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은 "쌍용차 대량 해고해야 지원"
        2009년 06월 11일 03: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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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의 ‘살인적’ 구조조정에 대해 산업은행이 사실상 동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11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야3당 의원단과 민유성 산업은행장의 면담에서, 민 행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쌍용자동차 정상화 과정을 거친 이후에만 추가적인 자금지원을 고려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그렇다”라고 답했다.

    정부와 무관하다는 입장 거짓 밝혀져

    이는 쌍용자동차의 자금 지원의 전제가 정리해고 방식의 구조조정이란 것을 산업은행장이 직접 확인한 것으로, 조 의원 측은 "쌍용자동차의 구조조정이 산업은행과 정부의 방침과는 무관하다는 그동안의 해명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드러낸 것으로, 현 쌍용차의 구조조정이 산업은행과 정부의 동의하에 이루어지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사진=쌍용차지부

    조승수 의원실 이종석 보좌관은 "그동안 국회든, 노조든 산업은행의 입장을 직접 들은 적이 없었는데, 국회에 출석한 실장급 직원들의 보고과정을 들어보면 ‘자신들은 무관하다.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기조로 말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은행이 유원일 의원실에 제출한 11페이지 분량의 쌍용차 현황자료에서도 무관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며 "그러나 오늘 면담을 통해 산업은행이 구조조정에 사실상 동의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며, 정부 역시 이에 대해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야3당 의원들은 민 행장은 산업은행이 법원으로부터 “채권단이 쌍용차 회생을 위해 추가자금을 투입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2주 전에 질의를 받고도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하고 있었던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부-산업은행 태도 변화가 핵심 관건

    조승수 의원 측은 “산업은행이 겉으로는 쌍용차 문제 해결에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실상은 쌍용차 사태 해결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며 “산업은행의 이런 태도는 오늘 면담에서 산업은행장이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산업은행은 단지 법원의 판단만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겠다’는 발언과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의원 측은 이어 “오늘 면담 과정에서도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는 쌍용차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산업은행의 태도 변화가 핵심적인 관건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며 “시간에 따라 상황이 급격히 바뀌고 있는 만큼 쌍용차 문제의 바람직하게 해결할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업은행의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야3당 의원들은 이날 면담에서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우선 “자동차산업은 노동집약적이고 전후방 산업연관효과가 커, 생산 고용 수출 세수 등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국민경제와 한국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위해 쌍용차는 회생시켜야 한다”며 8,800억 가량의 ‘공적자금’ 투입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어 “정부와 관리인이 2,646명 정리해고를 고집하는 것은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죽으라는 소리”라며 “사람과 고용이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해고가 아니라 일자리를 나눠야 한다”며 정리해고 철회와 ‘고용안정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고용안정 통한 경쟁력 확보를"

    또한 “상하이자동차는 ‘기술이전’이란 명목으로 쌍용차가 보유한 자동차신기술을 중국으로 가져가는데 주력하다, 올 1월 일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며 “쌍용차 위기의 원인은 대주주인 상하이차가 핵심기술만 취하고 투자약속을 외면한데 있는 만큼, ‘상하이차에 책임’을 묻고 정부는 쌍용차를 무분별하게 해외매각한 ‘오류를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견서에서는 마지막으로 “노동조합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쌍용차 법정관리인들이 일방적 인력 구조조정만 고집한다면 쌍용차 사태는 과거의 불행한 모습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채 노사불신과 극한대치를 계속할 것이며, 정부는 법정관리인과 채권단의 뒤에서 사태를 방치할 것이 아니라, 직접 나서서 ‘노조와 대화’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산업은행장 면담에는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을 비롯해,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이 함께 했다. 이들은 민주당 의원의 참석을 위해 몇몇 의원들의 동참을 타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수 의원은 “산업은행을 상대로 지속적인 사실 확인을 해나갈 계획이며, 쌍용차 문제 해결의 핵심 관건인 정부와 산업은행의 입장 변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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