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감 때 교수와 싸우고…사투리 고민
    "대학생들 ‘언론악법’ 더 관심 가져야"
    By mywank
        2009년 05월 16일 03: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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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야흐로 언론인들의 ‘수난 시대’다. 낙하산 사장 반대를 외치던 기자들이 해직되고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한 PD들은 체포되었으며, 직설적인 내용의 클로징 멘트를 하던 앵커는 교체되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언론인들은 어느 때보다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 대한 두려움 대신, ‘언론인의 꿈’을 위한 자신감으로 가득한 대학생들이 있다. <건대신문>의 박기훈 기자(부동산학과 2학년), <한양대 방송국>의 정가영 아나운서(경제금융학부 2학년), <숭실대 방송국>의 김희수 PD(글로벌미디어학부 2학년)에게 캠퍼스는 ‘희망의 공간’이다.

    언론인들의 ‘수난 시대’

    이들이 학내 언론사 활동을 시작한 이유는 다양했다. <시사인>의 고재열 기자를 좋아한다고 밝힌 박 기자는 “고생을 하고 싶어서 대학신문사에 들어왔다”며 “중고등학교 때 주어진 틀에 따라 생활을 했는데, 자신의 생활을 스스로 채찍질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KBS> ‘뉴스9’을 진행하는 조수빈 아나운서를 닮고 싶다고 밝힌 정 아나운서는 “방송국만큼 활기찬 공간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으며, 김 PD는 “드라마 PD가 되는 게 꿈인데, 나중에 ‘그들이 사는 세상’과 같은 느낌의 드라마를 제작해 보고 싶어서였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박기훈 기자, 정가영 아나운서, 김희수 PD (사진=손기영 기자) 

    이들은 자신의 고민거리도 거침없이 이야기했다. 박 기자는 “매주 마감하기 전 신문사 주간교수와 대판 싸운다”며 “교수님이 보는 시각과 저희들이 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는 것 같고, 특히 교수님은 대학신문을 학교의 홍보지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정 아나운서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직업이 아나운서인데, 솔직히 사투리가 좀 심해 걱정”이라고 밝혔으며, 김 PD는 “방송 멘트를 열심히 썼는데, 정작 학우들의 관심이 없었을 때 속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학내 언론인들과의 만남

    학내 언론인으로서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박 기자는 “‘언론악법’이 통과되는 순간 되돌리기 힘든 상황이 올 것 같은데, 대학생들도 ‘언론악법’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제가 현직기자가 되었을 때 그런 일이 다시 생기면, 파업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피디는 “얼마 전 <MBC> ‘PD수첩’ 제작진들이 체포되고 검찰이 방송사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시도했는데, 정말 많이 놀랐다”며 “정부가 ‘PD수첩’을 탄압한 가장 큰 이유는, 비판을 가장 ‘세게’ 할 것 같은 프로그램이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정 아나운서는 “얼마 전 교체된 신경민 앵커의 클로징 멘트에 조금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며 “잘못된 것을 속 시원히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만, 중립성이 생명인 앵커로서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짱돌토크’는 지난 14일 저녁 건국대에서 2시간 가량 진행되었다.

    다음은 학생들과 나눈 ‘짱돌토크’ 전문.

                                                          * * *

    짱돌 하나 – 대학신문사, 방송국 이야기

    정가영 = “아나운서라는 제 꿈을 위해서, 대학교에서 공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하고 싶어서 대학방송국에 들어오게 되었다. 방송국만큼 활기찬 공간은 없는 것 같다. 저는 ‘KBS 뉴스9‘를 진행하는 조수빈 아나운서를 닮고 싶다. 마음에 때가 안 묻은 것 같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 사심이 없는 것 같아서 좋아한다.”

    김희수 = “어렸을 때부터 꿈이 방송국에 취직하거나, 영상을 제작하는 일을 해보는 것이었다. 이런 일에 대한 적성이 있는지 시험해보고자 대학방송국에 들어갔다. 저는 나중에 드라마 PD를 해보고 싶다. 얼마 전 끝난 ‘그들이 사는 세상’과 같은 느낌의 드라마를 제작해 보고 싶다.”

    고생하고 싶어 신문사 들어와

    박기훈 = “저도 중고등학교 때부터 기자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에 입학할 때 신문방송학과로 입학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해서 신문사로 들어왔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고생을 하고 싶어서 신문사에 들어왔다.

