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정당 "6월이 답답하다"
        2009년 06월 16일 08:2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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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당이 내세울 만한 이슈가 안 보인다.”

    진보신당 한 당직자의 고민이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뒤이은 남북 사이의 군사적 긴장 고조,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강도 높은 이명박 정권 비판에 따른 한나라-민주당 사이의 막말 싸움의 과정에서, 6.15 선언과 남북문제, 민주주의라는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진보진영의 입지가 눈에 띄게 좁아졌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시민단체와 다른 야당들과 연대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과거에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수준의 주도성을 확보하고 있고,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생사를 넘어서’ 민주당 중심의 단결을 강화하는 쪽으로 힘을 보태면서, 정치적 주목도와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 역시 진보정당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반MB 전선의 주도권을 민주당이 과거보다 힘있게 움켜쥘 수 있었던 것은 다수 의석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죽음 이후 전개되는 정세라는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미 언급한 사회적 주요 이슈의 전환이 이뤄졌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와 민주당의 약진

    노 전 대통령 서거 이전까지 ‘용산참사’와 ‘박종태 열사’, ‘쌍용자동차’ 등은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였다. 뉴타운-특수고용문제-구조조정에 맞서는 사회경제적 이슈에 진보진영은 그만큼 할 일이 많았고, 이 같은 현안에 대해 머뭇거리며 위치를 잡지 못했던 민주당과 달리 제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민주주의’ 이슈가 급부상했다. 형시적 절차적 수준에서의 민주주의다. 진보진영에서 강조하고 실천적인 사업도 상대적으로 많이 배치하던 사회경제 현안은 우선 순위에서 뒤로 밀리는 모습이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반이명박 전선이냐, 반신자유주의 전선이냐는 학계의 논쟁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이론적 개입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 거리에서 시국연설 중인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조승수 의원 (사진=진보신당)

       
      ▲ 삼보일배 중인 강기갑 대표 등 민주노동당 지도부 (사진=민주노동당)

    양 당이 지난 10일을 전후로 ‘시국연설회’로, ‘3보1배’로, 거리에서 직접 시민들을 만나는 것에 중심을 둔 것은 이 같은 고민으 반영이었다. 하지만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이라는 시기적 조건과, 북한 핵 관련 현안이 연일 뉴스로 쏟아지면서 6.15공동선언, 10.4공동선언을 이끈 민주당의 발언권이 더욱 높아졌다.

    여기에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작심한 듯 강도 높은 대정부 비판을 이어가면서, 정국은 15일까지 ‘DJ공방’이라는 새로운 전선까지 가세하게 된 셈이다. 

    새로운 전선 ‘DJ 공방’

    게다가 6월 임시국회 개원에 협상과 관련 교섭단체에만 관심이 집중되면서 진보정당들은 ‘군소정당’의 설움까지 톡톡히 느끼고 있다. 현재로서는 민주당이 등원을 거부하고 있으나, 비정규직법 등 시급한 현안이 놓여있어 마냥 등원을 미루기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 문이 열릴 경우 ‘장외용’이었던 야 4당의 공조가 얼마나 힘을 받을지도 미지수다. 진보신당 최은희 대외협력실장은 "10일 범국민대회를 위해 한시적으로 조직된 야4당 연대가 임시국회 공동대응까지 이어가자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지만 개인의견 정도일 뿐, 구체적인 얘기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같이 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진보신당 입장도 빨리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진보양당은 회의를 거듭해도 이슈를 선도할 수도, 이슈를 생산해 낼 수도 없는 곤혹한 처지에 빠져든 상태다. 진보신당은 15일 대표단회의를 열고 임시국회에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비정규직법에 대해 ‘기간제한 대신 사유제한’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원론적 수준에 머물렀다.

    곤혹한 처지에 빠진 진보양당

    민주노동당 역시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우위영 대변인은 “우리는 개원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으로 원외에서 야당 공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라면서도 여야가 합의해서 국회가 열릴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방침은 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민주노동당 이형신 정책국장은 "민주당이 서거 정국 이후 우리도 놀랄 만큼 활약을 잘하고 있고, 현재로서는 민주노동당이 굳이 차별화 할 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지만, 이 국장 역시 국회가 열리고 민주당이 한미FTA나 비정규직법 등에 대해 한나라당과 합의해 줄 경우에 딱히 대책도 없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이어 “사회경제적 이슈들, 현안들에 대해서는 민주노동당과 의원단이 지속적으로 함께 고민을 해 오고 있지만 비정규직법이나, 쌍용자동차 등 현안 문제들 같은 경우는 우리로서는 방어적인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승수 "’진보개혁입법연대’ 준비 중"

    목영대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정무 보좌관도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에 개원 시기가 밀고 당겨지고 있는 상황이라 사실 무기력하게 있을 수밖에 없지만, 비정규직법과 관련된 입장을 정리하고, 진보신당이 제출할 법안 등에 대한 검토 등 일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 의원실에서는 현재 안정적으로 입법발의의 틀을 마련할 수 있는 ‘진보개혁입법연대’와 같은 연대모임을 조직하고 있고, 이미 15명 가량의 의원들이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며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조만간 함께 조직발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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