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주업체 들어오니 조용히 나가라"
        2009년 05월 22일 09:3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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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매병원이 지난해 ‘상시·지속적 업무’로 인정해 정규직으로 전환시킨 ‘의무기록사’에 대해 최근 잇달아 계약을 해지하고, 외주화해 논란이 되고 있다. 보라매병원은 서울대병원이 서울시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보라매병원은 지난 15일과 20일자로 2명의 비정규노동자를 계약만료로 해고했다. 이들은 의무기록실에서 챠트 스캔 업무를 하던 의무기록사였다.

       
      ▲ 사진=김경민 현장기자

    작년에는 ‘상시 지속 업무’로 인정

    본원인 서울대병원은 2005년부터 환자의 진료기록이 담긴 기존 종이기록 방식(챠트)을 전자의무기록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이는 종이차트를 스캔하여 광파일로 만드는 작업인데, 서울대병원은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업무를 결국 외주화시켰다.

    보라매병원도 2006년부터 비정규직 의무기록사들을 고용해 이 업무를 시키기 시작했으며, 18일부터 병원은 외주업체로 이 업무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의무기록사들은 병원측의 일방적인 강요로 최소 1개월 단위로 계약직으로 일해왔으며, 결국 이번에 계약만료로 해고됐다. 문제는 지난해 보라매병원이 이 업무를 ‘상시·지속적 업무’로 인정해 비정규직 의무기록사 1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는 데 있다.

    보라매병원 의무기록실에는 정규직전환한 1명을 포함해 정규직 4명과 비정규직 7명이 일해왔다.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 분회는 21일 오전 10시 혜화동 서울대병원 본관 2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에 대한 해고 철회”와 “의무기록실 외주화 중단”을 촉구했다.

       
      ▲ 김성미 조합원 (사진=김경민 현장기자)

    기자회견에서 지난 15일 계약만료로 해고된 김성미 조합원은 “18일 외주업체가 들어온다는 결정이 내려졌고 비정규직들은 계약만료라는 이유로 퇴사를 강요받았다”며, "공장의 기계들처럼 화장실도 참아가며 일했지만, 지금와서 외주업체가 들어와서 할 일이 없으니 그냥 조용히 나가라고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화장실도 참아가며 일했는데…"

    서울대병원 노사는 2년 미만인 비정규직은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해고하지 않겠다는 고용보장과 단체협약 적용 및 근무조건 개선 등 차별시정에 합의한 바 있다.

    윤태석 서울대병원분회 부분회장은 “서울대병원 비정규직은 2009년 현재 1053명을 넘어가고 있다”면서 “이들은 비정규보호법이 있다 하더라도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 부분회장은 “실제 이들 비정규직이 담당하는 업무는 정규직과 거의 차이가 없거다 똑같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는 “서울대병원이 해고한 비정규노동자를 복직시키고 환자질병정보 누출 위험이 있는 의무기록 챠트 외주화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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