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돈 없으면 얼어죽어라?"
    By 내막
        2009년 05월 14일 02: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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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의 저소득층 서민들은 겨울철 보일러에 넣을 기름값이 없어서 전기장판 하나로 긴 겨울을 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서민들의 주요 난방수단인 전기가 너무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어서 문제라며 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여당에 의해 제기됐다.

    전기를 만드는 데에는 많은 양의 화석연료가 소모되는데, 전기요금이 너무 낮아서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기름보일러 대신 전기난방을 하는 가구가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정부가 추진하는 ‘녹색성장’ 전략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주장이다.

    토목건설 중심의 경기회복 정책과 녹색성장이라는 모순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여당이 탄소배출 감소의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넘기면서 아예 ‘돈 없으면 얼어죽어라’는 말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한나라당 전략기획 본부장 이명규 의원이 주최하고 전기신문이 주관하는 ‘녹색성장을 위한 전기요금 체계개편 정책토론회’가 14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국제유가 급등 때문에 심야전력난방 급증

    이날 정책토론회에는 박희태 대표와 김성조 여의도 연구소장, 김영학 지식경제부 제2차관, 이재환 한국원자력 문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대통령의 형으로 한나라당의 실권자로 인식되는 이상득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명규 전략기획 본부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토론회를 마련한 이유는 물 쓰듯 에너지를 펑펑 쓰는 우리나라 에너지 과소비의 구조적, 제도적 문제점을 살펴보고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장 이명규 의원

    이명규 본부장은 "이명박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분야의 막대한 예산과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작은 에너지 낭비를 막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고 운을 띄웠다.

    이 본부장은 "전기는 1차 에너지원을 사용해서 나오는 2차 에너지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석유, 석탄과 같은 1차 에너지보다 더 싼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고 비용 에너지인 전기를 저렴한 것으로 인식, 난방용 연료대신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난방용 전력사용량 2003년 725만kw에서 2007년에는 1,341만kw로 85% 증가).

    이 본부장은 "그 결과 비닐하우스 재배농가에서는 연탄이나 석유보다 싼 전기를 이용해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다"며, "심지어 24시간 켜져 있는 간판은 산업용 전기로 분류되어 누진세 적용을 받지 않고 있고,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기름보일러 대신 원가 이하의 심야전력으로 난방을 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야전력을 이용한 난방’은 시간대별로 전기생산량을 폭넓게 조정하기가 곤란한 발전설비의 특성 때문에 한전이 전체적인 전기공급의 효율성 증대를 위해 요금할인 제도를 도입해 시행됐던 것으로,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난방비가 저렴한 심야전력을 신청하는 고객이 급증했다고 하며, 이에 따라 이미 한전이 정부와 협의를 통해 요금제도 개선이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다.

    정부 환율정책 실패가 진짜 원인

    그런데,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의 최대 원인은 ‘달러화 가치 하락’에 있었고,  우리나라가 국제유가 급등의 유탄을 직격으로 맞았던 것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달러화보다 원화가치가 더 떨어졌기 때문으로, 이는 이명박 정부의 환율정책 실패 때문이다. 이명규 본부장이 지적한  ‘기현상’이 사실은 이명박 정부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말이다. 

    이 본부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또한 "정부의 너무 낮은 전기요금 정책 때문에 이런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비효율적인 전기요금 체계로 인해 연간 9천억 원 이상의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바로 잡지 않고서는 저 탄소 녹색성장 시대를 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려면 원가에 근접한 수준으로 전기요금을 조정해야 하는 것이 시장경제 체제를 지향하는 우리 정부가 해야 할 기본적인 임무"라고 강조했는데, 간단하게 말해서 전기요금을 대폭 올리겠다는 말이다.

    민주당 "작년 11월에 올렸고, 더 올리지 말라고 세금 1조원 지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정책위원회 박병석 의장은 "한나라당과 정부가 또다시 전기가스 요금을 올리려고 한다"며, "전기가스 요금은 이미 작년 11월에 인상한 바 있고 전기가스 요금을 올리지 말라고 국민의 세금으로 1조 이상을 재정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같은 시간에 있었던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서 박 의장은 "1조 이상의 지원을 받고 11월에 전기가스 요금 올렸는데, 또 무슨 전기가스 요금을 올리려고 하느냐"며, "환율이 떨어지고 국제 원자재 값이 내려가는데 왜 가스 요금과 전기 요금은 계속 올려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의장은 "각종 공공요금이 무더기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고, 전기가스 요금이 그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경영 합리화와 원가 절감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부터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14일 토론회에 앞서 가진 인사말에서 "우리 가정에서 정말 좋은 전기요금 체계가 생겼구나, 이제 마음놓고 전기요금 걱정을 안 해도 되겠구나 하는 이런 얘기가 나오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의 주제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행사에 참석했음을 드러낸 것이다. 1938년생인 박희태 대표는 올해 우리 나이로 72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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