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현장이 돼버린 이상한 조선소?
        2009년 06월 29일 11:0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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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중공업에는 조선소에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이상한 제도가 도입되어 사내하청노동자 뿐 아니라 한진중공업 전체 노동자와 가족의 목을 죄고 있다. 작년부터 한진중공업에서는 건설경영진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하면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어제의 동료가 오늘 경쟁자로

    조선소 출신의 경영진들은 모두 다른 조선소로 쫓겨나고 ‘삽질만 하던’ 이들이 “자신이 조선을 하면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며 조선소를 장악했다. 그 결과 지금 한진중공업은 조선소가 아니라 건설현장이 되어가는 이상한 지경에 이르렀다.

    먼저 PM제도라는 것을 만들어 도크별로 팀을 구성하여 팀별 경쟁구도로 만들었다. 어제의 옆 동료가 오늘의 경쟁자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유휴인력이라며 관리직 노동자들에게 000 T/F 팀을 만들어 용접교육을 시키고 있다.

    그리고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사내하청업체에 최저입찰제를 도입하여 업체끼리 경쟁을 시키는 것이다. 건설경영인들이 조선소에 입성하면서 “원하청이 10여년 정도 장기간 거래한다는 것은 분명 비리가 있다”는 논리로 경쟁입찰을 유도하고 있다.

    외부 검증조차 되지 않은 업체까지 포함에서 입찰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무조건 단가만 싸면 계약이 체결된다. 그리고 기존 사내하청업체는 비리가 있다며 최대한 배제하려고 한진중공업은 잔머리를 굴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모든 일은 회사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회사가 제시하는 계약금에 들어오는 업체가 예상보다 많이 없고, 들어온 업체도 두 세 달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 또는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원가절감 차원에서 진행된 최저입찰로 벌써 4개 업체가 폐업을 했고, 1개 업체가 못하겠다며 철수해 버렸다.

    선무당 경영진이 회사 잡아

    계약금은 작년 대비 전체적으로 10%이상 하락한 금액에 계약을 하니 기술자들은 다 빠져나가고 현장은 ‘개판’이 되어가고 있다. 이를 보다 못해 노동조합이 나섰고, 이번의 최저입찰제 문제를 하청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한진중공업 전체노동자의 문제로 안고 원하청 공동결의대회를 기획하고 진행했다.

    6월 17일 1차 공동결의대회를 앞두고 며칠 동안 아침과 퇴근 선전전을 진행했다. 어떻게 해서든 많은 하청노동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1차 때는 200여명의 하청노동자들이 참석했다. 그래도 희망이 조금 보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2차 때는 100여명 채 되지 않은 것 같았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니 절망할 필요는 없다.

    아직 하청노동자들의 참여도는 높지 않다. 원하청 노동자가 함께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았다. 처음부터, 시작부터 잘 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이 비정규 사업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절대 그렇지 못하다.

    아직 정규직과 사내하청은 표현하기 힘든 벽이 존재하고 있으며 함께 투쟁한다는 것이 힘들게만 느껴진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한다면 또 다시 하청노동자들에게 상처주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세상은 늘 변한다. 그리고 그 변화를 바라는 사람은 언제든지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번 원하청 공동투쟁은 해볼만한 싸움이라 느껴진다. 지금은 하청노동자들이 “하청을 이용하여 정규직들 배 불릴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조금씩 가까이 가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겠다.

    * 이 글은 주간 <현장노동자회> 33호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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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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