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촌, MB가 보낸 문화검찰인가?
    By 내막
        2009년 06월 08일 11:4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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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최문순 의원과 전병헌 의원이 8일 국회 정론관에서 유인촌 장관에게 문화예술계 욕보이기를 중단하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탁 기자)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과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에 이어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유인촌 문화부 장관의 표적이 되어 그 직을 잃었다. 김윤수 관장과 김정헌 위원장은 해임을 당했고, 황지우 총장은 표적 감사에 항거하기 위해 총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과 최문순 의원은 8일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 문방위 민주당 위원 일동 명의로 기자회견을 열어 "유인촌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문화 검찰이냐"며, "유인촌 장관은 비열하고 폭력적인 문화예술계 욕보이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황지우 내쫓으려 ‘서사창작’을 ‘이론과’로 규정

    전병헌 의원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실기’가 아닌 ‘이론과’라는 이유로 구조조정을 강요당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서사창작과는 황지우 총장이 평교수로 다시 돌아가야 할 학과"라며, "’황지우 총장’에 이어 ‘황지우 교수’마저 내쫓기 위해 ‘서사창작과’를 이론과로 규정하는 문화부의 제멋대로 해석에 그저 실소만 나온다"고 밝혔다.

    유인촌 장관은 문화부 내부 공무원들도 성분 조사를 통해 여러 명 내쫓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문화부에는 과거 전력 때문에 사퇴를 종용당하는 공무원들이 있다. 또 국립오페라합창단원 42명이 한꺼번에 길거리로 내몰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보수언론과 뉴라이트 계열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좌파’라고 낙인찍은 문화예술인들의 씨를 말리려는 태세"라며, "유인촌 장관의 행태는 노무현 전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정치 검찰의 치졸하고 야비한 수사방식과 너무나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내쫓을 사람에 대해 ‘인격살인’과 ‘여론재판’을 진행하고, 특별감사를 통해 뒤를 캐서 먼지를 털고, 반항하면 소송이나 수사 의뢰를 해서 괴롭히는 방식"이라며, "이번 한국예술종합학교 감사는 그 전형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노무현 죽음으로 몰고간 수사방식과 흡사

    문화부는 감사를 시작할 무렵, 일부 보수 인터넷 언론에 감사 내용의 일부를 흘려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교수들이 마치 무슨 큰 비리를 저지른 집단인 것처럼 매도하고, 황지우 총장, 심광현 교수, 진중권 객원교수 등 특정 교수들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황지우 총장의 아들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한 것이 마치 ‘비리’라도 되는 것처럼 보수 언론에 정보를 흘리기도 했으며, 또한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자녀 중 개교 이래 지금까지 이 학교에 입학한 자녀들의 이름 전체를 감사처분 요구서에 명시하여 마치 그 학생들이 비리에 연관된 것처럼 보이도록 해 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도 했다. 

    문화부 감사관실은 무려 10명의 감사인력을 44일 동안 상주시키며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초죽음으로 만들었고, ‘이론과’ 학생의 숫자를 고의로 부풀리고, 예술종합학교가 추진해 온 U-AT 통섭교육의 성과를 폄하하기 위해 문화부의 타 산하기관 관계자를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악용하기도 했다.

    전 의원은 "이 과정에서 교권이 침해당하고, 학문과 예술 활동의 자율성이 억압당했다는 것을 따로 밝힐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유인촌 장관으로부터 인격 살인을 당하고, 자리에서 내쫓긴 분들은 각각 자신이 몸담아 온 문화예술분야에서 뚜렷한 예술적 성취를 통해 일가를 이룬 분들"이라며, "배우 출신의 또 다른 예술가인 유인촌 장관에게 이 예술가들을 모욕할 권리를 누가 주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또한 "예술가들을 추방하면서 도대체 어떻게 품격 있는 문화 국가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유인촌 장관은 이제 자신의 팔뚝에 빛나는 완장의 매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유 장관은) 거들먹거리며 예술가들과 기자들에게 반말을 일삼는 권력의 미망에서 깨어나야 한다"며, "예술의 힘은 깊고도 위대하고, 권력은 짧고도 유한하다는 진실을 직시해 비열하고 폭력적인 문화예술계 욕보이기를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전 의원은 "한국예술종합학교 황지우 총장과 교수들에 대한 중징계 요구 조치를 철회하고, 교수들의 교권과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좌·우파’ 편가르기를 즉각 중단하는 한편 법으로 보장된 문화부 산하기관장들의 임기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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