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화와 ‘그린카’가 대안
    2009년 06월 03일 10: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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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쌍용자동차가 정리해고 방침을 내리고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해 직장폐쇄로 맞섰다. 사측은 경영부실의 책임을 고스란히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전가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5월 12일 ‘자동차의 날’ 정부는 ‘자동차인의 노고를 치하’하고자 쌍용자동차와 GM대우 임원 몇 명에게 훈장과 표창을 수여했다. 다음 날, 쌍용자동차 노조원 3명은 평택 공장 굴뚝위로 올라가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 정부의 “녹색 미래, 자동차가 선도한다”는 구호는 평택 공장 입구에 서면 유령이 된다. 어쩌면 고공 농성에 필수품(?)인 태양광 전지판이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쌍용차 지부의 총파업 집회 모습 (사진=이은영 기자)

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 역시 ‘그린카 4대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서 ‘자동차산업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환경 경제 사회적 지속가능성 원칙을 무시하고 억압적인 노동배제 방식이 숨어 있다.

자동차산업의 녹색 전환전략

따라서 자동차산업의 회생방안을 논함에 있어 인력구조조정이라는, 노동자와 서민에게 고통을 전가시키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공동의 미래를 위한 전환전략이라는 차원에서 새로운 위기 극복 프레임을 설정해야 한다. 쌍용자동차의 회생방안을 논의함에 있어, 우선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 보도록 하자.

첫째, 새로운 소유와 운영방식의 문제이다. 미국은 경제, 고용의 파급효과를 우려하여 GM을 당장은 국영기업으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독일 헤센주 좌파당은 저번 지방선거 전략으로, OPEL(GM 자회사)에 대한 해결책으로 사회적 통제가 전제되는 공적자금 투입과 이를 통한 그린카 생산으로의 전환을 주장했다. 이것은 고용과 생태 모두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방법이다.

이러한 사례와 유사하게 국유화 또는 사회화를 비롯한 소유전환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 현재 쌍용자동차와 GM대우는 산업은행, 중앙정부, 지자체의 재정지원을 통해 공기업화하거나 이에 더해 노동자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국민-지역기업화하는 방안도 고려해볼만 하다. 단, 공적 자금은 조성, 투입, 권한 모두 사회적으로 통제가 가능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해외 투기자본이나 국내 독점자본에게 납세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여기서는 SUV와 대형차에서 그린카로의 차종 전환을 우선 고려할 수 있고, 다음으로는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업종 전환을 검토할 수 있겠다. 후자가 보다 친환경적이고 발전 전망이 밝다는 점은 당연하다.

전자 역시, 단기간에 대중수송으로의 수단전환을 100% 달성할 수 없고, 100% 재생가능에너지를 도입하기 어렵다는 기본전제에서 보면, 과도기적인 운송수단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관점에서 일정 정도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120g/km 이하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자동차를 제작․판매하면, 두 경우 모두 평균적으로 운송부분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지만,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여 교통량이 증가하게 되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게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전환 방향을 판단 결정하기 위해서는 선차적으로 쌍용자동차의 생산력과 경쟁력을 평가해야 하고, 그린카로 전환할 경우를 예상하여 시나리오 작업을 통해 그린카 중 어느 종목에 주력해야 할지 정해야 한다.

그린카 산업은 이미 무한경쟁에 돌입했는데, 일본은 하이브리드에, 유럽은 클린 디젤에 집중하고 있고, 미국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투자하고 있을 정도로 국제분업구조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미국은 불확실성과 인프라 구축 미흡을 이유로 지난 4년간 12억 달러를 투자한 수소 연료전지차에 대한 2010년 예산을 철회했다).

그런데 아직 해당 분야의 녹색일자리는 전세계 자동차업계 약 800만 일자리 중 25만 개에 불과하다. 이 중 일본(자동차업계 100만개)이 6만 2천개로 추산된다.

