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북제재만 확인한 한미 정상회담
        2009년 06월 18일 09:2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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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정상이 16일 워싱턴에서 50분 간 단독회담을 가졌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개발 등 북한의 도발에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천명했다. 그러나 북한을 협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나 북핵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양국 정상은 핵우산 등 확장 억지력(Extended Deterrence)을 동맹미래비전에 명문화, 한반도 안보공조를 튼튼히 했다. 그러나 대화와 협상의 통로를 제시하지 않은 채 강한 대응으로만 일관해 한반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음은 18일자 종합일간신문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 ‘과도한 북한 때리기’ 논란>
    국민일보 <"미 상·하원, FTA 협조 약속">
    동아일보 <부드러운 오바마? 북 착시였다>
    서울신문 <"은평뉴타운 보상 계획공고일이 기준">
    세계일보 <금융 동결·무기 금수 / 대북 제재 이행 만전>
    조선일보 <미, 5개국 대표로 북과 협상>
    중앙일보 <중·러 정상 "북, 6자회담 빨리 복귀하라">
    한겨레 <대북제재 압박 강화 한반도 ‘신냉전 선언’>
    한국일보 <대북 안보공조 성과…협상 유인책은 아쉬움>

    엇갈리는 한미 정상회담 성과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성과에 대해 엇갈리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는 3면 <전문가 6인, 한미 정상회담 분야별 성과 분석> 기사에서 전작권 전환 문제에 대해 "한반도 안보를 굳건히 유지하면서 전작권 전환의 현실적 필요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적절한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본다", 아프간 파병에 대해서는 "한미동맹 공동비전에서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이뤄지고 있는 평화유지와 전후 안정화, 개발원조에 대한 공조 증진’을 명시해 앞으로 아프간 지원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는 글로벌한 차원에서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을 추구하겠다는 공동비전의 취지와도 맞는다. 북핵 문제가 다급한 상황에서 아프간 파병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을 정상회담에서 다루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았고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도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로 짚고 넘어간 것이 적절했다고 본다"는 전문가 의견을 게재했다.

    한미동맹에 대해서도 "한미동맹을 ‘미래지향적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바꾼 것은 한미동맹의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고, 북핵 6자회담에 대해서는 "5개국 공동의 정책을 만들어 북핵을 확실하게 폐기시킨다는 기본 노선을 마련했다…6자회담 프로세스를 살리기 위해 5개국이 북한과 협상을 벌여나간다는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평가된다…북한이 더는 나쁜 행동으로는 보상을 받을 수 없도록 하자는 의지가 돋보인다"고 호평했다.

    한미FTA 역시 "양국 정상이 경제 분야에서도 공조체제를 강화하기로 한 것은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비록 오바마 대통령이 양국 간 자동차 교역의 불균형을 언급하긴 했지만 양국 정상이 한미 FTA의 진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함으로써 FTA 비준 및 이행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남북관계 공조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공조의 성과는 대북정책 분야에서 명확히 드러난다"면서도 "개성공단과 관련해 무리한 요구를 하는 북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내보인 것도 북한을 압박하는 흐름의 연장선인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에 억류된 현대아산 근로자 A 씨 문제나 미국 여기자 2명 문제를 인도적인 차원에서 접근해 북측을 설득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평했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3면 <전문가들 엇갈린 견해 "한·미동맹 바람직한 방향 제시" "냉전시대식 대북대응책 보는 듯"> 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16일 한·미 정상회담을 지켜본 한반도·국제문제 전문가들의 견해와 평가는 정치권의 여야 반응만큼이나 크게 엇갈렸다"고 보도했다.

       
      ▲ 6월18일자 경향신문 3면  
     

    경향은 "이번 회담이 북핵 해결을 위한 한·미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미래의 한·미동맹 모습을 구체화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북핵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낡은 이념적 동맹관을 강조해 마치 ‘신냉전 선언’을 보는 듯했다는 평가도 나왔다"고 전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한·미동맹 강화는 일리가 있지만 그 내용들은 1970~80년대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보는 듯하다”면서 “문제를 푸는 것보다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대응책들을 나열해 향후 동북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고,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도 “한·미공조를 통한 대북압박으로 해결하는 것이 과연 탈냉전시대에 맞는 전략적 수단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이명박 정부가 의욕적으로 제안했던 ‘5자회담’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며 “앞으로 실무진이 계속해서 이에 관한 협의를 하고 6자회담을 대체하는 정책적 공조방안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는 긍정적 전망과 "미국이 우리측 주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은 것 같다” “성사 가능성이 없을 뿐 아니라 올바른 수단도 아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핵우산 제공’ 명문화는 "국내 여론을 겨냥한 정치적 선언이라는 견해가 대세였다"고 경향은 전했다.  미국의 핵우산 정책은 이미 존재하므로 북한과의 관계에서 변화를 일으킬 요소는 없는데, 이를 굳이 정상회담에서 밝혀야 했던 것은 국내 보수층의 여론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는 3면 <잠깐! 북한 핵·미사일 포기시킬 방안이 빠졌다> 기사에서 "나와야 할 동맹비전이 나왔고 그것을 환영하지 않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다"며 "21세기 벽두에 나오는 한·미 동맹비전이라면 당연히 소프트파워에 바탕을 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 때문에, 아니 북한 덕에 동맹비전의 주축은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 억지력이라는 하드파워 위주로 되었다. 그래서 동맹비전은 미래지향적이기보다 과거회귀적이다. 동맹 활동의 무대가 한반도에서 동아시아와 범세계로 확장되었지만 이것은 지난 정권때 논란이 분분했던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한국이 깨끗이 받아들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 6월18일자 중앙일보 3면  
     

