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후보 추천권 논란 끝 부결
    2009년 05월 31일 01: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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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당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30일 민주노동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의 핵심 쟁점은 ‘4.29 재보궐선거’에 대한 평가였다. 민노당 최고위는 재보궐선거 평가를 보고 사항으로 제출했지만, 현장의 중앙위원들이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이 평가를 근거로 한 당헌 개정안은 치열한 토론 끝에 부결되었다.

당헌 개정안 토론 끝에 부결

이날 민주노동당 최고위원회가 제출한 4.29 재보궐선거 평가는 “광주전남 지역에서의 승리와 수도권 선전, 울산북구에서의 우리 후보로의 단일화 실패”로 요약됐다. 최고위는 “이번 4.29재보선을 통해 2010년 지방선거에서의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진보정치의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 과제와 교훈을 얻은 선거”라고 평했다.

이어 그 성과와 과제를 △최고위원회의 지도력 제고 △전략적 지지층인 ‘노동자, 농민’의 힘 확인 △반MB전선, 진보대연합 원칙의 적용 과제 확인 △민주노총 배타적 지지방침의 ‘사실상’ 무력화로, 새로 조성된 환경에 부응하는 당의 노동전략을 모색 △당원들의 헌신성 등 당의 저력의 보여준 선거로 정리했다.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사진=정상근 기자)

특히 단일화에 패배한 울산북구에 대해서는 △지도부가 일사분란하지 못했고 △선거가 단일화 구도에 갇혔으며 △지역주의 구도 때문에 고전하였고 △노동자 계급투표를 조직하지 못했으며 △전국적 선거에 지역선본이 주도하는 등 선거지휘체계에 문제가 있었고 △단일화 협상에서 원칙이 고수되지 못했다는 비판적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에 대해 중앙위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인천의 이혁재 중앙위원은 “이번 재보궐선거는 울산북구 원포인트 선거였다”라며 “지도부가 ‘반MB’의 폭발의 중심인 수도권 인천 부평을의 선거 전략이 있었나”고 지적했다. 

북구 평가에 비판 집중

그는 “특히 부평을은 중앙위원회의 결정인 ‘진보대연합’을 실현했다”며 “연일 여야 지도부가 싸우는 부평에서 사표론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지만, 민주노총 인천과 인천 진보신당이 (김응호 후보를)사실상 지지해, 이 논의를 기반으로 진보대연합의 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이 전국에서, 전주에서라도 진보대연합의 메시지가 전달되었어야 했다”며 “울산도 후보단일화를 전술로만 활용했을 뿐, 진보대연합의 관점이 되었는지 평가해야 하는데 평가서에는 그러한 것이 나와 있지 않고 전술적 실패에 대한 기술만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정미 중앙위원은 “울산북구 승리 의지에도 우리 후보로 단일화가 되지 않아 절망감이 들었지만, 이번 선거는 ‘반MB’를 위한 진보대연합이 우선이며, 그 전선 속에서 당의 후보를 당선시켜야 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진보대연합’ 성사 이후 ‘잘했다’고 평가하는 상황에서 당의 평가보고서도 이를 더 잘했다고 칭찬해야 함에도 긍정적 평가가 없다”고 지적했다. 최고위원회는 이 같은 의견을 받아들여 평가보고서를 보완키로 했다.

한편 이날 당헌개정안 중에는 이번 4.29 재선거 평가 중 공통적으로 지적된 ‘지도력 부재’와 관련된 개정안이 상정되어 관심을 끌었다. 이는 울산북구와 경주선거에 지도부가 겪었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마련된 안이었다.

당시 울산북구에서는 당내에서 김창현-이영희 후보 간 후보조율에 실패했고, 경주선거에서는 중앙위원회와 최고위원회에서 출마 여부 재논의를 권유했으나 경주시당 운영위원회가 거부했다.

최고위, 전략후보 추천권 부결

최고위원회는 울산북구에 대해 “선거에서의 승리 비결은 지도부의 일치성과 그에 기초한 일사분란한 지휘”라며 “2월 15일 중앙위원회에서 전략지역 선거를 결정했음에도 최고위원회가 적극 나서서 신속한 대응과 통일적인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함으로서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후보선출 과정에서 어려움을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최고위원회는 이러한 평가를 기본으로 정책당대회 개정사항에 ‘전략후보 추천권’안을 제출했다. “전당적인 선거대응이 필요할 경우 중앙위 결정에 따라 전략지역을 선정하고 최고위원회가 후보 추천권을 갖는것”이다. 이 경우 추천후보 이외에 다른 후보가 나올 수 없는 ‘배타적’ 방식으로 추천되지만, 당원 찬반투표를 거치게 한다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중앙위원들은 “당원 민주주의와 상향식 공천제도라는 당의 기본정신에 위배된다”며 반발했다. 이어 몇몇 중앙위원들이 “최고위원회는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단 당원들의 피선거권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수정동의안을 만들어냈지만, 이 역시 과반에 2명 미치지 못해 부결되었다.

수정동의안 반대토론에 나선 인천 이용규 중앙위원은 “전략추천, 전략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은 매우 제한적이며 특수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이를 일상적으로 명문화 하는 것이 민주주의와 상향식 공천제에 위배되며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원, 피선거권 제한 안돼

울산의 이한석 중앙위원 역시 “원안, 수정안 모두 의도와 달리 당원들의 피선거권을 제한한다”며 “중앙당 추천권을 무시하고 나온다면 중앙당 권위의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원들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제한할 수 있음에도 이런 시기에 이 같은 안을 제출하는 이유가 뭔가”라며 "석연치 않은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북구는 3명의 예비후보들이 나왔고 추대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최고위원회는 북구선거 승리를 위해 노동후보 좋겠다는 의견을 제출했다”며 “이처럼 추천권은 중앙당 의견이 지역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 당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중앙위원들의 표결장면(사진=정상근 기자)

반면 찬성토론에 나선 성남 김연경 중앙위원은 “지도부가 권한을 독식하는 것 아니냐는 사고로 바라보면 부정적인 결론 밖에 없다”며 “전략선거구 선정에 동의한다면 그 구체적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판단해야 하며, 중요하고 상징적인 선거구의 경우 중앙당이 방향을 잡지 못하면 당의 진로로서도 큰 낭비”라고 주장했다.

최동석 중앙위원도 “‘악용할 수 있다’는 극단적 사례를 들고 있다”며 “실제 선거를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훌륭한 외부 후보를 세울 때도 있어야 할텐데, 제도적인 관점에서 이를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제도 도입 찬성 의견을 밝혔다.

전략기획본부 설치

한편 이날 중앙위원회에서는 최고위원에 대한 재보궐 선거의 경우 ‘노동-농민 할당’ 최고위원에 한해서 당원 직선이 아니라 대의원들이 선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지역의 각 분회는 지역이나 직장, 부문뿐 아니라 다양한 형식의 의제분회도 열어놓았고, 국회의원 후보선출에 대한 개정안도 승인했다. 이 당헌 변경 사항은 정책당대회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아울러 의원활동 방침에 대해 “민중의 힘을 바탕으로 한 의정활동 전략”으로 명명하고 법안발의는 최고위원회의 승인을 받기로 했다. 이어 의정기획-정책기획-기획조정으로 분산된 기획역량을 ‘전략기획본부’로 통합하며 중앙위원회 내 ‘의정활동평가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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