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화와 이명박이 날 당원 만들어"
    2009년 05월 23일 06: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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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지하철을 타다』, 『장자, 사기를 당하다』등 ‘청소년을 위한 철학책’ 시리즈를 쓴 김종옥 씨는 작가이자, 두 아이의 엄마이자, 주부이자, 며느리다. 그리고 그는 진보신당 동작구 당원이자, 당원협의회 부위원장이다.

1년 만에 고위(?)당직자로

그는 지난해 진보신당 창당 때 처음 정당에 가입한 초보 당원, 새내기 당원이었고, (자신은 부정하지만)총선과 교육감 선거, 그리고 촛불집회에 이르기까지 진보신당 활동 전면에 참여해 온 모범, 열성 당원이었다. 그리고 그는 당협 부위원장이라는 고위당직자(?)에 올랐다.

‘아줌마’ 당원의 변화 또는 진화 과정이 궁금해진다. 김종옥 부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줌마 당원의 진보정당 적응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22일 오후 5시 전화로 이루어졌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 *

– 첫 정당 가입이 신생 진보정당이었던 이유가 무엇입니까?

   
  ▲김종옥 동작구 당원협 부위원장. 

= 진보신당이 생기면서 가입했어요, 그러니까 작년 초죠, 원래 이렇게 정당활동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투표할 때는 늘 민주노동당을 찍곤 했었어요,

사실은 <한겨레> 신문에서 독자 권익위원회를 1년 했었는데, 그 때가 홍세화 선생님이 위원장이셨어요, 홍 선생님하고 가끔 얘기를 하다보니 홍세화가 하는 일이라면 따라갈 수 있겠구나란 믿음이 생겼어요.(웃음)

그렇다고 거창하게 이 나이에 정치활동을 하려던 것은 아니고, 처음 마음은 머리 수나 하나 더 채워야겠다, 새롭게 하는 일이니까, 그렇게 생각했어요,

또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 되면서 정치적 지형이 변하고 힘쓸 일이 많아졌는데, 그럴 때마다 기웃기웃하는 거보다는 직접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생각했어요.

또 그동안 그런 일을 못해왔던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도 있었고, 이래저래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홍세화 선생님과 이명박 대통령이 (나를 당원으로 만든)주인공인 셈이죠.(웃음)

주경복 패배 때 속 많이 상해

– 1년 동안 해온 정당 활동을 어떻게 생각하나? 기억에 남는 활동은?

= 저희가 사실 당원이 별로 많지 않기 때문에, 많은 일을 하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기억에 남는 것은 몇 가지가 있네요, 우선 국회의원 선거 때, 이쪽에서 워낙 유명한 두 분(정몽준, 정동영-편집자)이 나오셨잖아요? 거물들을 상대하는 기분이 괜찮더라고요

또 교육감 선거 때 주경복 후보 선거운동을 했어요, 그런데 사실 주경복 후보는 당선이 될 줄 알았는데, 그래서 열심히 하면서도 ‘내가 투표해서 되는 사람은 이것이 처음이다’라는 생각으로 힘내서 재미있게 했었어요, 근데 막판 일요일에 확 뒤집혔잖아요, 그 때의 그게 아주 속상했던 기억이 있어요

또 지난번 울산에서 현대미포 굴뚝 꼭대기에 올라가셨던 분들, 그 분들이 그 추운날 굴뚝에 있을 때 우리는 (지역구 국회의원인)정몽준 의원 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했었어요, 그날 당원들이 모였는데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지는 무지하게 추운 날씨였거든요, 다들 얼어버려서 시위 끝나고 3~4시간은 몸이 안녹더라구요.

그 정도가 기억나네요. 다른 것도 많았는데, 아참! 촛불 때, 시청에 나가면 기사에 많이 보도가 되었잖아요. 그 때 우리 진보신당 깃발이 수십 개 나부낄 때, 또 <칼라TV>가 아주 인기 있었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참 기분이 좋았어요, ‘진보신당 잘하면 일 내겠네!’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구요

– 열성 당원이시군요

= 아뇨, 그렇게 얘기하면 제가 미안해요, 다른 당원들 다 열심히 하시고, 특히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해오셨던 당원들은 굉장히 열심히 하세요, 행사 연대에도 많이 가시고, 책읽기 독서모임도 하시고, 그런데 나는 개인적으로 40대 중후반 아줌마라서 할 일이 참 많아요, 다른 일을 하는 것도 있고, 그래서 열심히 못하는게 미안해요, ‘열심히 하지도 못하면서 왜 나갔나’라는 미안한 마음도 있어요.

나이 많은 여자라서

– 1년 만에 당원협의회 부위원장이 되셨는데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것 같은데요.

