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의 ‘무개념’, 국민들 뿔났다
    By mywank
        2009년 05월 26일 12: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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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온 나라가 슬픔에 잠긴 가운데, 이명박 정부와 그 추종세력들은 그의 죽음을 비하하는 ‘막말잔치’에 열을 열리며 성난 국민들의 가슴에 기름을 붓고 있다. 특히 네티즌들은 다음 아고라 등에 비판 글을 올리며, 이들의 행태를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남대문경찰서 측이 덕수궁 시민분향소 주변에 설치한 표지판 (사진=네티즌 ‘이쁜 똘똘이’) 

    우선 남대문경찰서는 며칠 전부터 ‘시민분향소’가 마련된 덕수궁 대한문 주변에 ‘덕수궁 앞 행사 관련, 보행로를 통제하오니 우회바랍니다’라는 내용의 표지판을 설치했다.

    하지만 현장을 찾은 대부분의 시민들은 “추모제를 어떻게 단순히 ‘행사’라고 말할 수 있나”라며 황당해했다. 한 시민은 펜을 꺼내, 행사라는 문구를 지우고 ‘추모제’라고 고쳐 쓰기도 했다.

    추모제가 아니라 ‘행사’?

    지난 25일 다음 아고라에는 ‘이쁜 똘똘이’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네티즌은 ‘추모제를 행사라고? 과연 이것이 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으며 “정말 어이가 없다. 이게 행사입니까. 많은 시민들이 이걸 보고 기가 찼다”는 심경을 함께 남겼다.

    26일 오전 이 글에는 6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리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스(닉네임)’는 “전직 대통령이 서거했는데, 이를 ‘행사’라고 개념 없이 적은 사람은 도대체 누구냐”고 비판했다. ‘Masian(닉네임)’은 “엄숙한 추모제를 일반 행사로 매도하다니 정말 명박스러운 발상”이라고 말했다.

    ‘리종(닉네임)’은 “현 정부 및 경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사례로 본다”고 밝혔다. ‘GunJunYuSsi(닉네임)’은 “국민들에게는 추모의 장이지만, 그들에게는 ‘행사의 장’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한민국 경찰의 ‘무개념’은 이뿐만이 아니다. 주상용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찰버스가 분향소 주변을 막아주니 병풍 같아 아늑하다고 말하는 분도 있다”고 말해 물의를 빚고 있다. 현재 경찰은 시민분향소가 마련된 덕수궁 대한문부터 <조선일보> 부근까지 차벽으로 봉쇄해, 조문 온 시민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차벽 치니 병풍같이 아늑해"

    지난 25일 오후 시민분향소를 찾은 김 아무개 씨는 <레디앙>기자와 만나 “경찰이 분향소 주변을 차벽으로 둘러싸고 있는 것은 시민들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추모를 방해하려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시민분향소가 마련된 덕수궁 대한문 앞부터 <조선일보> 사옥 부근까지 차벽이 길게 이어져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26일 주 청장의 발언을 보도한 기사에는 네티즌들의 항의성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라보엠(닉네임)’은 “서울청장은 아늑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국민들이 청장의 집을 차벽으로 아늑하게 만들어주겠다”고 비아냥거렸다. ‘지옥으로(닉네임)’는 “저들의 두목이 사이코패스이니, 그 부하들도 사이코패스들만 모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관제사장’이 취임한 이후 ‘친정부적 성향의 보도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KBS 뉴스 역시 ‘막말 방송’을 내보내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25일 저녁 KBS 2TV ‘뉴스타임’은 김해 봉하마을을 중계차로 연결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분위기를 전달하려고 했다.

    KBS 뉴스 ‘관람객 보도’ 파문

    하지만 현장 취재기자는 준비된 리포트를 읽으며 “오늘은 평일이지만, 전국에서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조문객을 ‘관람객’으로 잘못 표현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제작진은 방송 직후 홈페이지에 “시청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정중히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지만, 시청자들의 분노는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26일 오전에도 KBS ‘뉴스타임’ 홈페이지에는 시청자들의 비판 글이 쏟아지고 있다. 박미진 씨는 “그동안 낸 수신료가 정말 아깝다”며 “일부러 그런 표현을 했는지, 아니면 생각이 없어서 그런 표현을 한 건지 정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유경희 씨는 “아무리 관영방송이지만, 어떻게 이런 실수를 할 수 있나”며 “언론인이 돼 관영방송에서 시키는 일만 할 거냐”고 비판했다.

    이정화 씨는 “단순히 홈페이지에 사과문 하나만 띄워놓고 끝낼 일이 아니”라며 “당장 오늘(26일) 저녁 방송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KBS ‘뉴스타임’ 홈페이지  

    이에 앞서 지난 24일 광명에서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효선 광명시장은 광명시민단체협의회가 ‘오리문화제 및 평생학습축제’가 열린 광명 실내체육관에 설치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 앞에서 "시설물을 당장 치우라"고 삿대질을 하고, 시민들에게 막말을 하는 등 ‘파렴치한’ 행태를 보였다.

    광명시장, "분향소 당장 치우라"

    이와 함께 다음 날(25일) 구성된 ‘국민장 광명장례위원회’가 시 차원의 공식분향소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 시장은 “장소가 없다”며 거절하기도 했다. 그는 2006년 7월 취임 직후 호남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 한나라당을 자진 탈당했으며, 이후에도 흑인비하, 성희롱 발언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 시장의 발언을 보도한 관련 기사에는 “광명시민으로서 정말 부끄럽다”, “비싼 세금을 내고 있는데 당장 시장을 바꿔라”, “그 사람과 같은 공기를 마시는 것조차 수치스럽다” 등 항의성 댓글이 달리고 있다. 26일 오전 현재 네티즌들의 비판 글이 폭주하자, 광명시청은 홈페이지에 있는 ‘광명시에 바란다’ 게시판을 일시적으로 폐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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