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놀이터' 된 시청광장
    By mywank
        2009년 06월 01일 04: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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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1일 오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는 시민들의 추모 물결 뒤로, 경찰의 차벽으로 봉쇄된 서울시청 앞 광장 잔디밭에서 전경들이 한가롭게 놀고 있는 사진(☞바로가기) 이 공개돼, 시민들과 네티즌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차벽 치고 노는 경찰

    이 사진은 ‘바른 나라에 살고파(닉네임)’라는 네티즌이 지난달 31일 오후 덕수궁 대한문 주변 건물에서 찍은 것으로, 전투경찰 5~6명이 시민분향소 바로 앞 서울광장 잔디밭에서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거나, 드러누워 장난을 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시청 앞 광장을 다시 봉쇄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저녁부터 30일 새벽까지 광장 안에서 ‘밤샘’ 촛불을 밝힌 시민들을 연행했으며, 비슷한 시각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시민분향소를 강제 철거하기도 했다.

       
      ▲전경들이 시청광장 잔디밭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네티즌 ‘바른 나라에 살고파’)
       
      ▲잔디밭에 누운 한 대원을 다른 전경들이 카메라로 찍고 있다 (사진=’바른 나라에 살고파’)

    ‘바른 나라에 살고파(닉네임)’는 이날 저녁 다음 아고라에 사진과 함께 자신의 심경을 올렸다. 그는 “차벽으로 막힌 광장이 자기들의 놀이터인 것처럼 누워서 사진을 찍고 가관도 아니었다”며 “경찰은 ‘시민추모제’ 때 광장 사용을 못하게 했는데, 결국 경찰의 놀이터로 만들기 위해 그랬던 것 같다”며 비판했다.

    그는 이어 “경찰은 이런 짓을 하려고 시청 앞 광장을 가로막은 것이냐”며 “당시 전경들은 근무 중이었으며, 돌아가신 고인과 (덕수궁 시민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생각해서라도 이런 행동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게 경찰 식 애도인가?"

    그는 또 “국민장 기간은 끝났지만, 이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경찰 식의 애도 방법이냐”며 “경찰은 지난달 30일 새벽에는 광장을 경찰버스로 막고 덕수궁 시민분향소를 그 지경으로 만들어 놓더니, 다음날 오후에는 이렇게 한가롭게 놀고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차벽으로 봉쇄된 시청광장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지난달 30일 경찰에 의해 강제철거된 덕수궁 시민분향소의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시민상주’들은 발끈했다. 백은종 촛불시민연석회의 공동대표는 “철없는 어린 전경들의 행동이라고 보지만, 결국 이를 제지하지 않은 경찰 지휘부의 책임이 더 크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MB정부의 태도를 경찰 지휘부 역시 고스란히 따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맹영인 씨는 “아무리 철이 없는 행동이었다고 해도, 주변 어른이 돌아가셔도 상가 집에서 이런 행동을 할 수가 있겠냐”며 “얼마 전까지 국가원수고 ‘나라의 아버지’였던 분이 돌아가셨는데, 경찰은 이렇게 즐겁고 한가롭나”고 비판했다.

    "경찰 지휘부 책임 더 크다"

    네티즌들도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해당 글 아래에 140개가 넘는 댓글을 달며, 분노하고 있다. ‘검은 날개(닉네임)’은 “아버지와 함께 덕수궁 시민분향소에 조문 온 5살짜리 아이들도 저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며 “5살 꼬마들만도 못한 행동”이라고 비아냥 거렸다.

    ‘일어나 하나둘(닉네임)’은 “서울시청 앞 광장은 시민의 광장이지, 경찰들의 광장이 아니”라며 “빨리 시민들에게 광장을 돌려주라”고 밝혔다. ‘감생러브(닉네임)’은 "근조 리본을 달고 시민분향소 때려 부순 X들인데, 제 정신을 가졌다고 볼 수 없다"며 "다른 사람들이 슬퍼하는지 기뻐하는지 상황파악도 못하는 X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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