       
      ▲박기훈 기자 (사진=손기영 기자) 

    중고등학교 때 주어진 틀에 따라 생활을 했는데, 자신의 생활을 스스로 채찍질하는 활동을 해보고 싶었다. <한겨레21>의 안수찬 기자와 <시사인>의 고재열 기자를 닮고 싶다. 강연 통해서 뵐 기회 있었는데, 그 분들 삶이 치열하고 멋있어 보였다.”

    정가영 = “학과 생활은 거의 하지 않고 대학방송국 생활만 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방송국 생활에 후회를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국원들과 마음도 잘 맞고, 활동을 하면서 방송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등도 배울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제가 출연한 방송을 다른 국원들과 함께 편집하면서 종종 밤을 새야하는 게 힘들지만, 대체로 생활이 즐겁다.

    방송국에 부서가 나눠져 있고 월요일마다 회의도 하는데, 사회경험을 일찍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처음에는 좀 분위기가 딱딱하고 규율 같은 것도 있어 불편했지만, ‘조직의 논리’를 친구들보다 먼저 깨우치는 것 같다. 또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방법도 배운 것 같다.”

    김희수 = “방송 멘트를 열심히 썼는데, 정작 학우들의 관심이 없었을 때 속상하다.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들어주는 이 없는 방송…. 하지만 고생한 뒤에 완성된 작품을 보면, 정말 보람이 든다. 그 맛에 방송을 하는 것 같다. 또 공강 때 갈 곳이 있어 너무 좋다. 학교에 다니면서 동아리 등 단체에 들지 않으면, ‘공동체’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박기훈 = “가끔 대학신문사 생활을 하면서, 군대 가는 친구들 보면 ‘나는 왜 아직까지 학교에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또 마감 때문에 정신이 없는데, 화창한 캠퍼스를 거닐고 있는 친구들의 여유로운 모습 볼 때 신문사 생활이 후회될 때도 있다.

    하지만 지금 제 나이에서는 하기 힘든 것들을 해볼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다른 친구들이 취업준비에만 매몰되어 있을 때,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고민도 해볼 수 있는 것 같다. 요즘 동아리들이 처한 상황이 ‘물고기가 수면 위로 입을 뻐끔거리는 모습’과 같다. 동아리 홍보를 하면서 잘 들어오지 않고…. 대학생들이 ‘개인주의화’ 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동아리 기피현상? 개인주의 아냐"

    김희수 = “단지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을 기피한다는 것을 ‘개인주의’라고 재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들의 취향과 선택의 문제인 것 같다. 학업에 몰두하면 캠퍼스 생활의 추억과 끈끈한 선후배 간의 정을 덜 느끼는 대신 자기 시간이 많아지고, 동아리 생활을 하면 학업에는 덜 충실(?)하게 되지만, 학교생활의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다 장단점이 있다.”

    짱돌 둘 – 언론인? 무조건 부딪혀 보자고

    박기훈= “일부 기성언론의 기자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취재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그런 부분들이 조금 걱정되기도 한다. 대학신문사를 ‘졸업’해도 단순히 스팩을 쌓거나 취업을 위한 인턴, ‘스터디’ 보다, 봉사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기자로서의 견문을 넓히고 싶다.

    보통 언론고시라고 해서, ‘언론사에 들어가려면 2~3년 정도 준비해야 한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오래 공부를 못하는 스타일이라서 자신이 없기도 하다. 하지만 ‘작은 매체’에 들어가서 경험을 쌓으며 기자활동하고 싶은 생각이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기자를 꿈꿨지만, 기자를 준비하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김희수 = “내가 정말 PD가 될 수 있을까, 고민이 많다. ‘열심히 준비했다가 안 되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도 든다. 지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일단 책이나 신문을 많이 읽으면서 지식을 쌓는 게 중요할 것 같다. 흥행하는 영화나 작품성 있는 영화도 골고루 많이 봐야 할 것 같다. 미래를 위해 무조건 부딪혀 보고 싶다.”

       
      ▲김희수 PD (사진=손기영 기자) 

    정가영 = “아나운서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직업인데, 솔직히 사투리가 심해 걱정이다. 그리고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야 하는 직업이어야 하니까 ‘당당함’도 스스로 길러야 할 것 같다. 아직 부족한 면이 많지만, 앞으로 발전하고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노력하겠다.

