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차, 불법 외주화 조직적 은폐
    By 나난
        2009년 06월 24일 06:1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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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 사측이 정비사업소 사내외주화를 추진하기 위해 법적 문제점까지 검토하며 이를 계획적으로 은폐․추진한 사실이 드러났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입수한 ‘직영서비스센터 사내 외주작업장 운영(안)’에 따르면 사측은 서비스센터 내 외주 운영이 자동차 관리법에 위배되는 것을 인식, 법적저촉사항까지 보고․분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입수한 ‘직영서비스센터 사내 외주작업장 운영(안)’.

    자동차 관리법 제 57조 1항 2조에 따르면 ‘자동차 관리 사업자는 사업장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거나 점용하게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쌍용차 측은 ‘직영서비스센터 내 외주 운영관련 법적’ 문제점까지 검토하며 외주화를 진행해 왔다. 문건에 따르면 사측은 "자동차 관리법의 저촉사항은 현 시점에서 대응방안 모색이 불가능"하다며 "따라서 판금도장/오일교환은 당사 수익성 및 효율성을 고려하여 현 사내외주형태를 유지하고, 추후 법적 문제 발생시 당사 입장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극적 대응"이 필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관리법상의 위반업체에 대해 ‘사업자등록증 상 서비스센터와 동일 주소업체는 외부로 주소이전을 유도한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해당 문건에는 쌍용차 박영태, 이유일 공동관리인 등이 사인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최기민 정책실장은 “사측은 불법적인 센터 내 외주화 추진과정에서 법적 검토까지 마무리한 상태”라며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관리법에 대한 대응이 불가피함을 사측이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측 문건에서 불법을 피할 수 없다는 검토 결과가 나왔고, 계획적이고 대응방안까지 모색하며 외주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불법적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노조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쌍용차가 대규모 정리해고에 이어 정비 부문 분사 및 차량운전 정비, 시설, 영선, 목공, 사무지원, 부품도장, Tire Shop, 출하 등을 외주/분사화한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자동차산업 완성 4사가 쌍용자동차의 분사와 비정규직 대량 양산 저지를 위해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23일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쌍용차 사측은 외주화를 통한 전국부품센터 통폐합을 통해 서비스센터 전체를 ‘비정규직 절망 센터’로 만들고 있다”며, “고속도로휴게소 코너 폐쇄, 긴급출동 대폭축소를 통해 고객에 대한 서비스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 지난 23일 자동차산업 완성4사가 쌍용자동차의 분사/외주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이은영 기자)

    이들은 “과거에도 불법적인 분사/외주화를 통해 정규직의 일자리는 급격히 축소된 반면 하청업체의 비정규직은 급격히 증가해 왔다”며 “쌍용차 정비노동자들의 경우 2000년 900여명에서 이번 조치로 인해 189명으로 줄어 이 기간 동안 79%의 정규직 일자리가 사라질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쌍용차 사측이 외주화 시행을 위해 법률적 검토까지 마친 것에 대해 “사내외주업체의 주소지만 변경하여 위장사무실을 내는 방식으로 노골적인 사내외주화를 통해 법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정비소의 매각이나 외주화는 가뜩이나 독자회생을 위한 인프라가 취약한 기업들의 손과 발을 잘라내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금속노조 우병국 부위원장은 “자동차 산업은 고도의 기술과 기능을 요하고, 안전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자동차 관리법상 분사화를 금지하고 있다”며 “GM대우의 경우도 정비센터 형태로 외주화가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노동조합 무력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박근태 부위원장 역시 “결국 분사화는 설비는 살리되 사람은 죽이는 방식”이라며 “쌍용차는 설립을 제외한 모든 것을 외주화하고, 노조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쌍용차 문제가 분사화로 해결될 경우 향후 한국 자동차산업 구조 역시 그렇게 변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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