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 탐욕을 담보로 한 사기극
By 나난
    2009년 06월 14일 08:3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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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지난 20여 년간 작가로서, 환경 운동가로서, 그 둘이 하나 된 ‘환경 작가’로서 글쓰기와 발언, 행동을 멈추지 않은 최성각의 새로운 산문집이 나왔다.

우리 사회의 절박한 사정-환경과 생명의 처지와 살아갈 방법-을 20년 동안 쉬지 않고 관찰, 비판하고 희망의 틈을 일구어온 작가는 새삼 펜의 무력에 대해서 뼈저리게 절감했다고 말한다.

펜의 무력함을 절감하다

작가의 눈에 ‘녹색’은 범람하지만 그 속에 참된 ‘녹색 내용’은 전격적으로 빠져 있거나 왜곡된 ‘21세기 녹색성장의 시대’는 무섭고 두렵다.

그는 “세상과 사람의 심성을 황폐하게 조성한 데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던 이들”이 ‘녹색성장’을 추진하려는 아이러니에 어불성설의 기만을 읽는다.

『날아라 새들아』(산책자. 10,800원)는 수년 전부터 서울 마포와 춘천 퇴골의 풀꽃평화연구소를 오가며 글을 짓고 밭을 매며, 거위와 닭을 치며 뱀과 싸우고, 땔감을 모으고 몸으로 생각을 짓는 ‘하방(下方)’ 생활을 하는 작가의 삶과 성찰이 일군 작물이다.

‘녹색’과 ‘성장’은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의 뒤섞음이며, ‘우리 모두의 탐욕’을 담보로 하여 펼치는 사기극일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만일 녹색성장이 ‘성공적’으로 실현된다면 지구를 더 위태롭게 만들 것이고, 그것은 모든 생명체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 우려한다.

‘진정한 녹색’은 개인과 사회 전체가 혹독한 자성, 회복에의 의지, 구체적이고 차근차근한 변화와 희생의 자세로 참여해야만 조금이라도 보전될 기미가 있다는 것.

『날아라 새들아』에는 퇴골에서 함께 사는 오리, 닭, 개 등의 짐승과 가래나무, 뽕나무 등 조용한 것들에 대한 관찰과 대화가 담겨 있으며, 마을 사람들과 산촌의 시간과 일상에 관한 훈훈한 에피소드들이 기록되어 있다. 작가는 이 생활을 ‘신설놀음’이라 하지만 이는 욕망 가득한 강퍅한 세계와 맞서는 자그만 실천의 몸짓이다.

이 느린 곳으로부터 타전되는 통신은 ‘녹색성장’이라는 구호로 대변되는 경제와 개발 지상주의 프로젝트와 사건들에 대한 준절한 비판과 제대로 익은 풍자로 그득하다. 『날아라 새들아』는 오랜만에 진짜 생태 에세이를 읽는 즐거움과 생각을 캐는 일감을 안겨줄 산문의 밭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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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최성각

작가이자 ‘환경운동가’. 소설을 ‘사람 사는 이야기’이라고 여기는 그는 도식적인 장르의 구속에서 벗어나 작가로서 절박하다고 여기고 쓴 모든 글이 자신의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오래 전부터 광포한 물신숭배에 따른 인간성의 타락과, 자연에 대한 무례한 태도로 인해 벌어진 생명의 고통에 동병상련해온 작가다. 지은 책으로『새만금 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달려라 냇물아』, 『거위, 맞다와 무답이』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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