    특히 아나운서는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앞으로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고 싶다. 비디오카메라 한 대 구입해, 대학로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인터뷰를 시도해보고 싶다.

    또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의 생활과 이야기도 많이 듣고 싶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호감 가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박기훈 = “기자가 된다면, 어려운 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다. 보통 기자들은 지체 높은 분들의 이야기나 목소리만 많이 담으려고 한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스트레이트 기사에서는 쉽지 않겠지만, 기획 기사로는 어려운 분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

    또 대중문화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일간지 문화면이 특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일간지 문화면은 보통 책, 음악, 영화를 단순하게 소개만 해준다. 대중문화의 새로운 흐름과 문화인들의 삶을 담는 기사를 쓰고 싶다.”

    "구수하게 만들면 반응 좋을 것"

    정가영 = “요즘 ‘아나테인먼트’라는 말도 있는데, 도도하고 차가운 이미지 말고 편안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또 딱딱한 내용만 가득한 뉴스 말고 문화나 연예, 생활정보 등이 가미된 뉴스를 진행해 보고 싶다. 욕심 같아서는 손석희 전 아나운서처럼 토론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싶다.”

    김희수 = “저는 설정을 많이 하는 프로그램보다는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프로를 만드는 PD가 되고 싶다. 드라마의 경우, 일례로 철거민의 삶 등 현실 속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 요즘 ‘꽃보다 남자’ 등 ‘판타지’적인 내용을 담은 프로들이 인기를 얻었지만,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프로 역시 ‘구수하게’만 만들면 반응이 좋을 것 같다.”

    짱돌 셋 – 학내 언론인이 본 ‘MB 언론정책’

    박기훈 = “지금 정부가 언론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학신문이 처한 상황이 생각난다. 대학신문사는 동아리가 아니라 학교기관이라서 발행인이 총장이고 판을 최종 승인하는 주간교수가 있다. 기자들이 기사를 기획하고 취재하고 편집도 하지만, 매주 마감하기 전 주간교수와 대판 싸운다.

    주간교수가 ‘이 기사는 절대 안 된다’며 태클을 걸 때가 많다. 교수님이 보는 시각과 저희들이 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특히 교수님은 대학신문을 학교의 홍보지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저희는 주로 학생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서로 마찰이 생기는 것 같다.

    대부분 대학신문들의 재정이 학교에 예속되어 있고, 판의 최종승인권도 주간교수에 있으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된다. 권력집단에 예속되어 있으면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한다. 결국 정부의 언론정책을 보면, 조중동 등 권력에 기대고 있는 매체들의 영향력을 키워 정부에 대한 비판기능을 사라지게 하려는 것이다.”

    "권력 기대는 매체 영향력 키워"

    정가영 = “얼마 전 신경민 앵커가 교체되었는데, 그의 거침없는 클로징 멘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제가 봐도 신 앵커가 교체될 것을 각오하고 거침없이 멘트를 날렸던 거 같다. 이런 각오가 없으면 그런 내용의 멘트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는 신경민 앵커의 클로징 멘트에 조금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잘못된 것을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만, 중립성이 생명인 앵커로서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한다.

       
      ▲’PD수첩’ 문제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검찰 관계자들을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막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또 시청자들이 뉴스를 통해 사안을 판단하는 것이지, 앵커가 어느 방향으로 사람들의 여론을 몰아서는 안 된다. 좀 더 자신의 생각이나 입장을 완화시켜서 말을 했어야 했다. 어떤 분들은 정부의 ‘언론탄압’ 때문에 신 앵커가 교체됐다고 하지만, 아까 말한 그런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김희수 = “얼마 전 <MBC> ‘PD수첩’ 제작진들이 체포되고 검찰이 방송사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시도했는데, 정말 많이 놀랐다. 물론 PD들도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좀 더 꼼꼼하게 점검해서 오해를 살만한 부분이 없도록 해야 하지만, 언론인들을 체포까지 한 정부의 태도에 더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정부가 ‘PD수첩’을 탄압한 가장 큰 이유는, 비판을 가장 ‘세게’ 할 것 같은 프로그램이어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사전에 트집을 잡아서 혼내준 것이다. 만약 나중에 PD가 되어서 프로를 제작하는데, 정부로부터 정치적인 압력이 들어와도 당당해질 자신이 있다. 그 사람들의 이해관계보다 국민들의 알 권리가 더 우선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압력 받아도 당당해질 것"