= 솔직히 다른 일이 많아 죽어도 못한다고 했는데요. 농담이 돌았던 것을 얘기하면 당원들이 아무래도 여성 부위원장이 있어야 하는데,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나서야 나이 어린 여성들도 함께 할 수 있다고 꼬셨었어요(웃음)

그래도 못하겠다. 경험도 없다. 시간도 없다고 했었는데, 어쩌면 부위원장을 권하는 것도 저를 생각해서 그랬던 측면이 있던 거 같아요, 이름 걸으면 빼도박도 못하고 더 열심히 해야 하잖아요(웃음).

그런 압박이 내게 필요하기도 하고, 당 일에 게을러질까봐 하긴 한다고 했는데, 솔직히 지금도 잘 못할 것 같아 걱정이 많아요, 제가 뭘 주도하는게 아니라 따라 하는 편이라서, 그 점이 미안하죠.

   
  ▲지난해 동작당협 당원의 날에서 발언하는 김종옥 당원(사진=동작구 당협 까페) 

– 가족들의 반응은 어떻던가요? 양가 어른들도 열성당원(?)임을 아시나요? 

= 저희 직계 가족들, 남편이나 애들은 제가 세뇌를 많이 시켜놔서(웃음) 적극적으로 좋다고 그러기도 했지만, 남편은 내가 다른 일이 바쁘니까 ‘감당 못할 일 하는거 아니냐’는 걱정도 했어요. 애들에게는 “엄마가 주제넘게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니 어느 하나도 제대로 못할 것 같다. 구멍이 생길 것 같으니 도와달라”고 했는데, 애들은 좋다고 했구요

특히 애들은 제가 그동안 연대활동에 많이 데리고 다니고 촛불집회 때도 데리고 다녔었었요, <KBS> 앞을 지킬 때 그 추운 날 촛불 들 때도, 파카 두 개씩 입히고 데리고 다녔었거든요. 애들은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해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중고등학생 애들은 엄마가 집에 없는 걸 좋아하거든요.(웃음) 엄마가 없고 귀가시간까지 (아이들에게)알려주면 애들은 너무 좋아하죠. 

"가족은 이해해주는데 양가 어르신들은"

그런데 친정 쪽 어른들은 분위기가 영 아니예요. 당원인 건 아는데, 어떤 일을 맡았다는 것은 알리지 않았어요. 독립된 가정을 이루고 나니 정치적 지형이 다를 경우에는 가족임에도 얘기할 때 인상 쓰게 되고 분위기가 썰렁해 지더라구요,

그래서 친정에서는 되도록 정치적 얘기 하지 말자고 합의를 봤어요 서로 얘기하는 것이 워낙에 달라서, 친정에는 알리지 않았어요. 시댁은 경상도거든요. 사실 젊은 분들과는 얘기가 되는데, 어르신들에게는 말씀 드릴 필요가 없는 거 같더라구요.

– 집회 때나 선전홍보를 할 때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이유가 있나요? 아이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 첫 번째 이유는 제 개인적인 것이예요. 엄마가 밖에서 어떤 일을 할 때, 애들이 엄마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 엄마를 이해 못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나이가 어느 정도 되니까 밖에서 하는 일을 아이들에게 설명해주고 이해를 구해야 할 것 같아서, 직접 보여주려고 데리고 나왔었어요.

두 번째 이유는 아이 때부터 사회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나 마음가짐을 키워주고 싶었어요 좋은 세상을 위해 연대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또 힘든 일인지, 그럼에도 용기를 가져야 하는지를 미리부터 조금씩 알려주고 싶었어요.

아이들이 어떻게 세상을 살지 모르고, 아이들의 사는 세상의 정치적 지형이 지금과는 다를지 모르지만,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데리고 다리며 알려주는 일이 아이들의 미래에도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도 많이 의식화된 것 같아요, 작은애는 예민한 사춘기라 피곤해 하기도 하지만요.(웃음)

다른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에 대해 까칠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도, 아이들이 세상에 대해 관심이 많아진 것 같기는 해요, 그런데 항상 그런 생각을 해요. 혹시나 아이들이 나랑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내가 그쪽으로 세뇌하는 것 아닌지, 일방적으로 제 의도가 먹히게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게 잘 안 되더라구요, 크면 알아서 하겠죠?

청소년용 책을 쓰는 이유

– 어린이-청소년용 도서를 집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책을 써오셨나요?

