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세논란과 비정규직 법의 상관 관계
        2009년 07월 02일 10:1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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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이 심지어 범정부 측 내에서도 회의론이 부상하고 있을 정도로 문제시 되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2009~2013년 국가재정운용 계획 토론회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감세정책으로 재정건전성이 심각하게 저해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지난해 실시한 감세정책에 때문에 빚어진 세수 축소 규모는 정부 추정치로 따져서 2012년까지 모두 33조9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발표되었다. 또한, 매년 영구적 감세가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면 감세로 인한 재정 감소는 총 88조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국회의 예산정책처는 이 액수가 실제로는 9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KDI의 계산에 의하면, 정부가 지난해 시행한 감세는 올해 약 25조 원의 세수를 줄이게 되는데, 여기에 정부가 올해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한 29조 원을 합치면 약 54조 원의 재정 손실이 발생한다. 이는 연 200조원 규모인 통합재정 지출을 올해 한꺼번에 27%(54조)나 늘린 것이다.

    이는 보통 때 연평균 재정 적자 증가율(9%)의 3년 치를 당겨쓴 셈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올해 재정 적자는 국내 총생산의 5%인 51조 원이고, 국가 빚도 국내총생산의 35.6%인 366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발표되었다. 우리 후세대가 갚아야 할 나라의 빚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국가채무, 기하급수적 증가

    이렇게 감세로 인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 문제의 해결 대책에 대해서는 정부와 여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모아지지 않는다고 한다.

    일단 내년으로 예정된 고소득층의 소득세율과 대기업의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놓고 세제 관련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 내에서도 “유보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장관과 “내년 감세 예정대로” 실시한다는 세제실장이 상반된 발언을 하다가, 나중에 다시 보도 자료를 내어 “내년 감세를 예정대로” 실시한다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정책 혼선은 정부 내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나라당 의원들이나, 남경필 의원은 “이제 감세정책은 그만두는 게 좋겠다”라고 하면서 종합부동산세와 법인세 및 소득세 감면,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폐지 등 기존의 감세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부자감세’ 논란은 예전의 한나라당이 김대중 정부의 경제정책을 방해하고 발목 잡는 데 활용된 적이 있었다. 당시 이들은 우리나라가 조속히 재정균형을 회복하지 못하면 70년대 남미의 칠레나 아르헨티나와 같이 재정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해 후진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었다.

    또, 참여정부 시기에는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당시 집권당이던 민주당과 재정경제부 관리들까지 한목소리로 ‘균형재정’을 외치는 바람에, 많은 복지제도와 진보개혁적인 조치들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유보되기도 하였다.

    바로 이 같은 일이 엊그제 같은데, 오늘날 여당이 된 한나라당은 이제 자신들이 지난날 내세웠던 균형재정의 원칙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고 있다. 특히, 지난 정부시절 균형재정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던 기획재정부 관리들은 이제 어떠한 논리로 오늘날의 감세 정책을 옹호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감세 정책의 경기 부양 효과? 글쎄..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감세가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부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감세 정책이 얼마나 경기 부양에 효과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조차 매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과세 감면 폐지와 각종 증세 조치들을 구상중인데, 이는 위축된 내수를 더욱 냉각시킬 것이 거의 확실하다. 즉, 시대에 안 맞는 감세 정책과 이로 인한 문제점을 숨기기 위한 오도된 증세 방침이 가만 놓아두면 회복될 경기 침체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는 것은 시대에 안 맞는 감세정책뿐만이 아니다. 최근에 국회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입법의 시행 연기와 관련하여, 우리는 또 한 번 기성 정치세력들의 한계를 절감하게 된다. 법안 시행을 2년 동안 연기한 후에는 1,100억 원 정도의 예산을 동원해 (정부통계로도) 540만 명에 이르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정부 여당의 소위 비정규 대책이다.

    그런데 1,100억 원이라는 이 돈의 규모를 잘 계산해 보자. 이것은 540만 명의 비정규직 근로자 1인당 1년에 2,037원을 지원한다는 얘기다. 1인당 2,000원씩 나눠주는 이것을 어떻게 집권 여당의 비정규직 노동정책이라고 발표할 수 있는지, 우리는 참 그들의 용기가 궁금할 지경이다.

    야당이라고 해서 사정이 다르지는 않다. 현실을 무시한 채 무조건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법안의 시행을 강행해야 한다는 것을 대책이라고 내세운 민주당 역시 국민들이 보기에는 신뢰가 가지 않는다.

    비정규직 파동과 감세 논쟁의 관계

    우리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세계적인 경제 상황이나, 기업 경영의 불가피한 필요에 따른 구조 조정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우리는 무조건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이러한 구호성 주장은 우리의 현실을 조금만 구체적으로 고민해도 그것이 얼마나 허공의 뜬구름 잡는 이야기인지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이다. 우리는 정부의 재정을 비정규직에 대한 4대 사회보험 보장을 위해 사용하고, 보육, 교육, 보건의료, 노후소득의 보장 등의 보편적 복지의 제도적 확대에 투자하여 비정규직이 정규직과 같은 수준의 대우를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날 빚어진 비정규직 법 파동과 감세 논쟁은 아주 긴밀한 관계가 있다. 비정규직 문제는 노사교섭을 다루는 노동정책보다는 국가복지제도의 보편적 확충을 통해 사회적으로 접근해 나가야 하는 것이 대원칙인데, 정부와 여당이 마치 무슨 정신 이상 증세에 감염된 듯 감세정책을 고수하는 바람에 복지 해법을 통한 문제 해결을 점점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그 동안 감세를 반대하고, 소득세 등 직접세 중심의 증세를 주장하는 일관된 입장을 표명해왔다. 우리는 보편적 복지의 제도화를 통한 사회경제정책의 통합적 발전을 위해서는 일시적인 적자 재정의 과감한 운용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적자 재정의 지출 원칙이다. 이 적자 지출은 4대강 개발과 같은 토목공사 분야의 지출이 되어선 안 된다. 그것은 이 땅의 노동자들이 설사 비정규직이라 하더라도 정규직과 별 차별 없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아무런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탄탄한 복지시스템을 보편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문제는 적자 재정의 지출 원칙

    실질적인 수준으로 영․유아 보육비를 지원하고 아동수당제도를 전면 시행하며, 획기적으로 공교육을 확대하고, 제로 (0%) 금리의 대학생 등록금후불제를 전면 실시해야 한다. 또, 비정규직까지 고용보험을 확대 적용하고, 퇴직 후 2년까지 실업부조를 시행하며, 보장성 90%까지 전국민의료보장을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실질적인 노후소득 보장이 되는 수준의 기초연금과 노령연금의 실시해야 한다. 이러한 보편적 복지의 확대에 국가의 재정을 투자할 때 적자 재정은 역사 앞에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보편적인 복지제도의 시행을 통해 노동자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그들의 구매력을 높여 내수 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를 통해 국가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것이 한나라당이 마치 자신들의 전매상품인 냥 그토록 외쳐대는 경제 살리기의 실효성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바로 이러한 목표와 전략을 갖고 적극적인 증세를 주장하는 정치세력이야 말로 진정으로 국민들을 생각하는 정당일 것이다. 또, 그러한 정당만이 오늘의 경제난 뿐 아니라 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한 한국사회의 산적한 난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수권 능력을 갖춘 정치세력일 것이라고 우리는 확신한다.

    2009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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