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수수방관 속 ‘폭력 철거’ 강행
    노 전 대통령 영정사진 탈취하기도
    By mywank
        2009년 06월 24일 10:2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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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추모하기 위해,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시민분향소가 24일 새벽 보수단체 회원들에 의해서 강제로 철거되었다. 이들을 분향소에 있던 노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탈취하기도 했지만, 현장에 있던 경찰은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날 새벽 5시 40분경 국민행동본부 애국기동단 및 고엽제전우회 회원 50여명이 시민분향소를 급습했다. 이들이 분향소 천막을 모두 부수고 집기들을 파손하는데 걸린 시간은 채 5분도 걸리지 않았고,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 10여명은 속수무책으로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보수단체 회원들에 의해 철거된 시민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당시 분향소 주변에는 경찰 60여명이 배치되어 있었지만, 보수단체 회원들을 폭력행위를 제지하기는커녕 이들을 도와 천막 한 개를 직접 철거하기도 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의 침탈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 최문순 이종걸 의원이 분향소를 찾아 시민상주들을 위로하고 있으며, 분노한 시민들 역시 현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시민상주인 황일권 씨는 “보수단체 회원들과 경찰의 합동작전이었고, 미리 짜여진 각본에 따라 이뤄진 것 같다”며 “경찰은 보수단체 회원들을 제지할 의지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이들이 철거를 완료한 뒤 현장을 떠나자, 길을 비켜주고 주변 교통을 정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시민들은 파손된 분향소를 다시 복구한 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까지 유지할 예정”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보수단체회원들이 탈취한 노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은 국민행동본부 애국기동단 사무실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파손된 시민분향소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사태에 대해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지난 15일 분향소를 찾아 철거를 요구했지만 3일 뒤에도 경찰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정부와 경찰이 불법행위를 묵인하는 것은 직무유기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직접 나서서 ‘법질서 수호’ 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의 영정사진은 애국기동단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으며, 오늘(24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리는 ‘김대중 규탄집회’에서 경찰에 인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민분향소 측은 오전 10시 30분 대한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사태를 규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우리는 다시는 보수단체들의 침탈을 물리적인 수단을 통해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고, 분향소 주위에서의 어떠한 사전범죄 예비행위 조차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수단체 회원들의 공범인 경찰은 즉시 철수하여 다시는 분향소 주위에 나타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들은 이어 “대한문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시민들은 이 분통함을 씹고 다시 천막을 일으켜 세워 49재가 끝나는 날까지 이곳을 사수할 것”이라며 “전직 대통령의 분향소를 부수고 영정을 탈취해 간 만행의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에 앞서 23일 저녁 경찰 채증에 항의하던 백은종 촛불시민연석회의 공동대표(닉네임: 초심) 등 시민 6명이 덕수궁 시민분향소 주변에서 연행되는 일이 발생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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