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장한다며, 차단벽에 물대포까지
By 나난
    2009년 05월 24일 07: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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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틀째인 24일 서울 광화문 대한문 앞 임시 분향소엔 끝이 보이지 않는 조문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임시 분향소가 마련된 대한문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조문행렬이 이어져 수천 명의 인파가 분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선 시민들은 8~9명씩 줄지어 분향과 헌화를 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른 아침부터 조문행렬 이어져

분향행렬은 대한문 앞에서 시청역 지하도를 건너 광화문까지 이어지고 있다. 조문까지는 4~5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주최측은 23일부터 24일 저녁까지 20만 명을 웃도는 조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분향소 한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바라는 국민서명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23~24 양일간 진행된 서명 운동에는 현재 7만 명 이상이 서명을 마쳤다.

   
  ▲ 조문객들이 대한문 일대에 노무현 대통령을 기리는 노란 리본을 달았다.(사진=이은영 기자)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대한문 앞 거리에 노무현 대통령을 기리며 추모의 메시지를 담은 노란 리본을 묶어 애도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노무현 우리 근대사에서 가장 민중과 함께하신 사람”
“제 손으로 뽑았던 대통령이었습니다.”
“서민 대통령 편히 잠드소서.”
“당신은 최고의 대통령이셨고 함께 해주셔서 행복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직은 이렇게 당신을 그리워하고 지지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조문을 온 40대 여성은 “정의롭고 평화롭게 국민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번영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너무 절망스럽다"

윤미경(39)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떤 분이셨느냐는 질문에 “말을 못하겠다”며 침통한 표정을 보였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실낱 같은 희망이었는데 그런 희망을 줄 사람이 또 언제 나올지 모르겠다”며 “(현 정부는) 너무 절망스럽다”고 말했다.

마치 넋을 놓은 듯 프레스센터 앞에 앉아 있던 현창곤(44) 씨는 “현 정부는 (노 전 대통령을) 그렇게 못 죽여 안달이더니 ‘비통하다’는 현 정부의 말이 ‘더 괴롭히지 못하고 보내’ 비통하다는 말로 들린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말로는 예우를 다 하라고 하더니 (병력으로 길을 막아) 조문행렬을 불편하게 해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며 “말과 행동이 다른 정부에 분노가 치솟는다”고 말했다.

   
  ▲ 밀려드는 조문객으로 대한문 앞에는 두개의 분향소가 마련됐다.(사진=이은영 기자)

한편 경찰은 조문행렬을 막진 않았지만 이날 역시 대한문 일대를 이중 차벽으로 에워싸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통행에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오후가 되자 조문행렬이 급속도로 늘어 대한문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에 불편을 느낀 시민들이 “이렇게까지 막아야 하나”, “차 치워라” 등을 외치며 차벽 철수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마찰이 빚은 곳으로 병력을 더 배치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경찰차 치워라"에 병력 추가배치로 응수

경찰은 임시 분향소가 차려진 대한문 일대를 비롯해 서울 시내에 100여 중대 약 1만 명 가량의 병력을 배치했다. 특히 동화면세점 앞에는 물대포까지 배치한 상태.

경찰은 지난 23일 시민들의 조문행렬을 봉쇄하는 이유에 대해 민주노총이 참여해 폭력 시위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속내는 지난해 가까스로 끈 촛불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다시 타오를까봐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한문 앞 분향소는 두 개가 설치된 상태다. 늘어나는 조문객에 의해 분향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네티즌으로 이뤄진 주최측이 분향소를 하나 더 설치한 것. 조문을 마친 시민들은 덕수궁 일대에 삼삼오오 모여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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