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삼성 에버랜드 원심 파기 무죄"
    By 내막
        2009년 05월 29일 04: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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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울시청 앞 노제에 온 국민의 시선이 쏠려있던 5월 29일 오후 2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사건으로 기소된 이 회사 전 대표이사 허태학ㆍ박노빈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는 판결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조준웅 삼성특검팀이 같은 혐의(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무죄가 사실상 확정됐고, 10여 년에 걸쳐 진행된 삼성그룹 총수일가와 경영진의 불법행위는 결국 아무런 법적 처벌도 받지 않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사법부 공정성과 권위의 마침표로 기록될 것"

    진보신당은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성명을 통해 "그동안 삼성 관련 모든 재판에서 봐주기, 편들기로 일관했던 사법부가 마침내 삼성공화국 지키기 사수 미션을 완료하는 마침표를 찍은 것"이라며, "오늘 판결은 대한민국 사법부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기대의 마침표이자, 권위의 마침표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진보신당은 특히 "오늘 ‘반칙과 특권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난 자리에서 ‘반칙과 특권’의 화신으로 남을 이건희 회장 일가를 온 국민은 분노의 마음을 담아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일선에서 삼성과의 싸움을 벌여온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 민주주의법학연구회도 곧바로 서초동 대법원 청사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대법원 판결은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집단의 초법적 경제권력 앞에 사법부가 최종적으로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성토했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레디앙>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판결은 형식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기존 판례를 뒤집고 형식만 충족되면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앞으로 다른 재벌들이 형식 요건만 충족시키고 비슷한 부당승계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지적했다.

    김상조 소장은 특히 대법원이 판결시점을 택일(?)한 것에 대해서도 "대법원이 판결 시점과 내용면에서 아주 안전한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면죄부 위해 사실관계 왜곡 묵인"

    이날 공동 기자회견문에서 참가단체들은 "대법원은 유사한 논점을 가진 다른 사건에서는 추상과 같이 배임이라고 힐문하고 엄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관련된 사건에서는 주주들간에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분쟁사안일뿐 형벌이 적용되어야 할 공법적 규율대상이 아니라면서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는 삼성에 면죄부를 주는 법 논리의 완결성을 위하여 일부 사실관계의 왜곡까지도 묵인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과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삼성그룹뿐만 아니라 폐쇄회사인 비상장회사를 통해 그룹 전체의 부를 빼돌리는 한국재벌과 다른 기업들의 수많은 사익추구행위들 전체가 면죄부를 받게 되었다"며, "향후 이같은 경제질서 교란행위가 시장에서 횡행하게 될 것이고, 사법부가 결과적으로 이를 ‘조장’하였다는 사법 무능에 대한 비난까지 피할 수 없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참가단체들은 "결국 법원은 신영철 대법관 사건으로 땅에 떨어진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였고, 사회 전체 구성원이 아니라 소수 특권층의 이익만을 대변한다는 불명예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또한 "이번 대법원 판결로 사회전반에 걸친 삼성그룹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기타 이번 대법원 판결의 구체적인 문제점은 판결문을 분석한 후 차제에 자세히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삼성 영향력 더 커질 것

    참가단체들은 이번 판결이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삼성전자 전무 이재용의 승계문제와 삼성그룹의 총체적인 불법행위 및 소유지배구조 문제의 종착역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법률적 문제가 산적해 있고, 그 중의 상당 부분은 새로운 사법적 심판의 대상이 될 수도 있으며, 이건희 전 회장의 무죄판결과 이재용이 삼성그룹의 3세 총수로서의 경영 리더십이나 법률적·사회적 정당성을 획득하는 것은 전혀 별개라는 지적.

    이들은 "이재용이 ‘삼성그룹 회장’이라는 명함을 들고 다니거나, 삼성전자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된다고 해서 삼성그룹의 총수가 되는 것도 아니"라며, 그의 앞에 산적한 문제가 적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명심해야 할 것은, 광고를 무기로 일부 비판적 신문사와 방송사의 입에 재갈을 물린다고 해서, 커튼 뒤에서 정부여당에 로비해서 금산분리 규제를 무용지물로 만든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경실련 "사법역사의 불행한 날"

    한편 경실련도 이날 성명을 통해 "삼성그룹 및 이건희 전회장의 중대한 범죄 행위에 대해 결국 총체적인 면죄부를 부여한 사법부의 결정에 깊은 분노와 유감을 표한다"며, "우리나라에 과연 법치주의와 사법정의가 존재는 하고 있는 것인지 참담한 심정으로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모든 국민이 마지막 순간에 의지해야 할 법을 판결하는 사법부가 재벌이라는 경제권력에 결국 굴복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오늘은 사법 역사의 불행한 날로 기억될 것"이라며, "‘반칙’과 ‘특권’을 용인하여 모든 국민들에게 법에 대한 불신과 허탈감을 안겨준 사법부 관계자들은 역사의 부끄러움으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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