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단체 경찰 서울시의 ‘합동작전’
    덕수궁 시민분향소, 완전히 철거돼
    By mywank
        2009년 06월 24일 06: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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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단체, 경찰, 서울시, 중구청의 ‘합동 작전’이었다. 24일 오후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분향소가 완전히 철거되었다.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보수단체 회원들은 분향소를 부수고, 구청 직원들은 파손된 천막을 모두 수거해갔다.

    텅빈 덕수궁 대한문 앞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경 서울시와 중구청 직원 각각 30여명이 덕수궁 시민분향소 주변에 나타나 철거작업을 진행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오후 2시 20경부터 9개 중대 7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해 분향소를 둘러싸며, 시민들의 접근을 막았다.

       
      ▲시민분향소가 완전히 철거되자, 덕수궁 대한문 앞이 텅비어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 시민들이 철거된 분향소 주변에 주저않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에 분향소를 지키고 있던 시민들은 격렬히 항의하자, 경찰은 이들을 대한문 부근으로 밀어내면서 양 측 간에 충돌이 발생되었다. 이 과정에서 시민 8명(오후 5시 현재)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중구청 측은 천막 및 집기들을 모두 수거해간 뒤 주변 청소까지 마무리했으며, 시민들은 간신히 챙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들고 눈물을 흘렸다.

    이름을 밝히지 않는 시민상주는 “아무리 이명박 정부라고 해도, 분향소만큼은 건드리지 않을 것으로 믿었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맹영인 씨는 “정말 보수단체와 경찰과 구청의 합동작전이었고,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시민들이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민들 주저앉아 망연자실

    이날 철거작업은 30여분 만에 끝났으며, 중구청 측은 지난 12일 분향소 측에 공문을 보내 “대한문 앞 보도를 지속적으로 무단 점용해,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과태료 부과 및 정비 등 행정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탈취한 노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사진=손기영 기자) 

       
      ▲만세삼창을 하고 있는 보수단체 회원들 (사진=손기영 기자) 

    이에 앞서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는 시민분향소를 파손시킨 국민행동본부와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주최로 ‘김대중 이적행위 규탄 국민총궐기대회’가 열렸다. 대회에 참가한 보수인사들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함께, 분향소 철거를 축하하는 ‘망언’이 쏟아냈다.

    대회사를 위해 무대에 오른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은 이날 새벽 분향소를 부수는 과정에서 탈취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서 본부장은 “노무현은 죽은 사람이고, 그래도 영정까지 짓밟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이것만큼은 가지고 왔다”며 “오늘 대회 중에 남대문경찰서 측에 이를 전달하려고 했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분향소 철거축하’ 망언 쏟아져

    서 본부장은 이어 “경찰에서 받아가지 않으면, 나중에 영정이 파손되어도 경찰의 책임”이라며 “지금이라도 남대문경찰서장이던지 서울지방경찰청장이던지 누구라도 나와서 가져가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이 집회장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에게 영정사진을 받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단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영정을 훔친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며 “나중에 이들이 경찰서로 영정사진을 가져오면, 시민분향소 측에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을 하고 있는 김동길 명예교수의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이어서 발언한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는 “오늘 새벽 우리의 ‘애국’회원들이 덕수궁 대한문 앞에 있는 노무현의 분향소를 기습 철거했다”며 “대한민국의 공권력도 하지 못한 일을 여러분들이 해냈다. 이제 여러분들은 이 나라의 공권력”이라며 망발을 늘어놨다.

    대표적 보수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노무현이 죽은 지 한달이 넘었는데,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에 왜 ‘너덜너덜한 것’들을 놔둬서, 대한민국을 너덜너덜하게 만드냐”며 “하지만 오늘 새벽에 우리 회원들이 분향소를 철거한 쾌거가 있었다”며 보수단체 회원들을 치켜세웠다.

    "여러분들은 이 나라의 공권력"

    그는 이어 “대통령까지 했던 사람이 속이 답답하다고 뒷산에 올라가서 자살하는 건 국민들을 모욕하는 하는 것”이라며 “노무현의 자살은 당연히 올 것이 온 것인데, 뒷집 노 서방이 죽었는데, 왜 아무런 책임이 없는 앞집 이 서방보고 책임을 지라고 하냐”며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한편, 집회를 마친 보수단체 회원들은 여의도 <MBC>로 이동해 규탄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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