한편 태양력, 풍력, 바이오매스, 지열 등 재생가능에너지 분야는 업종전환에 따른 이해관계와 전환효과가 커지기 때문에 보다 복잡할 수 있다. 따라서 그린카로의 전환비용, 편익의 비교 그리고 지역사회 파급효과와 환경영향(온실가스 감축효과) 등 다양한 수준의 평가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북유럽과 미국 등에서 한계산업을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으로 전환해서 성공한 사례들을 참조하면 도움이 된다. 덴마크의 베스타스가 1979년에 기존의 부품제조 철강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 상업용 풍력 터빈 제조로 전환하여 여전히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으며,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US스틸 역시 스페인 풍력터빈 회사 가메사로의 업종전환에 성공하였다.

녹색전략과 정의로운 전환 위원회

두 시나리오 모두 공적자금과 노동자 시민의 투자와 운영참여가 결합하는 형태를 취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공적 형태의 기업을 꾸리기 위해서는 준비 단계부터 올바른 형식으로 구성되고 운영되는, 노동진영, 환경진영, 지역사회, 지자체를 포괄하는 실질적인 의사결정구조를 필요로 한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자동차 산업을 위한 미래와 전략 위원회(가칭)’도 논의할만 하겠다.

이러한 프로젝트의 목표는 지금까지 이루어지고 있는 화석에너지 중심의 양적 성장 모델에서 탈피해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질적 성장 모델을 개발하고, 생산과정에서 노동자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여 작업장 민주주의와 참여민주주의를 확대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시에 ‘정의로운 전환’에 필수적인 재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노동력의 도태와 낙오되는 경우를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 지역경제 활성화, 녹색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녹색 작업장’(greening workplace)을 통해 노동자의 건강을 우선하고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식도 함께 추진하면 상승효과가 날 것이다. 에너지 효율성은 보통 기술투자의 결과이지만, 노동방식과 공정 개선을 통해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적은 비용으로 에너지 효율성과 자원 사용에 의미있는 향상을 이룰 수 있다.

풀어야 할 숙제들

그런데 이러한 미래 전환에는 세 가지 정도의 풀기 어려운 숙제가 있다. 첫째, 투기자본 행태를 보인 상하이 자동차의 책임과 이를 인가하고 묵인한 한국정부의 책임을 묻고, 한국정부는 쌍용자동차의 녹색 미래전환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동시에 사회화 국유화 과정에서 ‘정의로운 전환’을 통해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

둘째, 전환에 필요한 연구개발과 생산능력 확보에는 막대한 고정비용을 초래하는 문제가 남는다. 즉 기존 체제의 구조적인 위기 역시 미래진행형으로 남거나 집행이 유예된다. 이런 잠재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전환은, 자동차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녹색경제로의 전환 속도와 강도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환경 경제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게 될 것이다.

   
  ▲ 필자

셋째, 녹색산업이 초기성장기임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과 성능향상의 경쟁심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그린카와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은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불확실한 경기 전망에도 이 산업분야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자리잡지 않은 그린카나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에서 신규 기업의 진출은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이다.

물론 보다 확대된 시장이 형성되고 생산-유통-소비의 방식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산업기반은 또 다시 흔들릴 수 있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런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집합재 성격의 제품과 인프라를 우선적으로 생산해야 한다. 또한 규제와 보조금 등 공공기관의 정책지원과 사회적 통제가 중요하다. 특히 전기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 구축과 정유회사와 전력회사와의 이해관계 조절에 공적인 중재는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주의해야 할 것 하나. 녹색일자리와 괜찮은 일자리 담론은 사회적 필요와 자연의 질 보존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깊은 성찰이 요청된다. 만약 사회와 자연에 위협이 된다면 그러한 일자리를 새롭게 만들거나 늘릴 것이 아니라 녹색일자리이면서도 괜찮은 일자리로 전환해야 한다.

이 칼럼은 에너지정치센터(http://www.enerpol.net)가 발행하는 격주간 이메일 뉴스레터인 <에너진>에 함께 게재되며, 에너지정치센터의 내부 필진과 비정기적으로 초청되는 외부 필진에 의해서 쓰여집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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