= 제일 처음에 낸 책이 ‘청소년용 철학소설’이라는 시리즈물 이었어요. 그 첫 번째 편으로 『공자, 지하철을 타다』를 썼는데, 사실 청소년 철학소설 자체가 없어 호응이 참 좋았어요. 그게 인연이 되어서 이후 몇 권을 더 썼고, 작년에는 『장자 사기를 당하다』가 나왔어요

만화로 보는 논리학이라든가, 초등학생 저학년용 책, 철학계통의 참고도서 비슷한 책들도 썼고, 최근에는 휴머니스트에서 환경철학 소설을 썼어요. 『지구별 환경탐사 보고서』라는 책입니다. SF가 좀 들어가 있는 환경철학입니다. 책들이 대부분 청소년용 철학소설이예요

저는 책 쓰는 것이 재미있어요. 나름대로는 글 쓰는 것도 사회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아이고, 이렇게 얘기하면 좀 건방지고, 사회에 복무해야 한다는 것으로 하죠. 그게 제 지론이예요, 제가 하는 모든 일이 그래야 하고, 우리 아이들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런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책을 쓰고 있죠.

그리고 『함께 웃는 날』이라는 계간잡지를 하고 있는데 지적 장애 쪽을 중심으로 범장애가족을 위한 잡지를 만들고 있어요, 거기에 편집장으로 참여하고 있구요.

   
  ▲김종철 위원장(앞줄 왼쪽에서 세번째), 당원들과 함께. 

– 철학책을 쓰시는 이유가 있나요?

= 저 개인적으로 청소년기는 가장 흥미진진한 시기였어요, 그래서 청소년기의 생각, 감성과 느낌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감정적으로는 핵폭발을 겪었는데, 그 때 사회를 보는 생각이 키워지지 않았어요, 그것은 적당한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넓게 생각하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철학책을 쓰고 있어요, 더욱이 아무래도 그 전에 논술 강의를 조금 했었는데, 그것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청소년에 대한 것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과 얘기하면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가는 것 같아 그게 좋아서 하고 있기도 하구요. 실은 청소년용 말고도 따로 준비하는 것도 있어요.

어른, 아이 모두 사기치는 셈

– 학부모이시잖아요? 우리나라에서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이 겪는 어려움들을 눈으로 보시고 계실텐데, 어떤 점이 가장 안타깝던가요?

= 내가 공부를 안시켜서 그런지 우리 애들은 안 그런데 아이들이 시간낭비가 심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효율적이지 못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다고 할까요? 공부만 하고, 학교-학원에 갇혀서 일제고사 성적 얘기하며 시험에 묶여있어요, 안으로는 폭발적인 에너지가 있을 텐데, 이를 발산할 기회가 시간적으로 안 주어져요.

우리는 멍하니 앉아있을 시간도 많았고, 화장실에서 소설책 읽을 시간도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 애들은 꽉 짜여진 스케쥴 때문에 시간이 없어요, 그렇게 되면 유연한 마인드를 갖기에 문제가 있지 않나요? 물론 애들도 크면 이를 극복할 수 있지만, 지금 청소년들 보면 너무 바쁘게 살고 있어요.

아이들 스스로도 그런 생활을 하다 보니 기고만장해지는 측면도 있고 허위의식도 많아지는 것 같아요, 사실 둘 다 서로 사기치는 거죠, 아이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어른들은 열심히 공부시키고 있다고. 걱정이 많이 돼요.

– 다시 진보신당 얘기로 좀 돌아가서요, 한 명의 여성당원으로서, 주부당원로서, 진보신당 내부 문화가 좀 어떤거 같으시나요?

= 당내 분위기 얘기하기 좀 그래요, 저는 당 활동이 처음이라 다른 데가 어떤 문화를 갖고 있는지 몰라요. 그런데 작년 1년 동안은 좀 어수선 했던 것 같아요, 우왕좌왕하고, 서툴고, 당원들 중에서는 열정적이고 착한 분들도 많고, 저처럼 아마츄어적인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거칠고 소박한 토론 구경 재미 쏠쏠

그러니 의욕적인데, 인적 구성도 안되고 준비도 덜 돼어 일을 야무지게 못했던 측면이 있죠, 그런데 그건 일반 당원 입장에서는 그렇고, 크게 보면 진보신당이 촛불 때 많이 약진했잖아요?

사실 당 게시판을 보면 아마츄어 적인 것과, 당의 일꾼들이 조금 삐걱거리는 것도 보일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런 거친 맛이 신당다운 매력 같아요, 조금씩 틀을 잡아가는 것도 보여 재미있고, 약간 거칠고 소박한 토론 구경도 재미있어요, 이번에 원내 진출도 이루어 냈고 앞으로도 계속 약진하지 않을까요?

– 처음 말씀하실 때는 말을 잘 못하시겠다 하시더니, 답변에 거침이 없는데요?(웃음)

= 당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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