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화가 아니라 좌파 재편의 혼돈
        2009년 06월 13일 08: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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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7일 유럽의회 선거가 끝났다. 선거 결과를 총 의석 수로만 이야기하면, 이렇다. 총 736석 중 중도우파인 유럽민중당-유럽민주파(EPP)가 265석을 차지해 교섭단체 중 1위를 기록했다. 사회민주주의 계열인 유럽사회당(PES)은 그 뒤를 이어 161석을 얻었다.

    EPP의 이전 의석이 288석이었으니까 23석이 줄어든 셈이지만, 유럽의회 전체 의석이 이전의 785석에 비해 49석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21석 늘어난 셈이다. 반면, PES는 의석 조정을 감안해도 35석이나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 결과를 놓고 가장 신난 것은 한국의 보수언론이었다. <조선일보> 등은 이번 선거 결과가 유럽 민심의 보수화를 뜻한다고 단정했다. 경제 위기에 대해 반시장적 대안을 내세운 좌파가 민심의 심판을 받은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유럽 유권자들이 친시장 자유주의를 선택했다고 나팔을 불었다.

    보수언론이 이번 선거 결과에서 끌어대는 엄청난 결론들을 보면, 작년 말 미국발 금용 위기 이후 이들의 외로움과 곤혹스러움이 어떠했는지 실감하고도 남는다. 이들의 입장에서 최근의 이 유럽발 외신은 한 줄기 단비와도 같은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해석이 이번 선거 결과를 제대로 직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결과적인 승리자가 중도우파인 것도 맞고, 중도좌파가 패배한 것도 맞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그림의 전부일까? 혹은 여기에서 곧바로 유럽의 보수화와 좌파 전체의 쇠퇴라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게 적절한 분석일까?

    선거 결과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실은 좀 더 역동적이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 전체회의 모습. 

    낮은 투표율이 말해주는 것, 좌파 유권자들의 기권

    우선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43.1%라는, 기록적으로 낮은 투표율이다. 사실 유럽의회 선거 투표율은 예전에도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

    최근 <레디앙>에 소개한 대담에서 이탈리아 정치학자 폴 긴스버그가 지적한 대로, 대다수 유럽 유권자들은 유럽연합에 대해 아직도 커다란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유럽 정치에 참여한다는 것이 국내 정치 참여에 비해 그렇게 실감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투표율은 지난 2004년 유럽의회 선거 투표율인 45.6%에 비해 더욱 낮아진 수치다. 유럽연합 기구들의 권한이 점점 더 커지는 데 비해 투표율은 더 낮아진다는 것은 확실히 유럽 정치의 적신호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많은 선거 분석가들이 추정하는 것은 우파 성향 유권자들에 비해 좌파 성향 유권자들의 기권율이 더 높았을 거라는 점이다. 좌파 유권자들이 우파 정당 지지로 돌변했다기보다는 주류 좌파 정당들에 대한 불만을 기권으로 표출했을 거라는 이야기.

    이것은 마치 작년 한국 총선과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때 우리나라의 진보 혹은 중도 성향 유권자들도 투표장에 아예 안 나타나는 것으로 제도 정치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한나라당 승리를 감내했다. 그리고 이것이 경이적으로 낮은 투표율로 나타났다.

    만약 이러한 추정이 옳다면, 한국 보수언론의 호들갑은 현실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유럽 민심의 보수화를 말하려면, 이전에 사회민주주의와 그 왼쪽의 선택지들에 표를 던졌던 유권자들이 이번에 우파 정당들을 선택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가정을 뒷받침할 증거는 별로 없다.

    좌파의 패배를 말할 수는 있지만, 최소한 유럽의 보수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 속단(이거나 왜곡)이라는 것이다.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이 다 참패를 거둔 것은 아니다

    또 하나 제대로 보아야 할 것은 좌파 정당들의 득표 결과가, 한국 보수언론이 전하는 것보다는, 상당히 다채롭다는 사실이다. 좌파 전체가 다 판돈을 잃은 것은 아니며, 잃은 자가 있으면 얻은 자도 있었다.

