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동지들 미안합니다"
    2009년 07월 06일 07:3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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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7월입니다. 2009년의 절반을 넘기는 현대차지부 조합원들의 마음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예년 분위기 같으면 한창 진행이 되고 있을 단체교섭과 쌍용자동차의 구조조정 투쟁 등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을 것입니다.

쌍용차 동지들의 투쟁을 보면서 98년 우리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구석구석에서 자전거 주차대를 겹쳐 농성장 만들고 집회도중에 비가 억수같이 내려도 장대비를 맞으면서 ‘정리해고 박살’을 목이 터져라 외치면서 투쟁하였던 그때. 당시 늘 아쉬웠던 것이 “누군가 우리를 도와주지 않을까”하는 연대의 손길이었습니다.

98년 우리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지금 쌍용차 동지들이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이 그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쌍용차동지들이 도장 공장을 거점으로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98년 투쟁 때 연대의 손길이 가장 절실했었는데 하는 생각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지난달 24일 현대차지부 대의원대회 때 발의된 쌍용차투쟁 지연연대를 위한 투쟁결의안마저 부결되고 나니 답답하고 미안한 마음마저 듭니다. 무엇보다 전국의 동지들에게 미안한 마음 전합니다.

현재 현대차 조합원들은 집행부 사퇴에 대한 불만과 배신감으로 가득합니다. 단체교섭이 10여 차례 진행됐고, 출정식도 힘있게 진행됐는데 사측이 단협과 주간연속2교대제에 대한 개악안을 내자마자 느닺없이 사퇴를 한 현대차지부. 현장 조합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럴꺼면 작년에 사퇴 선언할 때 내려오지 이게 뭐냐”며 강한 배신감과 불신을 토로합니다. 특히 지난 지부대대는 연대만 거부된 것이 아니라 상식마저 저버린 행사가 되어버렸습니다.

집행부 사퇴에 대한 불만과 배신감

이날 대대 때 대의원들은 조기선거에 대한 입장을 정했습니다. 그런데 선거일정을 보면 임기에서 며칠정도 앞당겨지는 것에 불과합니다. 이것이 조기선거인지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사퇴했음에도 선거 전까지 집행은 한답니다.

그런데도 올 단체교섭투쟁과 금속노조 지침에 따른 투쟁은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교섭도 투쟁도, 그리고 지침수행도 안하면서 집행은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 오랜 민주노조 운동의 역사를 가진 현대차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일어나는 것을 보며 우리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의문이 듭니다.

아무리 서둘러도 9월을 훌쩍 넘기고 나서야 현대차 현장이 정상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면 많이 늦겠지요. 그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개탄스럽습니다. 이런 가운데 그래도 작지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이 무엇인지부터 찾아봐야 하겠습니다.

아래로부터 다시 시작

지난 1일 현대차 울산공장의 2천2백52명이 쌍용차 공권력 투입시 연대총파업을 하자며 서명운동을 벌였고 스스로의 이름을 밝히는 선언을 했습니다. 울산공장 조합원의 10%밖에 안된다고 실망할 것은 아닙니다. 그 서명은 식당 앞에서 이뤄졌고 모든 식당을 다 돈 것도 아니며, 야간조까지 돌아다니면서 받은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순식간에 2천여명을 훌쩍 넘겼습니다. 저조차도 이것에 서명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현장조합원과 함께 아래로부터 노동운동을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희망과 전망을 갖고 무너져가는 현장, 상식이 무너져가는 민주노조를 다시 일으켜 세워보겠습니다. 그 길에 활동가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쌍용차 동지들을 비롯해 현대차 활동가들에 많은 기대를 하는 전국의 동지들에게 다시한번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 이 글은 주간 <현장노동자회> http://blog.daum.net/nodongnews 34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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