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조중동K…‘싸움판’만 보이나?
    By mywank
        2009년 06월 12일 12:2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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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뉴스가 방송계의 조중동으로 자리매김 한 것일까. 지난 10일 열린 ‘6월항쟁 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이하 6.10 대회)’를 보도한 ‘KBS 뉴스9’가 빈축을 사고 있다. 대회의 성격과 의미, 시민들의 목소리는 전혀 담지 않는 등 본질을 피해가는 보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KBS 뉴스는 데스크의 지시로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조문객 인터뷰가 빠지는 한편, 덕수궁 시민분향소에 설치된 중계차가 철수되는 등 시청자들의 불신 대상이 됐다. KBS 기자들은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가결시키기도 했다. 

    KBS, 방송계의 조중동 되나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 공동대표 정연우 박석운)은 11일 밤 ‘KBS, 민주주의 열망은 못보고 싸움판만 보았나’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6.10 대회를 보도한 ‘KBS 뉴스9’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KBS 뉴스9′ 진행을 맡는 박영환(왼쪽), 조수빈 앵커 (사진=KBS)

    지난 10일 밤 방송의 첫 꼭지인 ‘6.10범국민대회…일촉즉발(구경하 기자)’에서는 앵커 멘트부터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이 광장을 벗어날 경우 즉각 해산시킬 방침이어서 충돌 가능성이 높다”며 이날 대회의 충돌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또 뉴스에서도 6.10 대회에 참석한 각계인사들의 시국발언과 시민 인터뷰는 전혀 싣지 않고, 대회 분위기와 상황을 간단히 언급한 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이 광장을 벗어날 경우 1만여 명 이상의 경찰력을 동원해, 즉각 해산작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어서 충돌이 예상 된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이어서 방송된 ‘하루 종일 충돌(이정민 기자)’이라는 제목의 뉴스는 “싸움판으로 변한 서울광장의 하루, 이정민 기자가 담았다”는 앵커 멘트로 시작하며, 시민 야당 의원과 경찰 간에 충돌 상황만 전하는데 그쳤다. 또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까지의 과정과 원인 등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싸움판으로 변한 서울광장’

    민언련은 “민주주의의 역사를 거스르는 참담한 상황 앞에 공영방송 KBS가 조금은 변화된 모습을 보이기 바랐다”며 “KBS가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6월 항쟁 22년을 맞아 민주화의 역사를 돌아보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민주주의 후퇴를 비판적으로 다룰 것으로 기대했다”고 밝혔다.

       
      ▲6.10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민언련은 이어 “하지만 이병순 씨가 취임하자마자 ‘권력 눈치 보기’에 앞장서는 KBS의 행태는 국민의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국면에서 적나라하게 표출됐다”며 “결국 6.10 대회에서 쏟아진 국민들의 목소리조차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고, 심지어 경찰과 시민들이 ‘싸움판을 벌였다’는 식으로 6.10 대회를 다뤘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또 “이는 오직 ‘이명박 정권에게만 잘 보이겠다’는 발상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며 “KBS가 끝내 국민의 분노를 외면하겠다면, 국민들의 심판도 더 가혹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 심판 더 가혹해질 것"

    반면, 같은 날 6.10 대회를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의 경우 ‘KBS 뉴스9’에 비해 대회의 취지나 내용을 상세하게 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송의 첫 꼭지인 ‘6.10대회 민주주의 후퇴 성토(이호찬 기자)’는 촛불로 가득 찬 서울광장을 배경으로 “뒤로 보시는 것처럼 시민들이 광장을 가득 메운 채, 한결 같이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했다”는 앵커 멘트로 시작되었다.

    보도에서도 “군사 독재시절에 최루탄으로 국민의 입을 막고, 정부는 미디어법으로 국민의 입과 귀를 막으려 한다”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의 발언 등을 담았다. 이어 ‘전국 동시 개최(강나림 기자)’라는 뉴스에서도 부산 광주 대구 등에서 열린 범국민대회 소식과 “국정운영이 못마땅하고 방향에 문제가 있다”는 지역 주민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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