    사실 PES의 패배 자체도 좀 부풀려진 감이 있다. PES의 전체 의석이 줄어드는 데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는 이탈리아에서 PES 소속 정당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PES 소속이었던 좌파민주당이 중도우파와 통합하여 민주당을 만들면서 이들은 유럽의회 내 어느 교섭단체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당 내 일부는 정체성이 오히려 EPP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럽연합 내 대국 중 하나인 이탈리아에 PES 회원 정당이 존재하지 않는 황당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PES가 상실한 35석 중 상당수는 이 사태로 설명이 된다.

    그렇다 해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다른 대국에서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이 참패한 것은 분명하다. 프랑스에서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속한 집권 우파 ‘대중운동연합’이 29석을 얻은 반면 사회당은 고작 14석을 획득했다.

    독일에서는 대연정을 이루고 있는 기독교민주연합과 사회민주당 모두 의석이 줄었다. 그런데도 기독교민주연합보다 사회민주당 쪽이 훨씬 더 초라해 보였다. 20.8%라는 역대 최저 득표율을 거뒀기 때문이다.

    가장 참혹한 결과를 보인 것은 영국 노동당이다. 내각 부패 문제로 지지도가 땅에 떨어진 노동당은 13석을 얻어서, 26석을 기록한 보수당의 절반밖에 안 됐을 뿐만 아니라, ‘유럽통합 반대’ 슬로건 하나로 선거에 임한 극우 성향의 영국독립당(13석)과 공동2위가 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모든 나라의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이 다 실패한 것은 아니다. 스웨덴 사회민주당과 덴마크 사회민주당은 여전히 정당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동유럽에서는 슬로바키아에서 사회민주주의 계열의 스메르(Smer, ‘지향-사회민주주의’의 슬로바키아어 약자)당이 30% 이상을 득표했다.

    일부 녹색당과 급진좌파 정당들의 약진

    좌파 내에서 가장 괄목할 성과를 보인 것은 녹색당들이다. 특히 프랑스 녹색당이 놀라운 약진을 했다.

    프랑스 녹색당은 68혁명 스타 다니엘 콩방디와 반신자유주의 농민운동가 조제 보베를 전면에 내세워서 16.28%를 획득했다. 의석도 이제는 사회당과 같은 14석이다. 영국 녹색당도 8% 이상을 얻어, 노동당 참패와 대비되는 성과를 보였다.

    몇몇 나라에서는 급진좌파 쪽으로 표가 이동했다. 포르투갈이 그 대표적인 나라다. 포르투갈에서는 트로츠키주의자 등이 모여 만든 정당 ‘좌파블록’이 10.73%를 얻고, 공산당과 녹색당의 선거연합인 ‘민주단결연합’이 10.66%를 얻었다. 합쳐서 20%가 훨씬 넘는다.

    덴마크에서는 사회민주당이 1위(20.9%)를 함과 동시에 사회민주당 왼쪽의 두 정당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사회주의민중당이 15.4%의 지지를 받았고, 이들보다 더 왼쪽에 있는 ‘적녹동맹’이 ‘유럽연합에 반대하는 민중운동’이라는 선거연합을 구성해서 7%를 획득했다. ‘적녹동맹’이 배출한 당선자는 제4인터내셔널에 속한 트로츠키주의자다.

    독일 좌파당, 네덜란드 사회당 같은 대표적인 급진좌파 정당들은 크게 약진하지도 못했지만 그렇다고 사회민주당 경쟁자들처럼 참패를 겪지도 않았다. 독일 좌파당은 7.5%를, 네덜란드 사회당은 7.1%를 기록했다.

    프랑스에서는 장-뤽 멜랑송 등 사회당 좌파가 탈당해서 새로 만든 좌파당과 공산당의 선거연합 ‘좌파전선’이 6%를 얻었고, 올리비에 브장스노의 반자본주의신당이 4.9%를 얻었다. 비록 반자본주의신당은 의석을 얻지 못했지만, 좌파전선과 반자본주의신당의 득표를 합하면 10%가 넘는다.

    이탈리아에서는 공산주의재건당이 중심이 된 선거연합 ‘반자본주의’가 3.37%를, 공산주의재건당 탈당파와 사회당, 녹색당, ‘민주좌파’ 등 여타 좌파 세력이 한데 뭉친 선거연합 ‘좌파와 자유’가 3.12%를 얻었다. 둘을 합하면 독일 좌파당이나 네덜란드 사회당의 7% 대 득표율에 근접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둘 다 4% 대를 넘지 못해서 유럽의회 진출에는 실패했다.

