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신 치하의 부가가치세 반대 움직임
        2009년 06월 02일 12: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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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가세에 대한 상인들의 반발

    2004년경에 어떤 상인단체가 민주노동당에 항의공문을 보낸 일이 있었다. 그 때 민주노동당에서는 부유세 도입을 위한 조세개혁 인프라 구축을 위한 법안을 대거 제출했는데, 그 중에 간이과세제 폐지법안이 포함된 것이 이 분들의 심기를 건드린 모양이었다. 상인들의 입장에서는 부가가치세 자체에 대한 불만도 불만이지만 이로 인한 매출노출이 소득세 증가로 이어지는 것에 더욱 민감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로 생각된다.

       
      

    반대로 부가가치세는 대표적인 간접세라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고, 한겨레 신문 같은 곳에서는 1년에 한 차례 이상 간접세 중심의 한국세수로 인하여 소득재분배가 되지 않고 결과적으로 근로자만 피해를 본다고 항상 보도하여 왔기 때문에 부가가치세와 같은 간접세를 올리는 것에 대한 심리적 반발 또한 만만치 않다.

    즉, 부가가치세는 그 자체로는 간접세 중에는 일부 사업자에게만 부과하는 세금보다는 합리적이나 그 도입이 “정치적으로” 매우 어렵다. 상인들은 매출노출을, 근로자들은 소득재분배기능 약화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두 집단이 모두 반대할 수 있는 세제이기 때문이다.

    부가가치세가 비교적 일찍 도입된 유럽의 경우 상대적으로 복지지출이 많아 그 반감이 상쇄된 측면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미국의 경우는 아예 연방단위에서는 도입되지 않았고, 일본은 90년대가 돼서야 도입된 것을 보아도 부가가치세 도입이 ‘정치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임을 알 수 있다.

    행정적 준비는 충실하였으나

    박정희 정부가 부가가치세를 졸속으로 도입한 것은 아니었다. 박정희 정부는 부가가치세 도입을 위해 상당한 준비를 하였다. 이미 도입 5년 전인 1971년에 세제심의회는 장기세제 방향으로 종합소득세 도입과 부가가치세 도입을 결정하면서 준비를 진행하였는데 박정희 정부는 아일랜드 국세청장 출신인 국제통화기금 재정전문가인 James C. Duignan, UN의 조세전문가인 Carl S. Shoup, 역시 국제통화기금 조세전문가인 Alan A. Tait에게 모두 3차에 걸쳐서 자문을 구하였다.

    이들의 조언대로 부가가치세 내용이 결정된 부분이 많아 이들의 조언이 부가가치세 도입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가가치세 도입 전에는 영업세율을 올리고 원천징수대상자를 확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가가치세 도입의 제도적 기초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행정적 준비 부족이 아니었고, 사회의 제 계층이 이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동의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데에 있었다. 당시는 10월 유신 치하로 박정희가 제왕으로서 한국을 통치하던 시절로 국회의원의 3분의 1이 대통령이 임명하였으며 유신헌법 상의 대통령이 선포하는 긴급조치는 헌법적 효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반발이 표출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가가치세에 대해서는 초기부터 반발이 터져 나왔다.

    각계의 부가세 반대 움직임

    정부정책에 대해서 반대를 거의 할 수 없었던 자본가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조차 부가가치세 도입으로 인한 과세표준 노출로 인하여 조세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여 시기상조론이 우세하였고, 법을 제정하더라도 시행시기를 대통령령에 위임할 것을 주장하였다. (사실 이 말은 도입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우회적으로 한 것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는 세금계산서 발행의무가 면제되는 과세특례자의 범위를 1년 매출액이 1,200만 원 이하인 정부안보다 확대하여 1,500만원으로 확대하고, 세금계산서를 발부하지 않았을 경우 징역형을 삭제하고 벌금형만을 부과할 것 등을 주장하였다.

    3선개헌에 찬성하였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조차 부가가치세의 역진성을 보완하기 위하여 생활필수품에 대한 광범위한 면세, 세제의 역진성 보완을 위한 사회보장제도의 강화, 근로소득세 부담경감, 물가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한 강력한 가격통제제도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지금이라면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당시가 유신 치하라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이해당사자들이 이 정도 입장 표명을 한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야당의 총공세

    야당인 신민당도 조세관련 법안에 대해서 최초로 여당의 부가가치세 법안에 대해서 반대를 명확히 하였고, 자신의 독자적 수정안을 제출하였다. 야당이 정부가 제출한 세법개정안에 대해서 이렇게 적극적인 공세를 편 건은 3,4 공화국 통틀어 부가가치세법안이 처음이었다.

    신민당은 부가가치세에 대해서 최종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켜 조세의 역진성을 가중시키고, 회계상의 부담으로 기업의 부담이 가중될 뿐만 아니라, 인정과세가 존재하는 현실 속에 조세행정상 상당한 마찰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정부가 정한 13%(탄력세율 5%)의 세율이 지나치게 높아 물가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반대하였다.

    신민당은 가격과 유통구조의 정상화가 선행되고, 사회보장제도가 확충되며, 공평한 과세가 이루어지는 바탕 위에서 행하여져야 하며, 부가가치세의 역진성을 보완하기 위하여 소득세법상 인적공제의 확대, 세율의 인하 등 대폭적인 개편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수정안을 제출하였으며 본회의에서도 여당의 안에 대해서 소속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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