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탕 탕 탕’…덕수궁에 울려퍼진 총성
    “3일 뒤 다시 오겠다” 경고하고 떠나
    By mywank
        2009년 06월 15일 08: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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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 탕, 탕…"

    15일 서울 도심에 ‘총성’이 울려퍼졌다. 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 회원 50여명이 이날 오후 기습적으로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고 노무현 대통령 시민분향소 철거를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예비역 대령)이 공중을 향해 가스총 3발을 발사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와 함께 “좌파 폭력에 맞서 힘으로 싸우겠다”며 올해 초 특전사와 해병대 출신 무술유단자들을 중심으로 창설된 국민행동본부의 애국기동단이 현장에 투입돼, 분향소를 지키던 시민들과 격렬한 몸싸움이 발생되기도 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왼쪽, 예비역 대령)과 애국기동단원들이 덕수궁 분향소 철거를 시도하기 위해 집결해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애국기동단원들이 경찰 봉쇄를 뚫고 분향소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에 앞서 서정갑 본부장은 지난 13일 보수 성향의 인터넷매체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정부가 덕수궁 앞 분향소 철거를 못한다면 우리가 철거하겠다"며 "15일 오후 12시까지 철거가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가 앞장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DJ 집으로, MBC로, 시민분향소로

    국민행동본부 회원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북 전쟁도발 저지 국민대회’를 마친 뒤, 대부분 항의시위를 위해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과 여의도 MBC 앞으로 향했지만, 회원 30여명은 덕수궁 시민분향소로 이동했다.

    오후 4시 45분 경 이들이 분향소 주변에 도착하자, 이날 오전부터 현장을 지키고 있는 시민들은 “뉴라이트 물러가라” 를 연호하며 항의했다. 이어 보수단체 회원들이 분향소 진입을 시도하자 시민들은 이들을 밀어냈으며, 욕설이 오가는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옷이 찟겨진 사람, 바닥에 쓰러진 사람….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군복을 입은 서정갑 본부장 오른편 허리에 가스총이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한 애국기동단원 가슴에 가스총에 사용되는 실탄이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 과정에서 현장을 취재하던 <중앙일보>, <KBS> 취재진이 시민들에 의해 분향소 밖으로 내쫓기기도 했다. 양 측의 충돌이 거세지자 경찰은 분향소 주변을 경찰병력으로 봉쇄하고 보수단체 회원들의 진입을 제지했으며, 경찰버스 4대로 차벽을 치기도 했다.

    "노무현이 너희 가족이냐?"

    10여 분간 충돌이 벌어진 뒤 보수단체 회원들은 분향소 밖 인도로 쫓겨났으며, “노무현이 너희 가족이냐”, “너희 부모가 죽어도 이렇게 할거냐”,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고 항의하는 등 시민들이 고 노무현 대통령 49재를 지내기 위해 분향소를 계속 운영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한 보수단체 회원은 <레디앙> 기자와 만나 “북한이 지금 2차 핵실험에 이어 3차 핵실험까지 준비하고 있고 동해로 서해로 미사일을 마구 발사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까지 만든 장본인은 노무현과 김대중”이라며 “그 장본인 중 한사람을 왜 추모하고 있냐”고 비판했다.

       
      ▲애국기동단이 도착하기 전, 현장을 찾은 보수단체 회원들이 분향소 진입을 막는 시민에게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보수단체 회원이 한 시민의 옷을 잡고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오후 5시 반 경 보수단체 회원들이 시민들에게 밀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국민행동본부 애국기동단원들이 덕수궁 분향소 주변에 도착했다. 이들은 가스총과 곤봉으로 무장했으며,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예비역 대령)은 현역시절 입던 군복을 입고 등장했다.

    가스총과 곤봉으로 무장

    서 본부장은 허리에 차고 있던 가스총을 높이 들어 3발을 발사했고, 애국기동단원들은 총성에 맞춰 시민분향소 주변을 봉쇄하고 있는 경찰병력을 뚫고 진입을 시도했다. 이어 “분향소를 왜 철거하지 않냐”고 항의하는 단원들에게 경찰은 “법대로 처리하겠다”며 달랬다. 이들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인 뒤 오후 6시 경 자진해산 했다.

    서정갑 본부장은 철수 후 <레디앙> 기자와 만나 “오늘 서울역 집회가 끝나고 (회원들에게) 분향소를 철거하지고 했다”며 “경찰이 우리의 요구를 무시하고 끝내 분향소를 철거하지 않으면, 3일 뒤에 여기에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그는 이어 “분향소를 철거하지 않는 것은 경찰의 직무유기이며, 우리의 행동은 법질서 수호 캠페인의 일환으로 벌이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들이 해산하자 분향소 주변을 봉쇄하고 있던 경찰병력들을 철수시켰으며, 시민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분향소를 떠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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