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해고설은 정부의 해고 자작극"
By 나난
    2009년 07월 02일 03: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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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법 적용 이틀째인 2일, 엄포에 가깝던 정부의 ‘해고대란설’의 실체라도 밝히듯 언론에서는 앞다퉈 비정규직 해고 사례를 연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점은 언론을 통해 공개된 해고 사업장들이 대부분 공공기관이었다는 것. 이에 민주노총은 ‘100만 해고설’은 정부의 “해고 자작극”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범인 이미 밝혀져"

비정규직법 적용에 때맞춰 제기되고 있는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해고대란 여부, 해고책임 공방, 법 보완대책이 바로 그것. 민주노총은 “이미 범인을 밝혀낸 수사결과를 눈앞에 보고도 누가 가해자인지 다투는 셈”이라며 쟁점을 사이에 둔 논쟁 자체를 비판했다.

   
  ▲ 29일 ‘단독국회 규탄,언론악법 비정규 악법 저지 1박2일 비상국민행동’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노동과 세계)

최근 언론에 밝혀진 비정규직 해고 사업장은 보훈병원, 한국산재의료원, 한국방송, 서울시립보라매병원, 한국토지공사, 주택공사 등으로 정부가 사용자 지위에 있는 공공기관이다. 민주노총은 “민간부문 혹은 중소영세사업장의 해고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렇다 할 실증 자료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전체 고용시장에서 법 적용 즉시 반응을 보인 곳이 바로 공공기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토지공사는 지난달 30일 비정규직 노동자 145명을 계약 해지했으며, 연말까지 51명을 더 계약 해지할 예정이다. 한국방송은 지난 1일 비정규직 6명을 계약 해지했으며, 한국산재의료원은 28명을, 보훈병원은 23명, 대한주택공사는 31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해고대란 부추긴 셈"

이에 민주노총은 “공공기관의 사용자는 사실상 정부”라며 “정부가 법 적용에 맞춰 비정규직을 해고하고 이 자료로 ‘해고대란’을 부추긴 셈”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은 “정부의 ‘100만 해고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각 공공기관이 비정규직 해고에 더 열을 낼까 걱정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른 바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내세워 각국 공공기관에 예산-인력감축을 명령한 바 있다. 각 기관으로서는 정부의 지침을 외면할 수 없는 입장이다. 실례로 한국철도공사는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 이후 전체 인원의 16%에 해당하는 5,115명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비정규직법의 허점과 공기업 선진화방안이 빚어낸 정부의 교묘한 자작극”이라는 민주노총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밖에 없다.

한편,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비정규직법 기간연장이 되지 않으면 당장 100만 명이 해고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일 노동부는 “계약해지 규모를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비정규직 실업이 일시에 대량으로 불거지는 것이 아니고 조금씩 계속 나올 것”이라며 “7월 1일이면 100만의 비정규직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라던 스스로의 주장을 부인했다.

정규직화 지원금 확충해야

민주노총은 “현행 비정규직법이 적용되기 시작한 이상 그 규모에 상관없이 해고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정부여당은 관전자처럼 해고규모를 두고 숫자놀음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내야 한다”고 충고한다.

또 이들은 “진심으로 해고가 걱정된다면 지난 4월 국회에서 마련한 추경예산 중 비정규직 정규직화 지원금으로 책정된 1,185억을 조건 없이 사용하라”며 “이미 책정된 이 예산을 일단 사용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급히 확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은 해고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현행법을 바꾸고, 현재 발생하는 비정규직 해고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 사유제한 도입 △정규직화 전환지원금 확충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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