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국회 본회의장 대치 중
    By 내막
        2009년 07월 15일 05: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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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레바논 파병연장 동의안 통과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는 큰 충돌 없이 산회했지만 본회의장에는 오후 3시 현재 한나라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의 일부 의원들이 남아서 자리를 지키고 있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서로 믿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미디어관계법에 대한 정부여당의 강행처리 입장 때문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날치기 강행’ 처리를 할지 모른다는 것이 야당들의 의구심이다.

    강행 처리든, 결사 저지든 주요한 전략적 ‘요새’는 본회의장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서로 상대방이 본회의장 점거를 노리면서 나가지 않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가 먼저 나갈 수는 없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오후에는 국회 본회의장 맞은편에 있는 예결위 회의장에서 한나라-민주 양당의 의원총회가 열렸지만 양당은 본회의장을 ‘사수’하는 인력을 남겨두고 의원총회를 진행했다.

       
      ▲ 1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사진=김경탁 기자)

    "4번 만나고 단독국회 결정"

    이날 5분 발언에서 민주당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한나라당이 단독국회 소집을 결정한 것은 신임 원내지도부가 선출되고 단 4차례의 원내대표간 만남을 가진 후였다며 "너무 무모하고 경솔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의 등원 결정에 대해 "시간을 끌기 위한 정략이 아니라 많은 현안을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 질문 등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4주 정도의 회기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 15일 오후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안상수 원내대표

    우윤근 수석은 "7월 하한기에 국회의원들이 쉬기도 해야겠지만 7월 25일까지 단독국회를 마감하려는 의도는 언론악법을 직권상정 강행 처리하겠다는 것이 너무 명백하다"며, "4주가 길다면 신축적으로 양보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본회의가 끝나고 이어진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간 회담에서 의사일정 조정에 대한 합의안이 나왔지만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거부로 무산됨에 따라 결국 여야는 국회 본회의장에서의 정면충돌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노영민 대변인은 이날 오후 <레디앙>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히고, "한나라당은 원내수석부대표가 아무런 권한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날치기 기필코 막아낼 것"

    한편 노영민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이 대표적인 MB악법인 언론악법의 직권상정을 국회의장에게 공식 요청하는 등 날치기 처리가 임박한 것 같다"며,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는 독재통치를 위한 쿠데타이며, 이 나라 민주주의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 대변인은 "국회의장은 한나라당이 파견한 당직자도 아니요, 청와대가 파견한 여의도 분소의 파견인은 더더욱 아니"라며, "국회파행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명분이 될 수 없다. 언론악법의 단독 강행처리를 포기한다면 국회는 당연히 정상화된다"고 주장했다.

    노 대변인은 "국회가 국민의 뜻을 따르는 진정한 대의기관이라면 그리고 국회의장이라면 당연히 국민의 뜻에 따라 언론악법의 직권상정을 포기해야 한다"며, 김형오 의장을 향해 "의장의 직권상정은 쿠데타의 선봉장이 되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나라 "민주당, ‘이중계약’ 확인"

    이에 맞서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끝내 국회 본회의장에 자리를 깔고 앉았다"며, "결국, 민주당의 국회등원은 국회 본회의장 밖의 돗자리를 치워 본회의장에 드러눕는 국민 우롱, 국민 기만의 사기극이었다"고 주장했다.

       
      ▲ 15일 오후 본회의가 끝난지 한참이 지났지만 국회 본회의장을 지키고 앉아있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곽정숙 의원

    윤상현 대변인은 "얼마 전 여야가 ‘합의 안건을 처리하고, 본회의장에서 퇴장하자’고 했던 신사협정은 한여름 밤의 꿈이었다"며, "지도부는 합의하고, 당내 강경세력은 이를 뒤집어 의회질서를 손바닥 뒤집듯 하는 반의회주의 세력의 ‘이중계약’이 또다시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레디앙>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 자리를 점거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우리가 먼저 나왔다가 민주당 의원들이 안에서 문을 걸어 잠글까봐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본회의장 점거를 위해 3개조로 의원들을 편성해 불침번을 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민주노동당도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기도를 막기 위한 본회의 점거에 동참한다는 방침하에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본회의장을 지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편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레바논 파병연장 동의안을 245명 투표에 221명 찬성이라는 압도적 차이로 통과시키고, 이밖에 국회운영위원장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교육과학기술위원장에 민주당 이종걸 의원, 예결산 특별위원정에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 윤리위원장에 이한구 의원 등을 각각 선출했으며, 안건 처리에 이어진 의원들의 5분 발언을 마치고 오후 1시 13분 산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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