    한 마디로, 이번 선거 결과는 중도좌파의 패배일지언정 좌파 전체의 패배라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하물며 좌파 이념 자체가 거부당했다고 떠드는 것은 주관적 소망의 과잉 투영에 가깝다.

    진정한 승자는 어쩌면 극우파

    마지막으로 꼭 짚어야 할 것은, 이번 선거의 승자를 하나만 꼽으라면 그것은 중도우파가 아니라 극우파라는 점이다.

    한국 보수언론이 떠드는 것처럼 친시장 정치 세력이 승리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시장지상주의의 결과로 생겨난 양극화와 혼란에 대한 반동으로 유사-파시스트 세력이 급성장했다. 다시 말해, 이른바 ‘승리한 우파’는 시장주의 우파가 아니라 이들이 저질러놓은 패악을 양분삼아 성장한 인종주의, 국수주의 우파였다.

    이 대목에서도 가장 참혹한 결과를 보인 것은 영국이다. 영국에서는 보수당 내 반유럽통합주의자들이 보수당으로부터 분리하여 만든 정당인 영국독립당이 노동당과 대등한 지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노골적인 파시스트 세력인 영국민족당이 6% 이상을 얻어 2명의 유럽의회 의원을 배출했다.

    또 다른 충격적 결과를 보여준 것은 네덜란드다. 이 나라에서는 이슬람 혐오로 무장한 ‘자유를 위한 당’이 17%를 획득했다.

    베를루스코니의 벌거벗은 ‘욕망의 정치’가 지배하는 이탈리아에서도 베를루스코니의 전술적 동맹자이자 극우 지역분리주의 세력인 북부동맹이 10% 이상을 얻으며 세력을 신장했다. 그 외에도 오스트리아, 핀란드, 헝가리 등지에서 인종주의와 연결된 정당들이 상당한 지지율을 보였다.

    이것은 자본주의 경제 위기가 좌파의 지지율을 늘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보다 더 강력하게 극우파의 성장을 낳기도 한다는 역사의 교훈을 다시 상기시키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번 경제 위기에서도 이 무서운 진실은 예외를 허용하지 않았다.

    적어도 이 점에 관한 한 이번 선거 결과는 유럽 좌파 전체에게 확실히 뼈아픈 것이었다. 현재의 자본주의 위기 상황에서, 최소한 그 초기 국면에서는, 좌파가 극우파에 비해 역동적인 대중 정치를 펼쳐 보이는 데 실패했다는 게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경제 위기와 좌파 부활 사이의 관계는 아직 시험 중

    작년 말부터 유럽도 전 지구적 금융 위기의 격랑에 휩싸였다. 하지만 위기의 정도와 속도는 나라마다 다르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위기에 대한 대중의 반응도, 아직은, 나라마다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금융 붕괴의 타격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폭넓게 노출된 것은 금융 산업화의 첨단을 걷던 소국들이었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등이다. 이들 나라에서는 정부를 붕괴시킬 정도의 대중 봉기가 발생했고, 그 여파로 정치적 지각 변동이 나타나기도 했다.

    아이슬란드가 대표적이다. 이 나라에서는 시위 대중이 의사당을 포위하여 총리를 사퇴시켰고, 이 과정에서 중도좌파와 급진좌파의 지지도가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유럽연합 회원국이 아니다.

    유럽연합 회원국 중에서는 변방국가인 아일랜드 정도가 아이슬란드와 견줄만한 금융 붕괴를 경험했다. 그 결과는 이번 선거 결과에 오롯이 나타났다.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아일랜드 노동당이 지난 2004년에는 단지 1석만을 얻었는데, 이번에는 3석을 획득했다(유럽의회 내 아일랜드 의석은 총 12석). 더욱 놀라운 것은 트로츠키주의 계열의 사회당이 1명의 당선자를 낸 것이다.

    한편 이들 나라처럼 직접적인 금융 붕괴를 겪지는 않았지만 경제난이 청년 봉기로 폭발한 그리스 같은 나라도 있다. 그리스에서도 이런 최근 경험이 유럽의회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에서는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이 36.65%를 얻어 집권 우파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사회민주주의 왼쪽에 있는 공산당과 ‘좌파진보연합’도 각각 8.35%와 4.7%를 얻어 기존 입지를 지켰다.