    박기훈 = “불과 1주일 전에 이춘근 ‘PD수첩’ PD를 인터뷰 한 적이 있다. ‘작년 광우병 관련 보도 때문에 표적수사를 당했다’며 ‘언론인이라면 어떠한 사회적인 문제점이 보이면, 주저하지 말고 그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비판할 의무가 있다’는 이 PD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지난해 촛불집회가 커진 데에는 매체 영향이 컸다고 본다. 광우병 보도를 한 MBC ‘PD수첩’을 비롯해, 인터넷 신문과 인터넷생중계 매체들이 실시간으로 촛불집회의 상황을 전하면서 ‘촛불’들의 목소리를 널리 알리고, 정부를 비판하는 보도도 많이 한 것 같다. 다시 촛불이 타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그런 ‘매체’들을 탄압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탄압은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 것 같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을 언론사 사장에 앉히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언론환경을 만들기 위해 언론관계법들을 바꾸려고 하고…. 학내 언론인들이 보기에도 언론을 탄압하려는 ‘꼼수’가 다 보인다. 대학생들에게 아무리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라고 속여도 믿지 않을 것이다.”

    짱돌 넷 – MB와 싸울 자신 있나요?

    정가영 = “솔직히 요즘 대학생들에게는 ‘운동권’ 말이 많이 낯설다. 보통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안정적으로 살기를 바라는 학생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부모님께 ‘운동권에서 활동 하겠다’는 말을 해도 분명히 반대할 것이다.

    저 역시 나중에 언론사에 취직해도, ‘파업’ 같은 데 참여하는 건 좀 꺼려질 것 같다. 물론 정부의 잘못에 맞서 파업을 할 수는 있겠지만, 체포 등 불이익이 올지도 모르는데 그것을 알면서도 파업한다는 것은 좀 무모한 것 같다. 자신의 가정도 있고 직장을 잃을 수도 있는데….”

       
      ▲정가영 아나운서 (사진=손기영 기자) 

    박기훈 = “사장이 바뀌고 나서 <KBS>나 <YTN>이 친정부적인 성향으로 바뀐 것 같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벌어진 MBC 총파업을 두고, 보수언론에서는 ‘밥그릇 지키기 위한 파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는 파업이 이명박 정부에 맞서 언론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방법인 것 같다.

    언론을 탄압하려는 이명박 정부는 절차와 과정을 지키지 않고 밀어붙이고 있다. 낙하산 사장, 언론 관계법 문제도 그랬다.

    현직에 있는 선배들도 분명히 파업이 좋아서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여러 가지 여건상 그게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제가 현직기자가 되었을 때 그런 일이 다시 생기면 파업에 적극 동참할 것이다.”

    김희수 = “한편으로 ‘파업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제가 나중에 PD가 되어 그런 상황을 겪게 되면 도저히 참지 못할 것 같다. 제 눈과 귀 그리고 입을 강제로 막으려는데 어떻게 참겠나. 정부에게 무슨 권한이 있어서….

    언론인들의 파업은 ‘지하철 파업’과 비슷한 사례인 것 같다. 자기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싸우는 부분도 있다. 그 분들도 정부의 맞서 다른 방법을 모두 시도해봤지만 안 되니까, ‘파업’이라는 방법을 선택한 것 같다.”

    "대학생들, ‘언론악법’ 관심 가져야"

    박기훈 = “지금 상태로 가면 6월에 언론관계법이 정부가 원한 그대로 통과될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정부에 일침을 가하는 매체들의 활동이 많이 위축될 것이다. 법이 통과되는 순간 되돌리기 힘든 상황이 올 것 같다. 대학생들도 이러한 점들을 알고 ‘언론악법’ 문제에 더욱 관심가지면 좋겠다.”

    정가영 = “앵커는 자신의 입장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자세를 갖춰야 한다. 앵커라는 자리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자신의 입장이 있어도 어느 정도 선을 지켜야 한다. 그래서 파업 등에 참석하는 것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김희수 = “저 역시 6월에 언론관계법이 정부 원안대로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본다. 법이 고쳐지면 당장 그것을 바꾸기가 쉽지 않아 걱정도 되지만, 나중에 정부가 바뀌면 그 법이 다시 바뀔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너무 절망만 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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