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사과를 배로 우기고 있어”
    By mywank
        2009년 05월 15일 01:00 오후

    Print Friendly

    지난 14일 오후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주최로 열린 검찰청 앞 기자회견에서는 경찰의 무차별적인 ‘묻지마 연행’이 이뤄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용산 철거민 변호인단’ 간사인 권영국 변호사를 비롯해 참석자 7명이 연행되었다.

    이번 사태는 지난 4일 ‘노동절 및 촛불 1주년 폭력진압’을 규탄하는 경찰청 앞 기자회견에서 참석자 6명이 경찰에 무차별적으로 연행된 지 꼭 열흘 만에 벌어진 일로써, 갈수록 ‘악랄’해지는 경찰의 공안탄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 또 다시 ‘묻지마 연행’ 

    14일 검찰청 앞에서 연행된 뒤, 이날 밤 석방된 권영국 변호사는 15일 오전 <레디앙>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정말 어이가 없었고 참담했다”며 “이날 경찰은 인도를 가로막고 합법적인 회견까지 제지했는데, 불법은 경찰이 했다”고 심경을 밝힌 뒤,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14일 경찰이 권영국 변호사를 연행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권 변호사는 “이날 사태는 경찰이 서울중앙지검 앞 인도를 막으면서 시작됐고, 결국 집회를 기자회견으로 대체해 의사를 전달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까지 ‘미신고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회견을 마친 참석자들을 무차별적으로 연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 역시 이에 항의하다가 연행되었고, 당시 한 경찰관에게 제 신분을 밝혔지만 ‘변호사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하며 저를 끌고 갔다”며 “경찰의 법집행이 굉장히 자의적이라는 걸 느꼈고, 앞으로 이 문제를 그냥 둘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갈수록 심해지는 경찰의 공안탄압 문제에 대해, “이미 집회 시위는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은데, 정권을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모든 목소리는 ‘불법’으로 규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독재시대는 도래했다”고 말했다.

    "법집행 원칙 사라진 지 오래"

    그는 이어 “경찰 등 공권력은 사과를 사과라고 해야 하는데, 자기들 마음대로 ‘그것은 배’라고 우기고 있고 특히 이들의 법집행 기준에는 원칙이 사라진 지 오래”라며 “분명한 법률적 근거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 등 권력의 의중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해, 이를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권 변호사는 ‘용산 참사’ 재판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검찰은 권력의 힘을 믿고 수사기록을 제공하라는 법원의 명령조차도 거부하고 있는데, 사법부의 결정을 국가기관이 거부하고 묵살하는 법치주의는 어디에도 없다”며 “검찰은 더 이상 법과 원칙을 이야기할 자격조차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원은 자신이 내린 명령이 집행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이를 포기했는데, 검찰이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오면 법원은 배라도 째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검찰이 명령을 위반하고 있음에도 법원이 아무런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재판만 강행하려 하고 있어, 지난 14일 ‘재판부 기피신청’을 내게 되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권영국 변호사와 나눈 인터뷰 내용.

                                                            * * *

    – 어제(14일) 검찰청 앞에서 연행됐는데, 심경은?

    권영국 = “어제 ‘묻지마 연행’을 당하면서 정말 어이가 없었고 참담했다. 이날 사태는 경찰이 서울중앙지검 앞 인도를 막으면서 시작됐다. 사전에 경찰은 용산 범대위 집회에 대해 금지통보를 내려, 대신 기자회견으로 저희의 의사를 전달하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회견까지 ‘미신고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이를 막으려고 했다. 또 해산경고를 남발했다. 결국 회견을 간단히 진행하고 참석자들이 귀가하려고 했지만, 경찰은 이들을 둘러싸고 무차별적인 연행을 단행했다. 저도 이에 항의하다가 함께 연행되었다.

       
      ▲호송버스에 오른 권 변호사가 경찰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당시 한 경찰관에게 제 신분을 밝혔지만, ‘변호사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하며 저를 끌고 갔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이날 불법은 경찰이 했다. 인도를 가로막고 합법적인 회견까지 제지했다. 이걸 보면서 ‘잘못한 놈이 성낸다’는 말이 생각났다. 경찰의 법집행이 굉장히 자의적이라는 걸 느꼈다. 앞으로 이 문제를 그냥 둘 수 없을 것 같다.”

    – 기자회견까지 이제 ‘불법’으로 간주되는 것 같은데?

    권영국 = “이미 집회 시위는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다. 정권이 부담스러워 하는 용산 참사, 촛불 관련 집회는 무조건 금지통보가 된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들이 이제 기자회견에 대한 재제로 이어지고 있다. 정권을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모든 목소리는 ‘불법’으로 규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독재시대는 도래했다.

    경찰 등 공권력은 지금 사과를 사과라고 해야 하는데, 자기들 마음대로 ‘그것은 배’라고 우기고 있다. 특히 이들의 법집행 기준에는 원칙이 사라진 지 오래다. 분명한 법률적 근거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 등 권력의 의중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해, 이를 집행하고 있는 것이다. ‘엿장수 맘대로’라는 식이다.

    어제 검찰청 앞에서 열린 범대위 회견은 검찰을 비판하는 민감한 내용이라, 경찰이 더 촉각을 세웠던 것 같다. 그러나 자기가 듣기 싫은 말은 한다고 해서 이를 물리적으로 막는 것은 다양한 의견을 존중해야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의 강조하는 ‘법치주의’를 위해서라도 헌법에 보장된 집회 시위 및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

    – ‘용산 참사’ 재판이 난항을 겪고 있는데?

    권영국 = “지금 검찰은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흔들고 있다. 권력의 힘을 믿고, ‘용산 참사’ 수사기록을 제공하라는 법원의 명령조차도 거부하고 있다. 사법부의 결정을 국가기관이 거부하고 묵살하는 법치주의는 어디에도 없다. 그동안 검찰은 법과 원칙을 따르겠다고 누누이 밝혀왔는데, 더 이상 법과 원칙을 이야기할 자격조차 없다.

    자신들의 권한을 남용하고 법원의 명령조차 무시한 검찰뿐만 아니라, 법원에게도 책임이 있다. 검찰이 수사기록 제공을 거부하고 있으면, 자신이 내린 명령을 집행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법원은 이를 포기했다. 검찰이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오면, 법원은 당장 달려가서 배라도 째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1만여 쪽의 수사기록 중 3분의 1 분량이지만, 여기에는 참사의 진실을 밝힐 핵심적인 내용이 담겨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유리한 수사기록을 제공하라는 명령을 검찰이 위반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재판만 강행하려 하고 있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어, 어제(14일) 재판부 기피신청을 하기도 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