    말하자면 경제 위기가 대중운동의 폭발과 연결될 경우 이것은 분명 좌파 정당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한다는 게 이번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통해서도 일정하게 드러났다 하겠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들은 상대적으로 소국인 그리스, 아일랜드 등에 제한되었고, 그래서 유럽의 중심부에서는 아직 미래의 가능성으로만 남았다.

    즉,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좌파 정치의 부활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기에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위기 자체가 아직 그 초기 국면을 넘어서지 않았다.

    사회민주주의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저버린 것이 패인

    한편, 위에서도 살펴본 것처럼, 적어도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 주축 국가들의 사회민주주의 세력들에 관한 한 ‘좌파의 참패’라는 지적은 맞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참패가, <조선일보> 등이 주장하는 대로, 이들 세력이 전통 사회민주주의 정책들을 펼쳤기 때문인가?

    진실은 그 반대다. 오히려 주류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이 복지국가의 수호라는, 전통 사회민주주의의 최소한의 원칙마저도 저버렸기 때문이다. 즉, 이른바 ‘제3의 길’ 흐름의 후과가 이들 정당의 위기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영국 노동당이 그 전형적인 사례다. 비록 고든 브라운 총리가 작년 말부터 블레어 노선과 거리를 두면서 전통 사회민주주의로의 회귀를 내비쳤지만, 이러한 제스처가 통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린 상황이었다.

    영국 유권자들은 작금의 금융 불안에 블레어 정부의 금융 산업화 정책이 일조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블레어 정부의 재무장관은 다른 누가 아니라 바로 브라운 현 총리였다.

    ‘제3의 길’을 받아들인 이후 영국 노동당은 이제 다른 정당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보수당의 젊은 당 대표 데이비드 캐머런은 블레어 정부의 복지정책과 커다란 차이가 없는 온정적 보수주의를 내걸고 있다.

    자유민주당과 블레어 노선 사이에는 예전부터도 별다른 차이가 없었고, 노동당 정부가 추진하는 이라크 전쟁을 자유민주당이 반대하는 등 어떤 때는 자유민주당이 노동당보다 진일보한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다른 당과 정책 변별력이 없는 상황에서 최근 노동당 소속 장관들의 부패 추문이 터졌다. 유권자들로서는 굳이 이런 정당에게 공직 진출 기회를 줄 이유가 전혀 없다.

    독일 사회민주당도 비슷한 형편이다. 사회민주당은 좌파당과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은 한사코 거부하면서, 기독교민주연합과 대연정을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슈뢰더 전 총리 시절부터 사회민주당이 추진하던 복지 축소 정책에 대한 대중의 반발에 더해, 이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추진하는 친자본 경제 정책의 후과까지 떠안는 신세가 되었다.

    그래서, 지난 몇 년 전부터 계속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과거 사회민주당 지지층의 상당수는 녹색당이나 좌파당 지지로 혹은 기권으로 자신의 입장을 표현했다.

    이 모두가 사회민주주의 때문이 아니라 주류 좌파 정당들이 사회민주주의의 최소 원칙마저도 견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롯된 일들이다. 따라서 중도좌파의 몰락은 이야기할 수 있을지언정 좌파 이념의 몰락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오히려 주류 좌파 정당들이 침몰하는 가운데 좌파 전체가 재구성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이번 선거로 드러난 좌파 재편 과정의 혼란

    다만 이러한 재편 과정이, 바깥에서 보기에는, 혼란으로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다. 항상 그렇듯이, 재구성은 곧 혼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거대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은 추락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녹색당이나 급진좌파 정당들이 믿을만한 대안으로 부상한 것도 아니어서 더욱 그렇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드러난 것은, 바로 이러한 좌파 재편 과정의 혼란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 결과 자체만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은 너무 단편적이다. 각국의 진보 좌파가 이번 선거 결과에서 과연 어떤 신호와 메시지를 읽어내고 이에 따라 다시 새로운 재구성 과정을 밟아나갈 것인지에 더 주목해야 한다.

    이것은 몇 개월, 혹은 몇 년 안에 결판날 작업은 분명 아니다. 그리고 유럽만의 현안도 결코 아니다.

    * 이 글은 <주간 진보신당>에도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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