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에서 여성은 여전히 공백상태”
        2009년 06월 17일 04: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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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진영 여성의제 10년 평가 보고서’ 발간을 맞아, 진보신당 미래상상 연구소가 17일 오후 2시부터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보진영 여성정책-의제 평가와 전망’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진보진영이 여성의제로 대응했던 △노동 △보육 등 사회서비스 △여성정치세력화 △성주류화전략 및 여성정책 추진체계 △호주제와 가족구성권 등 5개 분야의 쟁점을 중심으로 진보진영의 대응을 평가했다.

    발제를 맡은 김원정 미래상상 연구소 성평등정책포럼 회원은 “지난 10년간 진보진영의 여성정책은 담론, 실천, 전략적 측면 모두 한국사회 여성정책, 의제를 주도할 만한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오히려 ‘진보의 재구성’논의와 올해 민주노총 간부의 성폭행 사건을 거치며 진보진영 내에서 페미니즘의 커다란 공백이 확인되었다”고 평했다.

       
      ▲토론회 모습(사진=정상근 기자) 

    이어 “그러나 이러한 점은 역설적으로 페미니즘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데 많은 구성원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었다”며 “지금이야 말로 그동안 진보진영에서 추진되어 온 여성정책, 의제의 성과와 한계를 종합하고 새로운 정책과, 의제, 담론, 문화적 실천들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여성정책, 의제가 주변화되며 그동안 일구어온 성평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마저 약화시켰다”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 페미니즘을 설명하는 새로운 담론과 전략을 재구성하고, 실천의 경로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김영옥 미래상상연구소 이사는 “경제논리를 넘어서는 철학논리로서 ‘진보란 무엇인가’를 진보신당 내에서 꾸준히 고민해야 한다”며 “현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성주류화전략은 그 자체로 넌센스이며 오해가 많기에, 진보신당이 성주류화전략을 새로이 고민하고 주목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금숙 사무금융연맹 여성국장은 “진보의 재구성은 비단 진보정당간의 통합을 위한 진보의 재구성뿐만 아닌 여성주의의 위상과 개념을 포함하는 재구성이어야 한다”며 “민주노총 간부 성폭력 사건 이후 ‘성평등 미래위원회’가 6월 중 꾸려질 예정이며, 미래위원회에도 노동 외부 진보진영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구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진보진영이라는 말에서 스스로 이 논의에서 배제된 주체라는 생각이 들었고, 연대를 강화해야할 시점에 여성운동 전반을 포괄하는 규정이 필요하다”며 “비정규직, 돌봄 노동 등에 대한 폭넓은 관점, 그리고 여성들이 관심 갖는 보육, 교육, 일자리, 주거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경아 한림대학교 교수는 “사회적 비전과 운동의 논리로 확장시키는 문제에 있어서 진보정당과 페미니즘 진영이 적절히 협력해야 한다”며 “진보신당은 좀 더 너른 품으로 더 많은 입장을 들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진보정당은 여성의 정당이라고 우리가 주장하지만 정작 대중적 이미지를 획득하는데는 실패한 것 같다”며 “그 동안 여성들과 열심히 싸워왔다는 평가도 받지 못했던 것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여성의제에 대한 지난 10년간의 평가를 통해 왜 진보정당이 ‘여성의 당으로 평가받지 못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여성의 담론을 담론으로 가둬두는 것이 아닌, 진보정치가 의제화 시키고 즉각적인 실천을 해야 할 것이며, 진보신당이 오늘 토론의 결론을 실천사업으로 수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심재옥 전 서울시의원의 사회로 김원정 미래상상연구소 성평등정책포럼 회원이 발제를 맡았고 김영옥 미래상상 이사, 김금숙 사무금융연맹 여성국장 신경아 한림대학교 교수 이구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국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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