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 사냥, 제2막 시작되나?
        2009년 06월 22일 09: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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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월요일 오전 9시 30분 울산교육청 소회의실에서 ‘교육공무원일반징계위원회’가 열립니다. 지난 3월 일제고사를 거부한 교사 세 명을 징계하기 위해서입니다. 혐의내용은 ‘진단평가 거부’이고, 징계사유는 그동안 일제고사로 해직된 분들과 유사합니다. 국가공무원법 제56조 성실의 의무, 제57조 복종의 의무 등을 위반했다는 겁니다. 울산교육청이 요구한 수위는 ‘중징계’입니다.

    “뭐, 정직 몇 개월 나오겠지”라고 생각하는 분은 없으리라 여겨집니다. 서울 아홉 분 샘들이나 강원 네 분 샘들의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교사 사냥 제2막, 울산에서 쏘고 서울에서 받을 듯

    그동안 꾸준히 일제고사 관련하여 징계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대상은 울산과 서울의 샘들이고, 시기는 여름방학 전후이며, 규모는 울산 3명과 서울 12~16명 정도, 수위는 서울의 경우 경징계 다수와 중징계 일부라는 게 요지입니다.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오던 관측들이 이제 시작됩니다. 다음 주부터는 울산 세 분의 중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비슷한 시기에 서울도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이로써 교사 사냥 제2막의 막이 올랐습니다. 물론 모두 전교조 샘들입니다.

    생각해보면 지난 겨울방학 전후로도 징계가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서울의 일곱 분 샘이 파면 및 해임을 당했습니다. 이번에는 여름방학입니다.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7월말 8월초에 울산교육청과 서울교육청 앞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런 패턴이라면 앞으로 여섯 번에서 일곱 번 정도 막이 오를 예정입니다. 올 10월 일제고사를 본 다음에 겨울방학 전후로 징계하고, 내년 3월 일제고사 보고 여름방학 때 또 징계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전교조가 이명박 정부에 항복 선언을 하지 않는 이상 매년 두 차례의 사냥철은 불가피합니다.

    교원 시국선언과 교원평가 등, 사냥철 사냥거리 넘쳐나

    정부 입장에서 건수는 일제고사 말고도 많습니다. 한창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18일 전교조는 16,172명의 교사 시국선언을 발표합니다. 이에 대응하여 교과부는 전날 ‘교원의 시국선언 및 서명운동 관련 복무 관리 철저 지시’라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시도교육청에 적극 지도하라는 공문을 시달했다고 밝힙니다.

     

       
      ▲ 18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교사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 자료에서 교과부는 교사 시국선언이 예의 ‘성실 의무’와 ‘복종의 의무’ 등에 위배된다고 밝힙니다. 그리고 시도교육청에게는 “복무 관련 위반 사례가 발생할 경우에는 엄정 조치 방안 강구”하라고 전달합니다. 징계하라는 뜻입니다.

    이를 위해 “시국선언 서명운동을 주도하거나 … 적극 참여 교원에 대한 충분한 증거자료 확보에 노력 경주”하라고 언급합니다. 채증하라는 뜻입니다. 시국선언에 이은 ‘전교조 교사 사냥’이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다른 사냥철도 연이어 대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서울시교육감 선거 관련하여 서울의 전교조 교사들이 한창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징계가 이루어질 겁니다.

    교원평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교원평가가 실시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데, 올해 안으로 통과가 유력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교원평가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어떤 분은 부적격교사를 속아내기 위해 교원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다만, 정부여당이나 보수세력이 지난 10년 동안 정권을 잡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로 교육을 지목한 걸 고려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에게 전교조는 가히 ‘척결대상 1호’입니다. 그래서 교원평가가 내세우는 게 무엇이든 간에, ‘전교조 박멸’의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최근 한 주간지는 「‘MB 난민’ 60인의 절규」라는 커버스토리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옷을 벗거나 목숨을 잃은 이들을 ‘MB 난민’이라고 호명하면서 그 분들에 대한 기사를 23쪽에 걸쳐 수록하였습니다.

    교육 난민, 즉 일제고사로 인해 해직된 전교조 샘은 현재 열세 분입니다. 앞으로 그 수가 얼마나 늘어날까요? 또한 그 분들의 빈 자리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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