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디앙 독자 vs 한나라당 심재철
        2009년 06월 05일 10:32 오전

    Print Friendly

    지난해 6월 2일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가 한창일 때 조은영씨는 <레디앙>에 글을 한 편 보냈다. 제목은 ‘아, 이렇게 착하고 질긴 시위대 봤나요. 오늘도 촛불 사러 간다, 나 잡아 봐~라‘ 조은영씨가 자신이 <레디앙>에 원고를 보냈다는 사실도 잊을 만한 올해 초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 쪽에서 기고문에 있는 일부 표현을 문제 삼아, 올해 1월 뒤늦게 그를 명예훼손죄 혐으로 고소했다는 사실을 경찰을 통해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그는 약식 기소돼 법원으로부터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첫 재판은 오는 6월 26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받을 예정이다. 

    출판물 배포금지 가처분신청도

    그는 기고문에서 “심재철 의원이 온라인에서 ‘스마일 (심)’으로 활동하며 악플을 달아 온 증거를 찾아냈을 때, 네티즌들의 센스는 상상을 뛰어넘었다”고 썼는데, 심 의원 측은 이에 대해 "악플을 단 ‘스마일’은 심재철 의원이 아니"라며 "이 글은 명예훼손에 해당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재철 의원 측은 조은영 씨 뿐만 아니라, 포털사이트에 관련 글을 올린 다수 네티즌들과  계간지 <창작과 비평>에 기고문을 보낸 필자(출판사 측에는 배포금지가처분신청, 올해 4월 13일 대법원에서 기각 판결)에까지 이뤄졌다.

       
      ▲ 지난해 6월 초 조은영 독자가 <레디앙>에 기고한 글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해 5월 한 네티즌이 네이버 ‘레몬테라스’ 카페에 ‘배신의 역사 심재철’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심 의원의 학생운동 경력과 정치행보 등을 비판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글에 대해 ‘스마일’이란 닉네임을 쓰는 네티즌은 “저질 허위사실 유포로 엄중한 사법처리 대상"이라며 "사이버 경찰청에 신고하겠다"는 댓글을 달며 이 글을 문제 삼았다.

    이후 이 닉네임을 클릭하면 심재철 의원이 네이버에 개설한 블로그로 연결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악플을 작성한 사람이 심 의원일 것이라는 의혹이 커져갔다. 이에 대해 당시 심 의원 측은 "댓글을 쓴 사람은 인터넷 업무를 담당하는 의원실 직원"이라며 "그러나 이후 문제가 되고 있어 해당 글을 삭제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네티즌들의 오해"

    하지만 네티즌들은 "알바생을 고용해 댓글을 단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했고, 알바비라도 보태주자며 1원, 18원 등의 금액을 심 의원의 후원 계좌로 보내기도 했다. 특히 이후 다음 아고라 정치 토론방에도 ‘스마일’이란 닉네임으로 노무현 정권을 비난하는 악성 댓글이 끊임 없이 올라왔으며, 네티즌들은  ‘닉네임 스마일은 심재철 의원일 것’이라는 강한 의심을 갖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심재철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당시 심재철 의원이 네이버 블로그에서 사용한 닉네임은 ‘스마일’이 맞다”며 “하지만 다음 아고라에서는 어떠한 글도 쓴 적이 없는데, 네티즌들이 네이버에서 같은 닉네임을 사용하니까 다음에서도 그런 닉네임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오해했던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논란이 계속되자, 다음에서 ‘스마일’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악플러를 찾기 위해 경찰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고, 결국 지난해 말 부산에 사는 72년생 남성으로 신원이 확인됐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 인터넷에 심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 글’을 올린 네티즌들을 고발했지만, 대부분 잘못을 인정해 이를 취하했다”고 밝혔다.

       
      ▲ 지난해 여름 다음엔 ‘스마일은 심재철 의원일 것’이라는 네티즌들의 글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그는 또 “하지만 조은영 씨는 파급력이 있고 신뢰성이 담보되어야 할 인터넷 매체에 기고문을 보냈는데 제대로 ‘팩트’ 확인도 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으려고 했다”며 “그쪽에서는 ‘잘못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고소 취하도 별도로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분들처럼 이를 취하할 입장이 아니”라고 말했다.

    "개인 비방 의도 없었다, 표현 자유의 문제"

    이에 대해 조은영 씨는 “심재철 의원을 개인적으로 비방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지난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벌어진 촛불문화제 상황을 글로 옮겼을 뿐”이라며 “고의성이 전혀 없는데, 당시 온라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썼다고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것은 너무 부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을 쓰기 전 ‘스마일’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네티즌의 IP를 일일이 추적할 수도 없는데, 이에 대한 ‘팩트’ 확인까지 해야한다는 주장은 지나치게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결국 심재철 의원은 ‘공인’의 지위에 있고, 당시 네티즌들이 네이버나 다음에 악플을 단 ‘스마일’이 심 의원일 것이라는 의혹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결국 이는 명예훼손이 성립될 수 없는 사안으로 생각됐기 때문에, 정식재판을 청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