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민주의 '급진적' 개혁 필요
    2009년 06월 28일 01: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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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한국사회는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 가야한다” 한국사회를 깊이 있는 눈으로 고찰해 온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대학 교수는 한국사회가 여전히 오른쪽에 치우쳐져 있음을 지적했다. 지난 2006년 이후 신문과 잡지 등 매체와 그의 개인블로그에 써온 글을 추려내 엮은 신간,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한겨레 출판, 12,000원)에서다.

MB 없어진다고 미래가 밝아지는 것 아니다

   
  ▲책 표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과 같은 보수정당이 원내 1~2당을 다투며 50~55%의 고정화된 지지를 받는 나라, ‘돈’이 신앙이 된 ‘무한경쟁’의 왕국 대한민국은 박 교수에게 여전히 지나치게 우편향된 나라다.

이러한 대한민국이기에, 한국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온갖 사회적 문제들은 이명박 정권만의 실정이 본질이 아니라는 것이 박 교수의 관점이다. 즉 “MB가 없어진다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갑자기 밝아질 리는 결코 없다”는 것이다.

영혼을 상실한 검찰과 사법 권력, 부자들의 독식이 노골화되어가는 고등 교육 시스템과 이를 부추기는 소위 명문 대학의 ‘대학업자’들, 하나님과 부처님을 팔아 치부하는 종교업자들, 관성적인 남성 정규직 위주의 썩어빠진 노조 관료들의 문제, 무엇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센 ‘자본 권력’의 횡포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좌지우지할 수 없는 ‘성역’이 되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박 교수는 한국 사회의 근원적 처방은 지금보다 훨씬 과감하고, 급진적인 ‘왼쪽’으로의 행진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종착점은 “양육 교육 의료를 공동체가 책임지는 나라”, 즉 복지국가로의 대전환이다.

"급진적 개혁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피를 흘리지 않는 선에서의 전면적인 ‘사회주의 혹은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주도하는 ‘급진적 개혁’을 통해서만 겨우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그리고 우선 진보정당이 제대로 된 복지형 국가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할 현실적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하고, 그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계급적 이익에 근거한 ‘계급적 투표’ 관행이 한국 정치 메커니즘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이 책의 본문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가시밭길, 하지만 갈 수밖에 없는 길’에서는 한국 진보정당의 필요성과 개혁이 아닌 혁명의 시급함을 시작으로 저자의 8가지 혁명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2부 ‘공포공화국을 작동시키는 톱니바퀴들’에서는 KTX 여승무원의 불법해고, 삼성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 등 돈과 권력의 말없는 폭력에 맞서는 그들의 투쟁을 통해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로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3부 ‘정신의 거세에 맞서는 냉철한 시선’에서는 세계 각국의 선사례를 통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발생 가능한 위험요소에 대해서도 충분한 주의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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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노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동방학부 조선학과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고대 가야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우연히 TV에서 본 북한 영화 <춘향전>을 통해 ‘꼬레야’라는 나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이후 한국 고전 소설 번역판을 읽으며, 한국에 대한 동경을 키운다.

1991년 고려대학교에서 3개월간의 짧은 유학 생활을 한 후, 1996년 경희대학교 러시아어과 전임강사를 거쳐 2000년부터는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의 한국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본래 이름은 ‘블라디미르 티호노프’이지만 2001년 스승인 미하일 박 교수의 성을 따르고, 러시아의 아들이라는 뜻의 이름 ‘노자(露子)’를 붙여 한국인 ‘박노자’로 귀화한다.

한국에 대한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과 직접 체험을 바탕으로 『당신들의 대한민국 1, 2』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하얀 가면의 제국』 『우승열패의 신화』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 『나를 배반한 역사』『박노자의 만감일기』 등의 저술 작업과 매체 칼럼을 통해 우리가 알고도 애써 외면하려 했던, 혹은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한국 사회 곳곳의 은밀한 배타성, 사대주의가 가미된 인종주의적 이중 잣대, 국가주의적 군대문화 등에 대한 내적 성찰의 길을 마련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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