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촉즉발, 중장비로 담 철거 예행연습
    노조 "맞대응할 것…법정관리인 고발"
    By 나난
        2009년 06월 15일 05: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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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노동자 대 노동자 사이의 충돌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하루 전날 임직원과 용역을 포함한 2천여명이 쌍용차 평택 공장 출입문에서 파업 중단과 공장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으며, 노조는 회사의 동원된 집회에 나갔던 조합원의 사망 사실 등을 거론하며 이들이 공장에 진입할 경우 강력하게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쌍용차 평택 공장은 일촉즉발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회사측의 지속적인 압박과 회유, 나아가 노노분열을 부추기는 관제데모 동원 같은 행태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다.”

    “그 동안 회사의 강압에 못 이겨 힘들었고 (올라가면 동료들) 얼굴보아야 하는데 미안해서 어떡하나. (10일 날) 정말 올라가기 싫다. 하지만 회사에서 가야 한다고 했다.”

    파업중단 촉구대회 참석 심리적 압박

       
      ▲ 15일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16일로 예고된 사측의 출근투쟁과 조합원 사망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자료=노동과세계)

    지난 10일 쌍용차 사측의 ‘파업 중단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한 뒤 다음날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고 김영훈 조합원이 생전에 유가족과 나눈 대화다.

    유가족과 동료들에 따르면 김 씨는 정리해고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사측의 회유와 협박에 ‘파업 중단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하며 심리적 압박과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한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고인의 사망 원인은 정리해고 과정 및 최근에 집중적으로 전개된 쌍용자동차 측의 회유와 협박, 동료 간 이간질, 노노 간 갈등과 분열 조장, 관제데모 강제동원 때문”이라며 “사측은 관제데모 불참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협박은 물론 분사 협박 등을 통해 고인을 견딜 수 없는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로 심근경색을 일으켜 사망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에 쌍용차지부는 15일 노-노갈등을 부추기는 사측의 출근투쟁을 비판하고, 두 명의 조합원이 연이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쌍용자동차 이유일, 박영태 공동관리인을 살인죄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됐다.

    지부는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관제데모 참가를 강요해 사람을 죽여 놓고도 쌍용차 사측은 또 다시 내일(16)일 관리자와 정리해고 대상이 아닌 일부 노동자들을 협박과 강요로 공장진입을 시도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쌍용차지부에 따르면 사측은 용역 380명과 임직원 1,500여명을 동원해 16일 평택공장 진입을 시도할 계획이다. 회사는 4,500여명의 인원이 진입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측은 현재 3개조 16열로 편성, 갈고리와 중장비를 이용해 공장 담을 무너뜨리고 강제 진입하는 계획까지 세웠으며, 예행연습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진입 예행연습 중

    이에 지부는 “노동자끼리 충돌을 야기하고, 공권력 투입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수순임이 틀림없다”며 “사측의 무모한 시도는 결국 제3의 살인을 낳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위이므로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쌍용차지부는 지난달 27일 고 엄인섭 씨가 ‘스트레스로 인한 뇌출혈’로 사망한데 이어 지난 11일 김영훈 씨가 연이어 사망하자 “참으로 충격적이고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며 “이는 정리해고와 분사를 강행하고 있는 회사 측과 무책임하게 수수방관하는 이명박 정부에 의한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고 엄인섭, 김영훈 씨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물어 “쌍용자동차 공동관리인 이유일, 박영태 씨를 살인죄로 검찰에 고발한다”며 “잇따른 노동자의 죽음에도 직무유기로 일관하는 노동부와 이명박 정부의 책임을 묻는 투쟁과 대책활동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을 내고 “쌍용차의 집단해고를 우려하는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집단해고의 본색을 드러내는 추가 인력채용 계획 등이 폭로됐지만, 정부와 사측은 계속해서 정리해고 강행과 공권력 투입만을 되뇌고 있다”며 “명분도 실리도 잃은 집단해고 강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10일 <한겨레>가 공개한 삼일회계법인의 ‘쌍용차 향후 인력운영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는 3년 뒤인 2012년까지 841명을 추가로 채용하는 인력운용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회사가 정리 해고한 976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결국 정규직을 비정규직화하겠다는 의도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평택 개최"

    또 민주노총은 “정부는 공권력 투입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며 사측은 해고와 징계를 무기로 한 관제 집회에만 열을 올리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이 무모한 공권력 투입을 선택할 경우 전국노동자대회를 평택에서 개최하고 80만 조합원이 참가하는 대응투쟁을 조직하는 등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오전 쌍용차 사측이 고용한 용역과 정리해고 비대상자 등 2,000여명이 평택 공장 출입구에서 ‘점거파업 중단 및 생산 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공장을 점거 중인 조합원들에게 “옥쇄파업을 중단하고 회사 정상화에 동참하라”고 외쳤으며, 한때 쌍용차 가족대책위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 평택 공장 밖에서 정리해고 비대상자들이 ‘점거파업 중단 및 생산 재개’를 촉구하며 집회를 열었다.(자료=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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