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6월행진을 시작하자!”
    By mywank
        2009년 06월 10일 02: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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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정신이여 부활하라.”

    22년 전 전두환 정권에 맞서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쳤던 공간에서, 다시 그날의 정신을 되살리자는 목소리들이 붓물처럼 터져 나왔다. 10일 낮 12시부터 대한성공회 대성당에서 열린 ‘6월 민주항쟁 22주년 기념식’은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갈망했던 그날의 함성이 다시 울려 퍼지고 있었다.

    “22년 전 저는 대학교 4학년이었고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의 막내간사로 일을 했다. 밤마다 플래카드를 그리고 대자보를 썼던 기억이 난다.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이룬 지 22년이 지났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인권과 민주주의는 이명박 정권에 의해서 다시 압살당하고 있다.”

       
      ▲10일 낮 대한성공회 대성당에서는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6월 항쟁 22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사회를 맡은 서영교 6월항쟁계승사업회 이사는 22년 전 기억을 되새겼다. 세월이 흘렀지만 그날과 다르지 않은 현실에 곳곳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이해학 6월항쟁계승사업회 대표이사는 개회사에서 “이명박 정부를 타도해야 할 독재정권으로 명칭하고 싶다”며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할 때"

    “역대 독재정권은 평화시위를 ‘폭력시위’로 매도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국민들의 모이는 것을 방해하는 정부는 독재정부다. 우리는 불의에 항거하여 독재정권에 맞서 승리한 적이 있다. 다시 ‘6월의 행진’을 시작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이 더 이상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정권탈취 투쟁을 벌여야 한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세웅 신부는 기념사에서 “나라를 빼앗겼을 때 상해 만주 등에서 선조들이 독립운동을 했는데, 나라를 되찾고자 하는 목표는 같았지만 여러 이념으로 갈라졌다”며 “정치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욕심을 버리고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목사)는 “이명박 정권은 국민들의 손발을 묶고 권력의 노예로 만들려고 한다”며 “지금은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백척간두의 상황에 놓였기 때문에 국회의원 배지, 사상과 조직 등도 모두 버리고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불량한 권력 검찰 언론이 부엉이 바위라는 ‘죽음의 벼랑 끝’으로 민주주의를 몰고 간 불량한 행위에서 비롯됐다”며 “진정으로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는 유통기한이 남았더라도 불량식품은 먹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량한 정권의 아직 유통기한이 많이 남았다”며 “유통기한이 남은 불량한 정권을 개혁하지 않고서는 제 2의 박종철 이한열 노무현이 다시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조국의 미래를 위해서 모두 함께 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국민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국민이 스스로 주인이 되어 민주공화국을 세운 지 22년이 지난 오늘 민주주의는 질식당하고 있으며 공화국의 가치는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대통령의 주검 위에 쏟아지는 국민들의 눈물은 고인에 대한 애도를 넘어 붕괴위기에 직면한 민주주의를 향한 주인으로서의 뼈아픈 자각”이라고 밝혔다.

       
      ▲ 강희남 목사의 노제 (사진=이은영 기자)

    "진보-민주-개혁세력 다함께"

    이들은 이어 “우리는 22년 전 6월 항쟁 정신을 기리고 현실의 모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연대하고 행동해야 할 때”라며 “민주 진보 개혁세력들도 다함께 민주주의와 인권 회복, 남북관계의 평화적 회복, 서민 살리기에 앞장서겠고 실개천 같은 작은 차이를 넘어 드넓은 공의의 바다에서 단결된 힘을 모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은 민생민주국민회의(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6월항쟁계승사업회의 공동 주최로 열렸으며,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씨, 정세균 민주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편, 오후 2시 50분부터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고 강희남 목사의 노제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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