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민주당 선언'은 사기다
    2009년 05월 20일 02: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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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을 뛰어넘어 당 현대화를 통해서 제3의 길을 모색하겠다." 질리도록 자주 듣던 이야기를 다시 듣는다. 이른바 ‘뉴민주당 선언’의 취지라 한다. 한겨레신문조차 사설을 통해서 "반성도 비전도 취약한 졸작"이라고 비판하였다.

산맥의 능선에 비 한방울이 떨어질 때 동쪽 사면에 떨어진 물은 동해로 흘러간다. 서쪽 사면에 떨어진 물은 서해로 흘러간다. 아무리 굽이쳐도 분수령을 넘을 수 없다. 자유주의, 개인주의 철학으로부터 출발한 정치 사상, 이론, 실천은 우파로 흘러간다.

사회주의 정치철학으로부터 출발한 사상, 이론, 실천은 결국에는 좌파로 흘러간다. 민주당이 좋아하는 ‘제3의 길’은 좌파. 즉 사회주의 인터내셔널의 한 흐름일 뿐이다. 크게 보라. 토니 블레어, 슈뢰더, 기든스도 죄다 사회민주주의자요, 노동당원들이다.

먼저 사회민주주의가 존재한, 상당 기간 충분히 있은 후에 제3의 길도 있는 것이다. 본류가 흘러 내려오지 않는데 하류에 여러 갈래 강의 흐름이 나타날 수 없는 것이다. 이 나라 정치판, 사상계에는 아직 사회민주주의도 없는데 무슨 제3의 길이 있겠는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직 철학 없는 정치생활을 하다보니 예사로 생각하는 일이 많다. 총기사고로 골치 아픈 미국이 총기 소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개인, 개인의 자유로부터 출발하여 계약으로 나라를 만들고 법을 만든 것이 미국이다.

누군가 타인이 침해를 할 때 개인이 자기를 방어할 최후의 수단과 귄리를 보장한다. 그건 미국이라는 나라의 기초를 이루는 정치 철학의 문제이기 때문에 간단하지 않다. 문제가 결국 건국 이념과 헌법의 문제로 돌아가기 때문에 총기 소유는 허용되고 있다.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라는 현대 사회의 양대 정치 철학은 아무렇게나 뒤섞을 수 없다. ‘사회자유주의’든 뭐든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를 혼합하고자 하는 모든 시도는 사기다. 항상 정직하게 깊이 깊이 생각하여 두 정치 철학 중에 하나만을 최종 선택해야 한다.

그것은 빗물 한 방울이 산봉우리에 떨어질 때 아무렇게나 떨어지지 않는 것과 같다. 지상으로 내려오기 전에 많이 생각을 해야 하고 자신의 영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아무 생각없이 땅에 떨어지고 나서 뒤늦게 헤매는 정치인들을 "철학이 없다"고 한다.

‘뉴민주당 선언’은 자유주의를 하자고, 한나라당과 본부중대의 위치를 다투자 한다. 그러면서 말은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를 넘어서는 ‘제3의 길’을 하자고 하니 사기다. 물은 산을 넘을 수 없고,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는 그리 쉽게 넘을 수 없는 산맥이다.

이럴 때 민주당원 중에서 사회주의자라면 오히려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리고 민주당 내에 두 흐름이 공존하고 있음을 내외에 분명히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그래서 외부의 진보 세력들에게 소통의 문을 여는 것이 시야 넓은 선수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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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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