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총 "서명운동 통해서라도 압박"
    진보신당 "무조건 연내통합 부정적"
        2009년 05월 28일 05:26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민주노총 산하 ‘진보정당세력 통합을 위한 민주노총 추진위원회’(통추위)가 전날 민주노동당을 방문한 데 이어 28일 진보신당을 찾았다. 통추위는 이날 전날과 마찬가지로 ‘진보정치 통합을 위한 TFT’구성에 대해 제안했고, 진보신당은 이에 대해 정식공문이 발송되면 “고민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이 양당의 통합을 강도높게 촉구하고 있으나 TFT 구성에서 양당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진보신당 이용길 부대표는 “만나긴 했지만, TFT에 참여하는 문제는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당내에 구체적 논의는 없었지만, TFT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간담회 모습(사진=정상근 기자) 

    이날 간담회에서도 통추위와 진보신당은 서로 입장차를 확인했으며, 일부 사안에서는 논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갑득 통추위 위원장(금속노조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현장의 어려움을 이야기했고, 양 당이 대충 고민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통합을 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양 당이 통합하지 않으면 진보진영 서명운동과 전 조합원 서명운동을 해서라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진영 서명운동으로 압박할 것"

    이에 대해 정종권 부대표는 “통합이 되기 위해서는 해소할 장애물들이 많다”며 “단순히 1년 전으로 돌아가는 통합이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며 연내 무조건 통합을 강조하는 입장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줬다.

    정 부대표는 “새 진보정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난 10년 동안의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냉철한 평가 후 업그레이드된 상을 제시한다면 통합에 대한 고민도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민주노총의 정치 방침에 대해서도 공방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길 부대표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방침이 달라진 것이 없고, 울산과 전주에서도 이 방침이 유효하게 작용해왔는데, 이에 대한 변화 없이 통합을 강조하는 것은 진정성도 없으려니와 제3자에게는 민주노동당에 진보신당이 흡수되는 상황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타적 지지방침을 유지하려면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진보정당에 대한 배타적지지’로 바꿔야 양당의 통합 주장이 진정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성규 위원장은 “배타적 지지 방침에는 손을 댈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위원장은 “통합 전, 배타적 지지 방침을 토론하고 다시 손을 대느니, 통합 후 통합정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선언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갑득 위원장도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진보신당은 ‘무조건 통합’이 전제되지 않는 협의를 위한 테이블에는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현안 대응은 물론 오는 10월 재보궐선거나 2010년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연합 전술에 대해 진보정치세력과 민주노총이 논의하는 자리에 대해 고민할 수 있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가 역제안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권 부대표도 “현실적으로는 울산북구 후보단일화에서처럼,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진보정치의 연대-연합 전술이 필요하다”며 “우선 통추위가 민주노총에서 공식적인 고민을 통해 발족한 공식기구인 만큼, 통추위가 제안을 해 온다면 진지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갑득 위원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전날 민주노동당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안 통합”을 주장한 것에 대해 “통추위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며 “올해 안에 통합하고 2010년 지자체 선거에 대응 한 뒤 다음 총선에서 의미있는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앞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진보정당이 민주노동당 하나 있었을 때에는 과반수 이상이 민주노동당을 지지해왔고 정치자금 모금도 많이 되었는데, 분당 이후부터는 현장에서 정치활동도 잘 안 되고 있고, 조합원들이 어쩔 줄 몰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루빨리 (진보세력이)통합해야 한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공식 입장”이라며 “민주노동당과 만난 자리에서도 대중조직과 정당이라는 특성 상 크고 작은 의견의 차이점은 있었지만 ‘대의’라는 측면에서 따로 가자고 하지 않을 것이라 느꼈다”고 말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지난 울산북구 재선거에서 단일화를 바탕으로 조승수 의원이 당선하는 데 기여해준 민주노총에 감사드린다”며 “근본적인 정치지형의 변화를 통해 현재의 여러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민주노총과 여러 대화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