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파는 왜 스페인 내전서 패배했나"
        2009년 05월 18일 09: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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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6년부터 3년 간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스페인 내전은 ‘묘한’성격을 가지고 있다. 파시즘 세력과 공산주의, 사회주의, 아나키즘 등 ‘20세기 이념의 대리전’으로 불리기도 하고, 전 세계가 이해관계에 따라 각 진영을 지지하면서 ‘국제전’으로 불리기도 했다. 지주와 농민이 맞붙었다는 점에서 ‘계급전쟁’, 민중과 가톨릭 교회의 충돌이란 점에서 ‘종교전쟁’으로 불린다.

       
      ▲ 책 표지

    이 복잡한 스페인 내전을 정리한 책이 나왔다. 스페인 내전의 권위자로 꼽히는 영국의 전쟁사학자 앤터니 비버가 최근 출간한 『스페인 내전』(교양인·3만6000원)이 바로 그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스페인 내전의 가장 큰 의문점인 ‘왜 공화 진영은 열렬한 지지를 얻고도 패배했는가?’에 대해 추적한다. 물론 파시즘 세력의 프랑코 지원도 큰 역할을 했지만 저자는 ‘자기분열’과 공화진영의 ‘내부 파시즘’을 지목한다.

    특히 1937년 초, 스탈린의 지시를 따르는 스페인 공산주의자들이 권력 장악에 나서면서 ‘자기분열’이 시작된다고 지적한다. 그 과정에서 공산당에 속하지 않은 공화군은 무기를 받지 못하는가 하면 병원 치료를 거부당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산주의자들의 패권주의 파시즘에 공화진영의 또 다른 참가자들인 아나키스트들은 완강하게 저항했고 결국 공산당과 아나키스트, 마르크스주의자들 간 내전을 벌이게 되고 아나키스트들은 패배했다.

    저자는 이러한 점을 지적하며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비판을 내놓는다. 저자는 “콘도르 군단(독일의 군사적 지원)이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완벽한 환경을 제공한 것은 공산주의자 군 지휘관들과 소련 군사 고문들의 형편없는 지도력”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자유와 평등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위해 병사 3만 5000명이 목숨을 바친 투쟁으로 기억되는 스페인 내전을 별다른 기교 없이 꼼꼼히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명한 전쟁사학자 존 키건은 이 책에 대해 “스페인 내전에 관해 더 덧붙일 것이 없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어판에서는 ‘스페인 연표’와 ‘주요 인물’을 수록했고, 본문 곳곳에 지도와 관련 사진 등의 시각적 자료, 용어에 대한 짧은 설명을 수록해 빠른 이해를 돕는다.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 ‘게르니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로버트 카파의 사진 ‘병사의 죽음’, 조지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 등 명작들의 주 무대였던 스페인 내전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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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소개 – 앤터니 비버(Antony Beevor)

    영국의 전쟁사학자이자 역사 저술가. 윈체스터 대학과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를 나왔다. 1967~1970년 영국 제11경기병대 장교로 복무했다. 1975년 첫 소설을 발표한 뒤 지금까지 4편의 소설과 8권의 역사서를 출간했다. 치밀하고 객관적인 학자적 시각과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의 힘을 두루 갖춘 그의 역사 저술은 발표하는 책마다 찬사를 받았다.

    스페인 내전 연구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스페인 내전》은 2005년 스페인에서 먼저 출간되어 12주 동안 베스트셀러 1위를 지켰으며, 같은 해 스페인 최고 권위의 ‘라 방과르디아 상(La Vanguardia Prize)’을 받았다. 스페인 내전 70돌인 2006년 봄, 영국과 미국을 비롯해 9개 나라에서 출간된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비버는 1941년 독일군의 크레타 침공을 다룬 《Crete》(1991)로 ‘런시맨 상’을 받았으며,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재조명한 《Stalingrad》(1998)는 ‘새뮤얼 존슨 상’과 ‘울프슨 역사상’, ‘호손든 상’ 등 권위 있는 상을 잇달아 받았다. 2002년에 출간한 《Berlin : The Downfall 1945》 역시 돌풍을 일으키며 전쟁사학자로서 비버의 역량을 확인해주었다.

    1997년에 프랑스 정부로부터 저술 공로로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1999년에 영국왕립문학회 회원으로 선출되는 영예를 안았다. 현재 런던 대학 버크벡 칼리지 교수로 있다.

    옮긴이 – 김원중

    동국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서양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 서울산업대, 한신대, 가톨릭대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서양 문명과 인종주의』(공저), 『세계의 과거 청산』(공저), 『유럽 바로 알기』(공저)가 있고, 역서로는 『거울에 비친 유럽』, 『스페인 제국사』, 『코르테스의 멕시코 제국 정복기』, 『히스패닉 세계』(공역), 『스페인사』(공역), 『절대주의 국가의 계보』(공역)가 있다. 그 외 여러 편의 스페인사 관련 논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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