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까지 연행…“경찰 미쳤다”
    By mywank
        2009년 05월 14일 04: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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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어이가 없어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 경찰이 정말 미친 것 같다. 기자회견도 불법으로 규정하고, 심지어 신분을 밝힌 변호사까지 강제로 연행했다. 이제 ‘후안무치’라는 말을 경찰에게 붙이는 것조차 수치스럽다.”- 최헌국 목사  

    더 이상 경찰 앞에 법과 원칙은 없었다. 집회는 물론 구호를 외치고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기자회견조차 ‘불법’으로 간주되었으며, 회견 참석자들은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공포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경찰이 ‘용산 철거민 변호인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권영국 변호사를 연행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호송버스에 오른 권 변호사가 경찰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14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는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주최로 ‘진실은폐, 편파 왜곡 수사 검찰 규탄회견’이 열렸지만, 이를 봉쇄하는 경찰과 참석자들 간에 충돌이 발생해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용산 철거민 변호인단’에서 활동하는 권영국 변호사를 포함해 기자회견 참석자 7명이 경찰에 강제 연행했으며, 평소 지병이 있던 고 한대성 씨의 부인 신숙자 씨는 고통을 호소하며 실신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기도 했다.

    경찰, 권영국 변호사 등 7명 연행

    이에 앞서 경찰은 “불법 폭력 시위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이날 검찰청 앞에서 열리는 범대위 회견에 대해 금지통보를 내렸으며, “참가자 전원을 체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양측 간에 충돌이 예고되었다.

    이날 사태는 기자회견 전인 오전 11시 50분경 유족들이 ‘용산 참사’ 수사기록 일부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검찰을 규탄하는 항의서한을 들고, 서울중앙지검으로 항의방문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되었다.

    경찰은 유족들의 길목을 가로막으며 원성을 샀고,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던 고 한대성 씨의 부인 신숙자 씨를 밀쳐 길바닥에 넘어뜨리기도 했다. 신 씨는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고통을 호소했으며, 경찰은 구급차를 요청하는 참가자들의 부탁을 모르쇠로 일관했다.

       
      ▲실신한 고 한대성씨의 부인 신숙자 씨가 들것에 실려 인근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경찰이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을 강제 연행하자, 고 이상림 씨의 부인 전재숙 씨가 오열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어 경찰은 30분간 해산경고 방송을 3차례 하며 범대위 측 기자회견을 막으려고 했고, 회견을 강행하려는 참석자들과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예정시간 보다 늦은 낮 12시 반이 돼서야 ‘약식’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범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1만여 쪽의 수사기록 중 3천여 쪽을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검찰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감탄고토’라는 말이 있는데, 자신에게 유리하면 무엇이든 갖다 붙이고 불리하면 딱 잡아떼는 검찰에 어울리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유족 신숙자 씨 실신하기도

    이어 “검찰은 지금 진상규명을 바라는 유족들과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공개를 거부하는 수사기록 3,000쪽 중에는 강제진압을 결정하게 된 배경과 그 결정권자 등 숱한 의혹을 밝힐 단서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기에, 국민들은 검찰의 수사기록 은닉을 ‘용산 참사’의 진실을 체계적으로 은폐하려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검찰이 편파 왜곡수사와 진실을 은폐하려는 기도를 즉각 중단하지 않는다면, 검찰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응분의 대가를 치를 뿐만 아니라, ‘권력의 시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수사시록 3,000쪽을 당장 제공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유족들의 바람에 겸허히 응하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영국 변호사는 “신영철 대법관은 판사들의 재판권을 침해하고 자신의 권력을 남용했지만 징계조차 당하지 않았는데, 우리는 여기에 모여 있다는 이유만으로 ‘불법’이 되고 있다”며 “최근 검찰과 경찰 법집행의 기준은 윗사람이나 정권의 지시, 의중에 따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참석자 한명이 ‘검찰은 무엇이 두려워 수사기록 감추는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용산 범대위’ 기자회견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그는 이어 “검찰은 지금 무엇을 그렇게 숨기려고 수사기록 3,000쪽을 내놓고 있지 않냐”며 “법원은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 등사를 자신들이 허용했는데, 당장 공판을 중단하고 검찰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하지 않고 있냐”고 지적했다.

    고 이상림 씨의 부인 전재숙 씨는 “유족들은 지금 고인들의 시신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검찰은 제 아들(이충연 씨)이 아버지를 죽였다면서 구속시켰는데, 누구 말이 진짜인지 알기 위해 검찰로부터 수사기록 3,000여 쪽을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수사기록 3,000쪽 내놓아라"

    그는 이어 “나머지 검찰 수사기록을 받을 수만 있다면, 왜곡된 수사를 바로잡을 수 있고 책임자들도 처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진실이 밝혀지고 고인들의 명예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고인들에 대한 장례를 절대 치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후 1시 10분경 회견이 끝나자 범대위 소속 단체 대표자들은 인도를 통해 항의서한을 전달을 다시 시도했지만, 경찰은 이들을 둘러싸며 길목을 가로막았다. 이어 참석자들이 거칠게 항의하자 경찰은 권영국 변호사 등 7명을 연행했다. 권 변호사는 자신의 신분을 밝혔지만, 경찰은 "경찰서에 가서 확인해보자"며 그를 강제로 호송버스에 태웠다. 연행자들은 현재 수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범대위는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오늘 경찰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 한다”며 “불법 폭력을 행사하고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시민들의 인신을 구속하는 경찰관계자에게 법적 책임은 물론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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