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차, 정부 공적자금 투입하라"
    By 나난
        2009년 07월 01일 09: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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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노조가 1일 오후 4시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앞 주차장에서 ‘정리해고 분쇄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쌍용차 사태 해결을 위한 공적자금 투입을 거듭 촉구했다.

    이날 대회에는 부분파업 중인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을 포함 4,000여명이 참석했으며, 결의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공장 점거파업 중인 쌍용차 조합원 1,100여명은 도장공장 옥상에 올라 붉은 깃발과 현수막을 들고 집회에 동참했다. 이날 대회는 경찰과 충돌 없이 끝났다.

       
      ▲1일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4,000여명이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정리해고 분쇄 결의대회’를 개최했다.(사진=이은영 기자)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2009년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며 “정부는 IMF 때까지만 해도 돈 잘 벌던 쌍용자동차를 문어발식 경영으로 매각하고, 이제 와서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용역깡패 비용만 28억원"

    또 정 위원장은 “현금자산 900억 중 회사가 쓸 수 있는 돈은 200억으로, 회사는 그 중 28억원을 용역깡패를 사는 데 썼다”며 “쌍용차 문제는 정부가 당장 나서서 공적자금을 투입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쌍용차 노동자들이 승리하는 날까지 흔들림 없이 싸울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집회 시작 전 경찰이 정 위원장의 공장 진입을 막은 것에 대해서도 그는 “산별노조의 노동3권은 위원장에 있다”며 “위원장이 지부에 방문하는 것조차 막는 것은 공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투쟁사에 나선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그간 비정규직법 유예를 막기 위해, 정부의 투쟁전선 분산 저지를 위해 서울에서 투쟁해 왔다”며 “7월 4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시작으로 향후 민주노총은 쌍용차 승리를 위해 전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자동차지부 한상균 지부장은 전화 연결을 통해 투쟁발언을 전했다. 그는 “MB정권은 공권력을 이용해 노동자를 탄압하지 말고 상하이 자본에 책임을 묻고 우리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공권력 투입에 대해 “두렵지 않다. 동지들이 함께 하니 든든하다”고 말했다.

    가족대책위 문화공연도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쌍용차 가족대책위의 공연도 이어졌다. 가족대책위 10여명은 민중가요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다. 하지만 어느덧 투사가 된 아내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금속노조의 한 조합원은 “눈물이 난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가족대책위 이정아 대표는 “동지라는 말이 낯설었다. 2달 전까지 평범한 아줌마들이 2달이 지난 지금 남편의 일터를, 가족을,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투사가 됐다”며 “서울과 평택, 창원 등지로 뛰어다녔지만 정부는 우리를 외면했다. 청와대로 산업은행으로 찾아가 무릎이라도 꿇으라면 꿇고 싶다. 더 이상 우리를 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정부에 호소했다.

       
      ▲공장 점거파업을 진행중인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이 도장공장 옥상에 올라 금속노조 결의대회에 함께하고 있다.(사진=이은영 기자)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해 연대사에 나선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2009년 7월 1일 이곳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뉴스의 현장”이라며 “방송과 언론이 수구족벌의 손에 들어간다면 이 자리에 30만명이 모여도 신문 방송에 보도되지 않을 것이다. 쌍용차 문제 어떻게 해결하는 게 좋은 건지, 제대로 방송, 보도하려면 신문방송을 수구족벌부터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부분파업 중인 보건의료노조 합류

    이날 부분파업에 나서며 쌍용차 사태 해결 촉구를 위해 연대에 나선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지난 20년 노동운동 속에 금속노조와 보건노조가 함께 투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함께 투쟁하지 못함에 미안했는데 오늘 빚을 갚는다”며 “한 번 왔다 가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으로 돌아가서 쌍용차 투쟁 정당성을 알려낼 것”이라며 연대를 약속했다.

    한편 금속노조는 집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공장 밖에 있는 상수도 펌프를 훼손해 공장 내 물 공급이 끊겼다”며 “내일 오전이면 저장된 물이 떨어져 노조에서 물 공급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금속노조는 준비해 온 생수 6,000통과 보건의료노조가 준비한 아이스크림과 비타민제 등을 공장 안 쌍용차 조합원들에게 전달했다.

    이날 경찰은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공장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평택공장 내 일대에 51개 중대 7천여명의 병력을 배치했으며, 금속노조의 결의대회가 채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집회 참가자 폴리스라인 넘어 오지 마라. 집시법 13조에 의거해 집회장소 질서유지선을 넘어오면 안 된다. 넘어 올 경우 현행법으로 체포하겠다"며 위협하기도 했다. 

    금속노조는 쌍용차 조합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당초 지난달 30일 부분파업과 이날 전면파업을 통해 10만 조합원이 평택공장으로 집결할 계획이었지만, 동력 확보에 다소 차질이 생겨 4시간 부분파업으로 재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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