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가 북한에 협상 제안하라”
    2009년 05월 22일 04: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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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 5월 15일 북한이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의 통지문을 통해 “개성공단 특혜 전면 무효”를 선언하면서부터, 많은 이들이 우려하던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개성공단의 존폐위기는 단지 개성공단만의 문제가 아니다. 왜냐면 개성공단은 이미 남북관계를 지탱하고 있는 사실상 마지막 보루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성공단의 좌초는 현시점에서 남북관계의 전면단절을 의미하며, 김대중 정부 이전 시점으로 남북관계가 뒷걸음질 친 것을 의미한다.

   
  ▲ 개성시내 모습

현재의 시점에서 사태악화의 책임이 이명박 정부에게 있느냐, 아니면 북한한테 있느냐는 식으로 책임 떠넘기기 공방을 벌이는 것은 무의미하다. 사태를 기정사실화하고, 상대방에게 책임 떠넘기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과 북 모두 책임져야 할 상황이고, 또 실제로 그렇다.

물론 이명박 정부의 1차적인 책임을 지적할 필요는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하면서, 남북정상간에 이루어졌던 6.15선언과 10.4선언을 사실상(?) 부정하고, 남북관계 전면재검토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지난 10여 년간 공들여 왔던 대화와 협상, 그리고 그 성과들이 파트너가 바뀌면서 사실상 무시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잃어버린 10년’은 ‘극복해야 할 10년’이겠지만, 북한으로서는 ‘지켜야 할 10년’이며, 적어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존중해야 할 10년’이기 때문이다.

孤掌難鳴, 남북 당국의 짝짜꿍

그렇다고 북한은 책임 없다는 식의 접근은 적절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고 했던가? 손바닥은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여러 사례를 들 필요도 없다. 금강산 피격사건과 그 처리과정,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의 억류와 구금사태 등만으로도 북한 역시 사태악화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핵문제와 로켓발사를 둘러 싼 국제적 공방전에서 북한이 취하고 있는 태도들 역시 합리적이며 현명하다고 할 수 없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사태의 악화를 막고, 상황을 반전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어디서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에서 ‘개성공단 폐쇄불사론’이 튀어나왔다. 대북사업에 앞장섰던 정주영 회장의 아들인 정몽준 최고위원의 입을 통해서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비슷한 입장이다.

보수 언론 조선, 동아도 사태악화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으며, 또 북한이 입게 될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북한에 끌려 다녀서는 안된다며, 강경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그들의 자신감과 낙관이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명박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 불사’라는 강경입장에 아직 공개적으로 동의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 속이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통일부장관의 말에 따르면 개성공단은 유지발전되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사태해결을 위해 접촉하겠다, 대화하겠다는 말 이외에 다른 것이 없다. 북한이 노골적으로 이명박 정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현실에서 그에 대응하면서 실질적인 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카드를 갖고 있지도, 또 만들려 하지도 않고 있다. 눈가리고 아웅일 뿐, 정몽준 의원과 이명박 대통령은 같은 생각일수도 있다. 결국 파국과 충돌을 거치고서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남은 협상 제안하고, 북은 억류자 권리 보장하라

북한의 불만에 답을 해줘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서 6.15선언과 10.4선언을 존중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협상을 제안해야 한다. 또 개성공단 관련해서도 과거의 합의에 얽매이지 않고, 북한의 요구와 문제제기에 대해 논의, 협상할 수 있다는 점을 공식화해야 한다.

북한노동자의 임금과 복지문제에 대해서는 전향적이고, 긍정적인 접근이 가능하지 않은가. 실무관료나 정치인들이 나서서 앞말과 뒷말이 다른 식으로 접근해서는 결코 문제를 풀 수 없는 상황임을 인식해야 한다.

또 북한 역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실제 현대아산직원 유씨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와 별개로 남측 변호인, 가족과의 면담은 즉각적으로 허용해야 한다.

2004년 체결한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지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에 따라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북한 역시 가입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 따른 권리보장조치가 이루어진다면 남북간의 대화재개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여론 역시도 우호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 <주간 진보신당> 40호에 같이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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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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