롯해 이사진들이 얼마나 투명하고 깨끗하게 장학재단을 운영할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으며,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도 "대통령의 재산헌납만으로는 풀 수 없는 서민들의 사회경제적 고통이 아직 광범위하게 남아 있다"며 "재산 헌납이 이후에도 서민복지 확대 등의 정책 전환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물론 다수의 매체들은 이날 ‘헌정사상 첫 대통령 기부’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이명박 대통령의 ‘기부 소회문’ 전문을 게재하는 등 ‘칭찬 일색’의 기사들을 쏟아내며 인터넷 상의 여론과는 동떨어진 편집 태도를 보여줬다. 

    49억 600만원 남아

    한편 이날 ‘이명박 대통령 재산기부를 위한 재단법인 설립추진위원회(설립추진위)’ 발표에 따르면, 재단법인의 이름은 이 대통령이 청계천 복원사업을 하기 전 서예가 진학종 씨로부터 받은 아호인 ‘청계(淸溪)’로 정해졌으며, 재단 이사장은 송정호 설립추진위원장(전 법무부 장관)이 맡기로 했다.

    이사진으로는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박미석 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김도연 전 교육부장관 등 전 이명박 정부 관료들과 이 대통령의 첫째사위인 이상주 변호사, 대통령의 대학동기인 김승유 하나금융지주회장을 비롯해, 이재후 김&장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이왕재 서울의대 교수, 유장희 이화여대 교수, 문애란 퍼블리스시스웰콤 대표가 선임되었다.

    이 대통령이 출연한 재산 대부분은 건물과 토지 등 부동산으로, 서초동 1709-4 소재 건물 토지 1백69억2천3백만원, 서초동 1717-1 소재 건물 토지 1백28억3백만원, 양재동 12-7 소재 건물 토지 97억7천5백만원, 예금 8천1백만원에서 부동산 채무 64억4천만원을 뺀 금액이다. 장학사업은 대통령이 출연한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 등으로 충당된다.

    이번 결정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은 논현동 주택 44억2천500만 원과 골프회원권 및 예금 4억8천100만 원 등 49억 600만원만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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