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이상득 연합? '배후설' 모락모락
    By 내막
        2009년 05월 18일 03: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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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 중립파인 황우여 의원과 친박근혜계의 최경환 의원이 출마선언을 하면서 경선구도가 안개 속으로 빠져든 가운데, 다른 후보 진영에서 최 의원의 경선참여에 ‘이상득 배후설’을 제기하면서 당내 갈등은 더욱 고조될 분위기이다.

    황우여 의원과 최경환 의원은 18일 오전 10시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기자회견에서 황우여 의원은 "정책위의장 후보 영입에 경선 준비의 8할을 썼다"며, 친박계 의원들의 표가 자신에게 쏠리기를 기대하고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최경환 의원은 친박계의 대표적 인물이지만 당의 수석정책조정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현 지도부 핵심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온 정책통.

       
    ▲ 황우여 의원과 최경환 의원이 5월18일 한나라당사에서 원내대표단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황우여 의원실)

    황 의원은 "두 달여 전부터 최경환 의원에게 제안을 했다가 거절당했었는데, 재보선 참패 등 당내 상황이 급변하는 와중에 다른 후보들이 정책위의장 후보를 정하는 것을 보면서도 끈기 있게 기다린 결과 최 의원을 영입하는 행운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경환 의원은 "안상수 후보 등 다른 후보들로부터 오래 전부터 런닝메이트 제안을 받았지만 당시에는 개인적으로 지난 3년 간 너무 오랫동안 당직을 맡아오면서 피로감이 쌓여 있어서 1년 정도 재충전 기간을 가지려고 정중히 사양했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일각에서 그동안 안 한다고 하다가 나온 것으로 봐서 뭔가 있지 않느냐는 시각으로 보는데, 순수한 충정"이라고 강조했다.

    최경환 "박근혜 대표와 상의 안해"

    최 의원은 원내대표단 경선 참여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와 상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박근혜 대표는 당에서 당헌당규에 따라 진행되는 절차에 특정인이 참여를 해라, 마라고 말할 사람이 아니"라며, "이번 결정은 말씀드린 대로 존경하는 선배님들의 요청과 주변의 당내 사람들의 권유에 따라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진행중인 한나라당의 쇄신특위 활동 및 원내대표 경선에 대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 배후에서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심지어 쇄신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원희룡 의원이 이상득 의원의 줄(?)을 잡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기도 했다.

    최경환 의원의 뒤늦은 경선 참여와 관련해서도 친이 강경파 측에서는 ‘이상득 배후설’을 제기했고, 이와 관련해 이상득 의원 측은 황·최 두 의원으로부터 최근 원내대표 출마와 관련한 의견을 구하는 전화가 걸려오기는 했지만 "알아서 하라"고 말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상득 배후설’에 대해 최경환 의원은 "음모론적 시각에서 말하는데, 전혀 사실무근이다"라고 강조하면서 "선거 때 이런 이야기들이 등장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느냐는 생각도 개인적으로 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황, 인적쇄신에는 부정적…이재오-이상득 갈등?

    인적쇄신과 관련해 황우여 의원은 "쇄신의 주목표는 제도와 관행을 바꾸는 데 초점 맞춰야 하며, 인적쇄신에 초점을 맞추면 제2, 제3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고 잘못하면 의도와 달리 갈등과 대립의 장으로 들어갈 위험이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문제가 되었던 비선조직에 의한 의사결정 등의 문제를 사후적으로나마 해결하기 위한 ‘인적쇄신’이 배제된 ‘쇄신’이 친박계 의원들을 넘어 한나라당의 주요 주주인 박근혜 전 대표의 승인과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히, 최경환 의원이 박근혜 대표와는 경선참여 여부를 상의하지 않았다고 밝힌 가운데 이상득 의원에게는 의견을 구했던 것으로 드러난 점은 간단하게 넘기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다. 

    한나라당내 주류 계파는 크게 ‘친이(이명박)계’로 분류되지만 그 속에는 ‘친이재오계’와 ‘친이상득계’로 세분되는 미묘한 갈등구조가 존재하며, 지난해 총선과정에서의 문제에 대해서 양측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이번 최경환 의원의 원내대표단 경선 참여가 이상득-박근혜 연합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친박계 일부의 친이계(그중에서 친이상득계) 투항을 의미하는 것인지 여부는 앞으로 한나라당 내에서 전개되는 상황을 계속 주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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