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국가브랜드 먹칠, 국제 '왕따'되나?
By 내막
    2009년 06월 26일 05: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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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야당과 국민을 비판하면서 ‘국가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운운한 바 있는 이명박 정부가 정작 국가브랜드 이미지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 ‘반부패’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적 왕따(?)를 자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사에 ‘부패’와 ‘청렴’이라는 단어가 단 한 번도 들어가지 않은 최초의 대통령이다.(사진=청와대)

투명사회협약 폐기에 정보공개까지 기피

국제투명성기구는 ‘OECD 뇌물방지협약’ 가입국에 대한 뇌물방지 노력을 평가한 결과를 지난 23일 ‘2009년도 경제협력개발기구 뇌물방지협약 이행 보고서(2009 OECD Anti-bribery Convention Progress Report)를 통해 발표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이번 보고서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해 "반부패정책으로 큰 성과를 이룬 투명사회협약(K-Pact)을 폐기하고 투명사회협약 실천협의회 지원을 중단함으로써 효과적이고 종합적인 반부패 정책을 실현하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보고서는 대한민국의 경우 9건의 국제 뇌물(한국 기업의 해외 뇌물 혹은 외국 기업의 한국내 뇌물) 사건에 대한 기소가 있었으나, 정작 정부가 수사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관련 정보가 없다며, 한국 정부는 이번 연도 협약이행에 관한 정보제공도 거절했다고 밝혔다.

2009년도 OECD 뇌물방지협약 이행 보고서를 통해 현 이명박 정부가 투명성의 가장 기본인 정보공개를 기피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한국투명성기구는 25일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본 보고서에서 지적한 대로 독립된 부패방지기구의 복원과 해외에서의 뇌물관련 범죄의 처벌 강화 및 미비한 법 제도에 대해서는 조속히 정비하여 OECD 뇌물방지협약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투명성기구 김거성 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 정부가 부패방지 노력이 현저히 후퇴되거나 퇴보하고 있다고 평가한 OECD 뇌물방지협약 이행보고서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부패를 일소하는데 더 많이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한국, 뇌물방지협약 파기 간주 당할까?

한국투명성기구 관계자에 따르면 OECD 뇌물방지협약의 가장 중요한 의무사항인 이행보고서 제출과 그에 따른 자료 공개는 협약 체결국으로 기본적인 실천사항이며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 국제투명성기구에 의해 ‘협약 파기’로 간주될 수도 있다.

이 관계자는 26일 <레디앙>과의 전화통화에서 "국제투명성기구의 이번 년도 보고서 작성 과정에는 한국정부가 제출하는 이행보고서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정부의 이행보고서와 한국투명성기구의 셰도우 보고서를 비교해 종합 보고서가 작성되게 되어있는데 관련 부처에 확인해본 바로는 담당자들이 내용 자체를 모르고 있어서 이행보고서가 아예 제출되지 않은 것 같다"며, "이 문제 때문에 국제투명성기구 쪽과 대화하면서 창피를 좀 당했다"고 밝혔다.

‘부패’, ‘청렴’ 단어 빠진 첫 대통령 취임사

이 관계자는 특히 "이명박 대통령 취임사는 ‘부패’나 ‘청렴’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은 사상 첫 대통령 취임사였다"며, "정부 출범 초기부터 대통령이 보고를 받을 때 ‘부패’나 ‘청렴’이라는 단어 자체를 싫어해서 관련 기관이 많이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국제투명성기구의 OECD 뇌물방지협약 이행 보고서는 "한국정부의 반부패 이행 노력에 관해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법적 장애로는 뇌물방지법에서 뇌물방지에 대한 올바른 정의를 내리고 않고, 처벌에 있어 최고벌금 수준이 현저하게 낮을 뿐 아니라(1만6천달러/표준 4만달러), 해외 뇌물 공여에 대한 제재조치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무엇보다 심각하게 우려되는 부분으로 구 부패방지위원회(국가청렴위원회-2001.1∼2008.1)의 반부패 활동 보고는 만족스러웠으나, 2008년 2월부터 이를 대신하고 있는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해서는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 정부가 반부패정책으로 큰 성과를 이룬 투명사회협약(K-Pact)을 폐기하고 투명사회협약 실천협의회 지원을 중단함으로 효과적이고 종합적인 반부패 정책을 실현하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한국투명성기구 관계자에 따르면 이명박 정권 출범 초기 국가청렴위원회가 통폐합된 데 이어 지난해 정기국회에서는 투명사회협약 관련 예산마저 전액 삭감되면서 결국 협약 자체가 폐기되고 말았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국가청렴위원회를 흡수해 만들어진 국민권익위원회 내에서도 ‘부패’ 문제를 다루는 부서는 몇 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되다 보니 관련 업무 자체를 다루기가 쉽지 않고 대통령부터 이 문제에 대한 언급 자체를 싫어한다고 하니 힘도 실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회계관련법 엄격하지만 규제완화 우려"

한편 보고서는 아울러 "회계 투명성에 대한 부분은 관련 현행 법들은 엄격하지만, 최근 새로 선출된 정부에 의해 추진되는 각종 규제완화가 자칫 투명성 원칙과 화이트칼라 범죄 방지에 대한 중요성을 퇴색시키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한국정부에 △ 뇌물방지 협약의 이행 강화 △ 민간기업 부문, 해외 뇌물에 대해 더 높은 경각심을 갖도록 시행 △ 국민권익위원회를 재조직하여, 독립적인 반부패 기구로 수립 △ 정보 접근권과 정보 공개 확대 강화 등 4대 권고사항을 전달했다.

OECD는 국제적 부패에 대항하여 무역 및 해외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화된 국가들의 해외 뇌물 방지를 위한 공동 노력의 일환으로 1997년에 공무원에 대한 뇌물제공 방지를 위한 ‘뇌물방지협약’은 채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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