    또, "북한의 핵·미사일을 포기시킬 방안이 빠진 것이 동맹비전의 약점"이라며 "핵우산은 핵무기를 가진 북한이 남한을 핵무기로 공격할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무장을 저지하는 것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역으로 활용하여 핵·미사일 기술을 개선하면서 착실히 핵 국가의 길을 걸을 것이다. 당분간 사태는 갈 데까지 갈 것이다. 북한과 말이 통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한국과 미국은 중국을 움직여 북한을 설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폭주를 지금 저지할 방법이 빠진 동맹비전은 관념적인 미래의 담론이다. 핵우산의 동맹비전은 멀다. 그러나 북한 핵·미사일의 현실은 가깝게 우리 피부에 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도 사설 <대북 제재와 함께 미·북 협상도 대비해야>에서 "한·미 정상이 ‘더 이상 과거 방식으로 북한 핵과 미사일을 다뤄선 안 된다’고 다짐했지만 막상 미·북 회담이 시작된 이후엔 이런 결의가 무색해지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미국은 미·북 협상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어가는 결과를 낳았던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 정부는 대북 제재는 물론이고, 그 이후까지를 내다보는 치밀한 전략을 지금부터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북 회담이 발전하면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사실상의 핵 군축회담으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향과 한겨레는 북핵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데 대해 비판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경향은 <북핵 해법 제시 못한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정작 회담을 통해 제시한 것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원칙 재확인과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한 대북 압박밖에 없었다"며 "냉전시대의 냄새마저 두 정상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느껴진다.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법은 전혀 내놓지 못하고 대북 압박만 늘어놓은 것은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 6월18일자 경향신문 사설  
     

    "신방 겸영, 한국 실정에 맞게"

    서울신문 29면에 의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서울신문은 방송통신위원회가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주최한 국제방송통신콘퍼런스에 참석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나단 D 레비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서울은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신문·방송 겸영 및 기업의 지상파방송 소유 문제에 대해 (레비는) ‘경쟁, 다양성, 지역화라는 3대 원칙에서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 6월18일자 서울신문 29면  

    방송·통신의 규제 완화가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모든 국가와 시장에 적합하다고 말할 수는 없고, 각각의 특성에 맞는 규제와 자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소비자에게 득이 된다는 요지다.

    레비는 또 “경쟁은 보다 많은 방송·통신 플랫폼이 생기는 것이고, 다양성은 많은 미디어 콘텐츠가 발생하는 것이며, 지역화는 현지 주민의 요구에 걸맞은 언론의 출현을 뜻한다.”면서 “3원칙이 지켜져야 소비자가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은 "한 지역에 방송국이 100개라 하더라도 그것을 한 기업이나 방송국이 소유하고 있다면 소비자에겐 독이 된다는 설명"이라며 "레비는 특히 ‘미디어 규제 완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표현의 자유 확대’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6면에 로버트 길비 디즈니TV 아태담당 사장 인터뷰를 게재했다.

    기사에 따르면, 길비 사장은 "(한국에서) 미디어 관련 규제를 어떻게 세계적 추세에 맞게 고치느냐가 관건이다.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신문과 방송의 겸영이나 대기업의 지상파 진출 금지 등에 대한 규제를 고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시청자와 미디어 산업 발전을 위해 규제의 틀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말했다.

    6월 18일자 동아일보 6면

    중앙일보 역시 <"글로벌 미디어 선도 그룹 육성해야"> 기사에서 “현재 경제위기를 극복함과 동시에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선 미디어 산업 재편 등을 통한 글로벌 미디어 선도 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컨퍼런스 개회사를 소개하는 등 방송 진출에 대한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한편, 조선 중앙 동아 등은 보수단체인 공정언론시민연대 등이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의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을 비판하며 불매운동 대상 기업을 위한 피해구제센터를 발족한 사실을 크게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서울 지역 지국 3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신문고시 준수 실태조사 결과는 보도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조중동 지국 90곳 가운데 89곳에서 신문고시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선과 동아의 위반율을 100%였다.

       6월 18일자 조선일보 8면
       
      ▲ 6월18일자 경향신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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