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공립 보육시설 폐쇄…파행 운영
    By 나난
        2009년 05월 26일 03: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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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출산율은 1.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보육의 공공성을 확대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정부는 국공립보육시설을 폐쇄하거나 민간에 위탁해 공공보육정책에 반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지난 8일 수원세류1동어린이집에 시설폐쇄 통보를 명했다. 이유는 원아 감소에 따른 운영상의 어려움과 지난 2007년부터 제기된 민원제기 등으로 어린이집이 파행 운영돼 왔다는 것. 여기에 주변 지역 재개발에 의한 쾌적한 보육환경 제공의 어려움도 폐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공공노조와 강북 보육공공성대책위 등의 주장에 따르면 수원시의 시설폐쇄 결정은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다. 주거환경개선사업, 즉 재개발로 인해 보육환경 제공이 어렵다지만 지난 2월 7개월 된 아이를 시설에 맡긴 임길례 씨 주장은 다르다.

    그는 “아이를 맡길 당시 시설에서는 재개발지역이라 부지가 마련된 곳으로 옮겨 갈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제와 재개발 타령을 하며 아이를 다른 시설로 옮기라고 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시설폐쇄 2개월 전까지 학부모에게 사실을 공지하고 아동에 대한 시설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수원시는 ‘주변에 국공립시설만이 아니라 민간시설도 많으니 아동 시설전환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서울 강북 솔바람어린이집의 경우 위탁체인 도선사가 경력 보육교사를 아무런 이유 없이 부당해고하며, 지난 몇 년간 공금을 횡령하는 등 온갖 부정부패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솔바람어린이집은 지난 2006년~2009년 동안 약 1억 3천만 원의 정부 보조금을 허위 수령한 사실이 학부모들의 회계 감사에서 밝혀졌다. 게다가 기본적인 운영비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영수증과 구입하지도 낳은 수많은 물품이 첨부된 장부 역시 발견됐다.

    또 같은 기간에 보육교사에게 체불된 임금은 1인당 평균 1,100만 원에 이른다. 이는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시간외수당을 계산한 것일 뿐으로, 야근수당이나 특근수당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솔바람어린이집의 경우 구청에서 회계감사를 진행한 지 1주일 뒤 학부모에 의해 3년 동안 세 명의 유령교사가 인건비를 받은 사실과 있지도 않은 몇 백만 원짜리 교재교구가 구입된 사실, 아이들이 먹지도 않은 급간식 재료 구입 사실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국공립시설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체계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 민주노총 공공노조 등은 26일 "거꾸로 가는 국공립보육정책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이은영 기자)

    이에 민주노총 공공노조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강북보육공공성대책위,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6일 오전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육공공성을 촉구하며 “거꾸로 가는 국공립보육정책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공립시설 운영의 고질적 문제는 민간위탁에 따른 폐단이다. 이에 이들은 “위탁체로 흘러가는 돈을 막고 강북구청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솔바람어린이집의 직영운영을 요구했지만 구청은 무조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원세류1동어린이집의 경우 수원 지역 유일한 영아전담시설임에도 정원부족을 이유로 시설 폐쇄를 단행하고 있다”며 “출산율이 높아져 정원이 늘어나면 10억 넘게 들여 국공립시설을 새로 지을 것이냐”며 수원시를 규탄했다.

    현재 강북구청의 경우 국공립어린이집을 직접 운영하는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민주노총 공공노조 확인 결과 진주시, 창원시, 구미시, 김천시, 충북 단양군 등지에서 국공립 보육시설을 직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 확인 결과 보건복지가족부에서도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시설 수를 80여 개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평균으로 계산해) 100개 어린이집 중 5개만이 국공립어린이집인데 정부는 그마저 폐쇄하거나 민간위탁을 확대하려 한다”며 “정부가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높이고, 보육공공성 확립에 의지가 있다면 국공립보육시설의 확충과 직영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정부 보육정책을 규탄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중 경찰의 저지로 주최측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국장을 치르고 있는데 뭐하는 짓이냐”며 “차 빼고 현수막 치우라”며 기자회견을 저지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왜 막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미신고 불법 집회”라며 “차량과 피켓을 갖다놓고 하는 것은 기자회견이 아니며 집시법에 위반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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