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의원도 외면하는 신자유주의
    2009년 05월 14일 02: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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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나라당 내에서 사상 최강의 비주류이자 미래 권력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박근혜 의원이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행한 연설이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근혜 의원이 이 연설을 통해 사실상 신자유주의의 기본정신을 부정하는 것으로 간주할만한 파격적 입장을 개진했기 때문이다.

   
  ▲ 스탠포드대 강연 중인 박근혜 의원 (사진=박근혜 의원실)

박근혜 의원은 “현 위기는 민간부문이 이익의 극대화에만 치우쳐 사회의 공동선을 경시해서 발생했다”며 “앞으론 주주의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을 조화시켜 더 높은 기업 윤리를 창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경제위기가 시장과 감독의 불일치에서 비롯됐듯이 감독의 사각지대가 있어선 안 될 것”이라며 “정부는 시장경제가 작동하는 과정에 문제가 될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근혜, 신자유주의 부정하다

박근혜 의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는 “세계 경제는 민간의 탐욕, 정부의 역할 부족, 보호무역주의 대두라는 세 가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경제 발전의 최종 목표는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공동체의 행복 공유에 맞춰져야 하며, 정부는 공동체에서 소외된 경제적 약자를 확실히 보듬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연설에서는 이른바 ‘민간부문’에 대한 비판도 상당히 높은 수위에서 이뤄졌다. 박근혜 의원은 “수익률만을 높이려는 과다한 레버리지 관행과 무분별한 금융 파생상품 거래와 같은 도덕적 해이가 계속되는 한 이번 금융위기 같은 시장실패는 반복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런데 이러한 박근혜 의원의 연설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신자유주의의 기본 원칙에 대한 심각한 부정이라고까지도 말할 수 있는 언사였다. 또, 이것은 박근혜 의원이 지금까지 국가의 경제사회적 역할과 합리적 규제보다는 자유시장과 경쟁 체제를 철저히 옹호하는 신자유주의적 기본 입장을 지속해왔다는 점에서 일종의 변신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우리가 박근혜 의원의 스탠포드 대학 연설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물론, 이날의 연설은 경제위기에 시달리는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에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현지의 정서와 분위기와 같은 공간적인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그동안 강경보수파로서 낙인 찍혀있던 박근혜 의원이 차기 대선 전략의 일환으로 과감하게 진보 혹은 중도의 공간으로 포지션을 일부 이동하기 위해 개진한 전략적인 연설일 수도 있다. 국내에서 큰 목소리로 언급하기엔 다소 부담이 되었을만한 이러한 신자유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멀리 미국까지 날아가서 개진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공동체 행복 추구하는 철학 환영

그러나 우리는 박근혜 의원이 실제로 가슴에 품고 있는 경제 노선이 어떻건 상관없이 이날 연설 속에 반영된 기본적인 철학과 정신을 환영한다. 그렇다. 박근혜 의원의 말처럼, "민간부문이 자기 이익의 극대화에 매몰되어 공공성을 위협할 정도가 되면 경제위기가 발생한다. 경제 발전의 최종 목표는 소외계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의 행복 공유에 맞춰져야 한다." 현재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영리법인 병원의 설립 허용’과 같은 신자유주의 경제사회정책의 결정판은 우리 공동체의 통합적 발전을 파괴하는 극히 해로운 것으로 반드시 철회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이른바 자유 시장주의를 절대 명분으로 내세워 공공성을 생명으로 하는 사회정책의 모든 영역에 복지의 원리 대신 자본주도의 시장주의 원리를 도입하려는 신자유주의 경제사회정책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왔다.

특히, ‘시장과 모든 민간 자율경쟁은 무조건 효율적이다.’라는 시장만능주의의 망령 앞에서 영리법인 병원 설립을 통해 인간의 기본적인 건강권마저 사적 자본의 이윤 쟁탈전 속에 내던져 버리려는 위험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노선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계속 전달해왔다. 우리가 박근혜 의원의 스탠포드 대학 연설을 이명박 정부에 권하고 싶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건전한’ 보수주의자로 거듭나길

우리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박근혜 의원이 자기가 행한 연설의 근본정신에 비추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영리법인 병원 허용’ 등 일련의 의료민영화 조치에 대한 반대의 기치를 확실히 들어주기를 기대한다.

만약, 향후 이러한 입장이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박근혜 의원을 단순히 참모가 써준 원고나 읽어대는 립싱크형 정치인 정도로 밖에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박근혜 의원이 신자유주의를 거부하고 공동체의 공공선을 추구하고 국가복지의 확충을 인정하는 ‘건전한’ 보수주의자로 거듭나는 지는 장차 지켜볼 일이다.

2009년 5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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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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